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는 충주지역에서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을 운영하던 회사이고, D 주식회사(이하 'D'라고 한다)는 청주지역에서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을 운영하던 회사로, C와 D가 2016. 10. 1. 합병하여 피고가 설립되었다.
합병 전 C는 28호봉 1년차(이하 '28-1호봉'이라고 한다, 이하 같다)에 도달하면 그때부터 매년 기본급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즉 C의 보수규정은 직원의 호봉이 28-1호봉에 도달하면 기본급의 3%, 28-2호봉은 3%, 28-3호봉은 4%, 28-4호봉(임금피크제 적용이 없다면 29-2호봉이 된다)은 5%, 28-5호봉은 7%를 삭감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반면 D는 29-2호봉에 도달하면 그때부터 매년 기본급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즉 D의 보수규정은 직원의 호봉이 29-2호봉에 도달하면 기본급의 3%, 29-3호봉은 3%, 29-4호봉은 4%, 29-5호봉은 5%, 29-6호봉은 7%를 삭감한다고 규정하여, 임금피크제 삭감률은 C의 보수규정과 동일하나 그 적용시기를 다음과 같이 C보다 3년 늦게 적용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원고는 C의 근로자로서 C의 보수규정에 따라 2012. 10. 1.자로 28-1호봉에 도달함으로써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이 되어 호봉승급이 중단되고 매년 기본급이 삭감되고 있었다.
C와 D가 합병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C와 E 충주지부(이하 '충주지부'라고만 한다) 사이에 2015. 2. 13. 합병에 관한 노사합의 및 부속합의서가 작성되었는데, 위 노사합의서(이하 '2015. 2. 13.자 노사합의서'라 한다) 제3항에는 "회사는 직원의 제반 근로조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성실히 노력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위 부속합의서(이하 '2015. 2. 13.자 부속합의서'라 한다) 제3항에는 "회사는 합병 이후 현재 양사의 기존 근로조건 중 우월한 것을 우선 적용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피고와 충주지부는 근로조건 단일화 방안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여 2017. 1. 17.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2017. 1. 17.자 합의'라고 한다)를 하였다.
이후 피고와 충주지부는 2018. 8. 28. 원고를 포함한 임금피크제 적용자 기본급 조정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합의(이하 '2018. 8. 28.자 조정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3 내지 6호증의 1, 2,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원고는, 합병 전 C와 충주지부는 2015. 2. 13.자 노사합의와 부속합의를 통하여(합병 후) 피고는 직원의 제반 근로조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성실히 노력하고, 합병 후 양사의 기존 근로조건 중 우월한 것을 우선 적용하기로 각 합의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합의에 따라 합병과 동시에 C와 D의 기존 근로조건 중 개별 근로자에게 가장 유리한 근로조건을 적용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데, C는 28-1호봉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만 D는 29-2호봉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D의 보수규정이 더 유리하므로, 합병 당시 28-5호봉이던 원고에게는 D의 보수규정에 따라 29-3호봉의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이 지급되어야 하고, 위 2017. 1. 17.자 단일화합의서에서 '기존 임금피크제 적용자는 별도 합의 시까지 추가 삭감률을 적용하지 않고 현 상태를 적용한다'는 내용 중 '기존 임금피크제 적용자'의 의미는 '합병과 동시에 D의 규정에 따라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 '현 상태'란 합병과 동시에 원고에게 D의 보수규정이 새롭게 적용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므로, 피고는 합병일인 2016. 10. 1.부터 2018. 8. 31.까지 원고에게 별지 미지급임금계산표의 '지급받아야 할 임금'란 기재와 같이 합계 156,924,100원을 지급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위 기간 동안 C 28-5호봉 임금피크제 삭감률을 적용하여 같은 표 '실제 지급한 임금'란 기재와 같이 합계 131,376,000원만을 지급하였으므로 그 차액 25,548,1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C의 보수규정에 따라 2012. 10. 1.자로 28-1호봉에 도달함으로써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이 된 사실, D의 보수규정에서 정한 임금피크제 삭감률은 C의 보수규정과 동일하나 그 적용시기가 29-2호봉으로 3년 늦게 적용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앞서 든 증거에 을 3, 7 내지 10, 12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2015. 2. 13.자 부속합의서는 합병의 일방 당사자인 C와 충주노조 사이에 작성된 것으로 위 부속합의서의 내용과 관련하여 합병의 또 다른 당사자인 D와 D의 근로자들에게 사전에 고지되거나 의견 조율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2) 위 부속합의서의 작성 당시에도 충주지부는 합병 전후로 피고와 사이에 근로조건 단일화를 위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이고, 실제 충주지부와 피고가 합병 전후로 C와 D의 각 규정, 제도, 근로조건의 차이를 확인, 검토하여 2017. 1. 17.자 합의에 이르렀으며, 위 합의 과정에서 충주지부에서 피고로 하여금 위 부속합의서 제3항에 따른 의무를 이행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3) 더욱이 임금피크제는 근속연수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장기고용 또는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로서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경영의 효율성을 기한다는 것을 목적으로 할 뿐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에게 가장 많은 임금을 받도록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임금피크제에 관하여는 노사간에 구체적인 협약 및 세부적인 조율이 더욱 필요하다고 보이는 점, 4) 앞서 본 바와 같이 2017. 1. 17.자 합의서 1항은 '근로조건과 복무에 관한 사항은 D의 제 규정 및 제도를 적용하기로 한다. 다만, 아래 각 호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시행한다. ① 임금피크제에 대해서 기존 임금피크제 적용자는 별도 합의 시까지 추가 삭감률을 적용하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한다. 단, 정년 연장시 임금피크제는 추후 재협의 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어 '임금피크제에 관하여는 D의 규정과 달리 적용하기로 한다'고 해석될 뿐만 아니라, 위 합의에 참여한 충주지부위원장 F도 관련 민사사건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위 1항의 '현 상태'는 원고의 주장과 달리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C의 기존 호봉을 의미한다고 증언하였으며, 위 1항을 위 원고의 주장과 같이 해석한다면, 합병 전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던 C 직원들 사이에서도 위 합의 당시 D의 보수규정에 의해 추가적인 호봉상승의 여지가 남아 있는지 여부에 따라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삭감 여부가 결정되는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2015. 2. 13.자 노사합의서 및 부속합의서에 '회사는 직원의 제반 근로조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성실히 노력한다', '회사는 합병 이후 현재 양사의 기존 근로조건 중 우월한 것을 우선 적용한다'고 기재한 부분은, C와 충주지부가 추후 합병 과정에서 구체적인 협의를 해 나감에 있어 근로자들의 이익을 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추상적이고 기본적인 원칙에 합의한 것이라고 해석될 뿐, 위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로 하여금 C와 D의 기존 근로조건 중 개별 근로자에게 가장 유리한 근로조건을 적용할 의무를 부여하는 합의라고 보기 어려운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2015. 2. 13.자 부속합의서의 규정에 따라 합병 이후에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고 임금 전액이 지급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를 갖게 되었는데, 2017. 1. 17.자 합의에 의해 원고의 근로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되었고, 위 합의에 대해 원고가 개별적인 동의나 승낙을 한 적도 없었으므로, 위 합의는 원고의 정당한 임금 채권을 침해하여 원고에게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무릇,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 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9. 23. 선고 94다23180 판결,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2다23185, 23192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합병 전 C와 충주지부 사이에 작성된 위 2015. 2. 13.자 부속합의서에 '회사는 합병 이후 현재 양사의 기존 근로조건 중 우월한 것을 우선 적용한다'고 기재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위 기재 부분은 C와 충주지부가 추후 합병 과정에서 구체적인 협의를 해나감에 있어 근로자들의 이익을 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추상적이고 기본적인 원칙에 합의한 것일 뿐임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으므로, 위 부속합의서를 원고와 피고 사이에 효력이 미치는 개별 근로계약이라고 볼 수 없고, 달리 원고와 C 또는 피고 사이에 합병 이후 원고에 대하여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하는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도 없으므로, 위 2017. 1. 17.자 합의가 원고의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피고가 합병 이후 원고에 대하여 D의 기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은 것은 원고와 동일한 조건에 있는 D의 다른 근로자들과 불합리하게 차별적 취급을 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6조의 균등처우의 원칙은 사용자가 자의로 근로관계에 있어서 불합리한 차별제도를 설정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에 본래의 입법목적이 있다고 할 것인데, 앞서 든 증거 및 을 3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합병 후 충주지부와의 근로조건 단일화 합의를 거쳐 원고에게 기존 임금피크제 삭감률을 계속 적용한 것이 피고가 자의로 근로관계에 있어서 불합리한 차별제도를 설정하여 원고를 차별대우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비록 C와 D는 계열사이고 동일한 직원 호봉표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양사는 합병 이전에는 독립된 법인으로 경영 상 합리성을 이유로 임금피크제에 관한 근로조건은 달리 규정할 수 있는 독립성을 갖추고 있었다. 그 결과 D의 보수규정이 C에 비해서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이 3년 늦게 정해진 것이다. 피고의 합병은 그 후 발생한 사정에 불과하므로, 합병으로 임금피크제 적용시점과 범위에 관해 달리 규정한 보수규정이 병존한다고 해서 이를 피고가 자의적으로 C 직원들을 차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다.
피고의 대주주인 주식회사 G이나 피고는 합병 이후 임금피크제를 강화하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경우 비록 합병 직후 D의 임금피크제 규정이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2017. 1. 17.자 합의를 통하여 추가 삭감률을 적용하지 않고 기존의 상태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므로 원고에게 불리하게 근로조건이 변경된 것이 아니고, 위 2017. 1. 17.자 합의는 원고가 소속되어 있던 충주지부와의 협의를 거쳐 이루어진 것이다.
피고는 충주지부와 근로조건 단일화를 위한 협의를 거듭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합병 당일까지 그것을 실현할 수 없었고, 합병 이후에 위 2017. 1. 17.자 합의 및 같은 일자 청주지부와의 단일화 합의 등을 통해 근로조건에 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갔다. 또한 원고는 2018. 2. 28.자 조정합의를 통해 기존 임금피크제 삭감률 7%를 적용받는 28-5호봉에서 임금피크제 삭감률 4%를 적용받는 29-4호봉으로 조정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합병 이후 일정기간 C 직원들과 D 직원들의 임금피크제 적용시기 및 범위가 동일하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해도, 이는 합병 후 단일화 된 근로조건 설정을 위한 조정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사정이라고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상목(재판장) 고진흥 조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