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에게 매월 지급한 급여에는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른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를 공제한 나머지 돈만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에게 지급할 임금이다. 그런데 여기서 피고인이 지급한 가불금을 공제하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에게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임금이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유효한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피해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매월 중간 정산하여 지급하였으므로 미지급한 퇴직금도 없다. 가사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에게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 반환청구권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상계하면 마찬가지이다.
피고인으로서는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으므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존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미지급 임금이 213,330원이고, 미지급 퇴직금이 4,795,410원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에게 미지급한 2015년 5월 및 6월 분 급여의 합산액이 1,913,330원이고, 여기에서 피고인의 피해 근로자에 대한 가불금 채권 1,700,000원을 공제하면 공소사실 기재의 213,330원이 되며, 최종 3개월분 임금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이 공소사실 기재의 4,795,410원이라는 점에 관해서는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의 진술이 모두 일치한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없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 1,913,330원 전부가 미지급 임금이 되고 여기에 퇴직금 분할금이나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금이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 1,913,330원에서 가불금 1,7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 213,330원이 미지급 임금이 되고, 피고인은 추가로 퇴직금 4,795,410원을 지급해야 한다.
피고인이 제시한 업무계약서에는 '월 급여에 퇴직금 및 보너스를 포함하여 지급한다'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퇴직금의 액수나 산정방법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고, 급여내역에 의하더라도 매월 지급하는 퇴직금 및 보너스의 합산액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퇴직금의 액수를 알 수 없으며, 피고인 스스로도 수사기관에서 피해 근로자에게 퇴직금 액수에 관하여 말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는 등 퇴직금 액수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점, ②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가 입사한 2010년경으로부터 약 4년 후인 2014년경에 이르러서야 위와 같은 규정이 포함된 업무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 근로자가 받은 월 급여는 위 업무계약서 작성 이전과 동일하였던 점, ③ 피고인이 운영하는 D회사에 근로하는 모든 근로자들은 피고인이 동일한 내용으로 인쇄하여 준비한 위와 같은 내용의 업무계약서에 서명을 하였는바, 피해 근로자가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여기에 서명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근로자들에게 위와 같은 내용의 업무계약서 작성이 강요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일 뿐 피해 근로자에게 임금과 별도의 퇴직금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했다고 할 수 없다.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약 5년 이상 근무하였던 피해 근로자에게 형식상 퇴직금 분할 약정을 통해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였던 점, 피고인 스스로도 그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정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피고인에게 불리한 사정은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모두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피해 근로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경력, 환경, 범행의 경위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선오(재판장) 이화송 조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