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06,262,694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3. 10.부터 2017. 11. 6.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각 1/2씩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자동차 제작급 수리업 등을 영위하는 운송회사이다.
원고는 1984. 5. 3.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0. 3. 21.까지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근무기간 : 25년 10월 18일).
피고 회사는 2005. 3. 경부터 근로자들이 발행 주식을 모두 보유하며 관리하는 '노동자 자주관리 기업'으로 운영되었고, 2005, 10. 경부터 노동조합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 중에서 대표이사를 선출하였다.
원고는 2010. 3. 22. 피고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출되었고, 2015. 2. 23. 해임됨과 동시에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였다(근무기간 : 4년 11월 1일).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지금까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을 제1호증의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가 운전기사로서 근무한 1984. 5. 3.부터 2010. 3. 21.까지(25년 10월 18일)의 기간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원고가 대표이사로 근무한 2010. 3. 22.부터 2015. 2. 23.까지(4년 11월 1일)의 기간과 관련하여, 당사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원고의 주장
원고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운전기사에서 대표이사로 보직만 변경된 것일 뿐 노동자로서 동일한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수령한 것이므로 대표이사 근무 기간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로기간에 산입 되어야 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대표이사로서 근로자들을 감독하고 경영권 및 대표권을 행사했으므로 사용자로서 근무한 대표이사 근무 기간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로기간에 산입될 수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당사자의 경제 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도212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가 대표이사로서 수령한 급여명세서에 원고의 지위가 '사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② 원고가 대표이사로 선출됨에 따라 근로자명부의 발령사항으로 '보직변경'의 기재만이 있을 뿐, 퇴직 관련 기재 사항이 없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 사실 만으로는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오히려 갑 제4, 5호증, 을 제2, 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① 원고는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다른 근로자들과는 달리 버스 운전 업무에는 종사하지 않았고, 다른 근로자들에게 버스를 배차하거나 이를 조정하는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② 원고가 대표이사 취임 이후 대표이사에게만 지급되는 법인카드를 수령하여 개인 식비, 유류비, 통신비 등으로 연간 약 2,000만 원의 경비를 사용하였고, ③ 원고는 2010. 3. 21. 대표이사로 취임함에 따라 2010. 3. 급여를 취임 전 후로 두 번에 걸쳐 나누어 지급 받았으며, 취임 이후의 월급에서는 그 전과 달리 고용보험 및 조합비가 공제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는 사용자의 지위에서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을 지휘 및 감독한 것으로 보이고, 노동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의 1984. 5. 3.부터 2010. 3. 21.까지의 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 106,262,694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기본 퇴직금 77,350,437원 및 퇴직누진 가산금 28,882,257 원).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종업원이 이사로 승진하면서 당시 중간퇴직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받은 바 없고 회사와의 사이에서도 그에 관한 아무런 약정이 없었다면, 이후 종국적으로 회사로부터 퇴직한 근로자로서는 종업원 지위에 있는 동안의 위 미지급된 퇴직금도 이사로서의 퇴직금과 합산하여 지급받을 것으로 신뢰하였다고 볼 수 있고, 회사 또한 스스로 중간퇴직금 정산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퇴직자에게 그러한 신뢰를 심어준 이상, 그 중간퇴직금 부분에 대한 회사의 소멸시효 주장은 권리남용 내지 신의칙에 위배되고(대법원 1997. 8. 1. 선고 97다25736 판결 등 참조),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등 참조).
주장 및 판단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퇴직금 채권은 근로기준법상 3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는데(근로기준법 제49조), 원고가 운전기사로서 근무를 종료한 2010. 3. 21.로부터 3년이 경과한 2017. 10. 18.에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상 이 사건 퇴직금 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한다.
우선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이 사건 퇴직금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기간 3년이 경과한 이후에 이 사건 소가 제기된 사실은 기록 및 역수상 명백하다.
한편,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갑 제1, 2호증, 을 1-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로 하여금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도록 하는 것은 원고에게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니, 결국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
원고는 다른 근로자들의 의사에 의하여 대표이사로 선출됨에 따라 운전기사로서의 지위를 상실하게 된 것이고, 원고에게 퇴사 의사가 있었던 것이 아니며, 근로자명부의 발령사항에도 '보직변경'의 기재만이 있었고, 원고가 동일한 회사에서 근무를 계속하게 됨에 따라 원고 또는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청구권 발생 사실을 알기 어려웠다. 실제로 원고가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피고가 퇴직금 정산 절차를 요구한 사실도 없다.
대표이사는 임기제이고, 임기 만료 시 원직(운전기사)에 복직할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단체협약 제9조 제4항), 이에 원고는 임기 만료 시 장래 운전기사로 복직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최종적으로 회사를 퇴사하는 시점에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에 따라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 역시 퇴직금 청구권에 관한 3년의 소멸시효가 2013. 3. 21. 완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17. 10. 18.까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를 신뢰하게 하였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1984년에 운전기사로 입사하여 2015년에 62세의 나이로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될 때까지 약 30년 이상을 근속하였다. 그런데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다른 근로자들은 모두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데 반하여, 원고가 운전기사로 근무하던 중 대표이사로 취임하였다가 해임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일체의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는 것은 현저히 부당한 결과를 야기한다.
피고 회사에서는 약 100여명의 버스 운전기사로 구성된 근로자들이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등의 임원을 구성하고, 인사발령 및 퇴직금 지급의 절차 등을 별도의 교육을 받은 전문 인력이 없이 버스 운전기사들이 스스로 처리하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원고가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법률상으로 근로자의 지위를 상실함에 따라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퇴직금을 청구하는 절차를 밟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106,262,69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5. 3. 10.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인 2017. 11. 6.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이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상목(재판장) 이수현 조정민
각주1) 갑 제6,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퇴직 이전 3개월간의 1일 평균임금 99,593.99원[= 퇴직일 이전 3개월간 수령한 임금 총액 8,963,459원 : 퇴직일 이전 3개월간 근무 일수 90일] × 30일 × (총 재직일수 9,453일÷365일)
각주2) 갑 제2호증 단체협약 제39조 제2항의 기재에 의하면, 입사일로부터 2006. 7 . 31.까지 가산일수 총 290일 × 1일 평균임금 99,593.99원 = 28,882,257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