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관계
피고는 청주시 서원구 C에 있는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입주민 등으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로 비법인사단이다.
원고는 2018. 12. 19.경 피고와 계약기간 2018. 12. 19.부터 퇴직일까지, 임금연봉 52,463,400원으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법 변경과 고용승계 및 2022. 3. 24.자 해고처분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를 자치관리 방식으로 관리하여 왔으나 2020. 7. 14.경 위탁관리 방식으로 변경하기로 하고 D 주식회사(이하 ‘D’라고 한다)와 계약기간 2020. 8. 1.부터 2023. 7. 31.까지로 하는 공동주택 관리에 대한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였다. D는 2020. 8. 1.경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위탁관리하고 있다.
피고는 2022. 2. 22. 원고에게 해고(예고) 통지서(이하 ‘이 사건 해고통지’라 한다)를 내용증명우편물로 발송하였고, 2022. 3. 24. 원고를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피고의 취업규칙 및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이 사건 관련 규정
[인정근거] 다툼 없거나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는 사실, 갑 제1, 10,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 및 이 사건 해고 다음날인 2022. 3. 25.부터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이 사건 해고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는, 피고가 재직 중 행위로 공동주택관리법령을 위반하여 주택관리사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소된 경우가 아닌 이상 원고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해지(해고)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 제한의 특약에 해당하고, 원고가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주택관리사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소된 바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통지는 위 특약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효력이 없다.
디. 피고의 취업규칙에 따르면, 관리소장에 대한 임면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결정하고,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를 의결하여야 하는바, 이 사건 해고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무효이다.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해고의 성격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그리고 공동주택 입주자들이 공동주택을 자치관리 방식으로 관리하다가 주택법에 정한 절차에 따라 주택관리업자에게 위탁관리하기로 하여 관리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사업의 폐지라고 볼 수 없고, 그로 인한 관리직원의 해고는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해고로서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기초사실 및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해고통지는 ‘공동주택 관리방식이 변경되어 근로자와 더 이상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없으므로 해고(예고)통보를 한다’는 내용으로서 원고의 의사와 무관하게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명시하고 있는 점,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에 동의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없고, D에 대하여 고용승계 절차에 협조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통지는 실질적으로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해고에 해당하고, 특히 이 사건 공동주택의 관리방식이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이 사건 해고통지가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이는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해고의 효력
정리해고의 정당성 요건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그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에게 해고실시일 50일 전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한다.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 여부
이 사건 해고는 피고가 이 사건 공동주택의 관리방식을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함에 따른 것인데, 관리방식의 변경을 통해 인력수급 등 관리업무의 효율적인 운영, 관리비 절감 및 책임 소재의 명확화 등을 기할 수 있는 점,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법 변경을 의결하였고, 이 사건 아파트의 전체 입주자들 과반수가 그 변경에 찬성함으로써 청주시는 2020. 7. 3. 공동주택관리법 제11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9조의 규정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법 변경 결정 신고를 수리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공동주택의 관리방식 변경의 일환으로서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객관적으로 보아 그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정리해고로서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 및 성실한 협의절차 여부
앞서 본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로서는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을 다 하였고,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한 기준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근로자들을 비롯하여 피고에게 고용되었던 근로자들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나 위 근로자들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격을 가진 자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는 2020. 11. 5. 원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 관리형태가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됨에 따라 2020. 8. 1. 관리사무소 직원이 전원 고용승계되었고, 향후 고용승계 등은 위탁관리회사인 D와 협의하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물을 발송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방법이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됨에 따라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가 모두 D에 이관되었다.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과의 근로관계를 지속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애초에 피고가 위 근로자들 중 해고대상자를 선별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D에 관리사무소 직원 전원이 고용승계되도록 하였고, D에 원고만 제외하고 고용승계를 부탁하였다거나 원고를 내보내라고 요구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D는 원고에게 고용승계에 따른 입사절차(근로계약등)를 안내하여 원고에 대하여 고용승계 절차를 진행하고자 하였으나, 원고가 ‘종전 근로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원직복직 통보를 할 경우 피고가 복직시킨 것으로 간주하고 복직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이유로 D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피고는 2022. 2. 22.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통지를 발송하였고, 위 해고통지에는 근거규정과 해고사유가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가 정리해고되었음을 알 수 있도록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통지하였다고 볼 수 있다.
소결론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해고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가 해고제한 특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가 해고제한 특약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그 특약에 기재된 사유로만 해고가 가능한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0,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40조(정당한 사유로 인한 해고)의 적용을 배제하는 것으로는 볼 수 없고,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로서 정당한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는 취지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는 ’신분보장‘이라는 제목으로 ’피고가 재직 중 행위로 공동주택관리법령을 위반하여 주택관리사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소된 경우가 아닌 이상 피고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해지(해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취업규칙 제39조는 ’신분의 보장 및 사직원‘이라는 제목으로 ’관리요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본 규칙에서 정하는 사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면직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39조에 앞서 적용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정당한 사유로 인한 해고 사유를 정하고 있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40조의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공동주택관리법상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은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으로서(공동주택관리법 제2조 제2호),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을 관리하는 입주자대표회의는 주택관리사를 해당 공동주택의 관리사무소장으로 배치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64조 제1항). 이 사건 아파트는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으로서 관리사무소장은 주택관리사 자격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바, 주택관리사 자격이 정지되거나 취소되면 당연히 관리사무조장으로서 근무할 수 없게 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제7조의 규정이 특별히 해고를 제한하는 취지의 특약이라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이 있었는지 여부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피고는 2020. 6. 3.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형태를 자치관리에서 위탁관리로 변경하기로 결의하였고, 그로 인하여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 모두가 정리해고의 대상이 되었으므로, 위 위탁관리로의 변경 결의에는 기존 근로자들의 정리해고를 당연히 전제하고 있는 것이어서 그 결의에는 정리해고에 관한 결의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② D는 2020. 11. 5. 피고에게 위탁관리에 따라 관리사무소에 근무하던 기존 직원이 모두 D에 고용승계되었다는 취지의 안내문을 발송한 점, ③ 피고는 2022. 2. 21. ‘원고에 대한 해고(예고)통지서는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발송한다’는 취지의 해고(예고)통지에 관하여 결의하였고, 2022. 2. 22. 원고에게 해고의 사유와 시기가 구체적으로 기재된 이 사건 해고통지를 발송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도 입주자대표회의의 결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정리해고의 요건을 갖추어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임금 등 금전지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지현(재판장) 성찬용 서보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