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5. 5. 15. 선고 2023나61794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피고는 익산시로부터 ‘C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그 중 철근콘크리트 공사에 관하여 유한회사 D(이하 ‘유한회사’의 기재는 생략한다)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D에서 고용한 일용근로자로서 2021. 8. 28. 07:30 위 공사 현장 4층 바닥에서 미끄러지면서 왼손을 바닥에 짚어 약 4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좌측요골골절상을 입었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 이로 인해 왼쪽 손목 관절에 부전 강직의 영구적인 장애(장해율 13%)가 남게 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책임의 근거

1)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은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62조 제1항 전문은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그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를 도급인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하여 관리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에 따르면, 도급인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있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위에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➀ 이 사건 공사현장인 익산시 지역에 사고 전날 오전부터 사고 발생일 새벽까지 약 33.6mm에 이르는 많은 비가 내린 사실, 원고는 비에 젖어 있는 공사현장 4층에서 철근을 나르다가 슬래브 바닥에 있는 철근 조각을 밟고 미끄러진 사실, 당시 피고의 현장소장이나 D의 현장대리인이 출근하지 않은 상태였고, 달리 안전관리자 등이 미끄럼 방지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한 바 없는 사실, 이후 피고가 원고를 위해 산재 처리를 해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에 의하면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사업주 내지 도급인으로서 위 법률에 정한 안전조치 또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는 D에 고용된 근로자일 뿐 피고와는 직접적 계약관계가 없고 이 사건 사고는 D 직원들이 작업장 바닥의 철근 등을 제거하는 등의 정리․정돈을 하지 아니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어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다툰다.

도급계약의 경우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없으나, 법령에 의하여 도급인에게 수급인의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 등이 부여되어 있거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고(대법원 1996. 1. 26. 선고 95도2263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등 참조), 건설공사에 있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데 따른 도급인과 수급인의 손해배상책임은 양립이 가능하므로 피고의 주장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3)

피고는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단서가 ‘보호구 착용의 지시 등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는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조치는 피고가 아니라 D이 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법령상 사업주는 근로자가 작업장에서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의 위험이 없도록 작업장 바닥 등을 안전하고 청결한 상태로 유지하여야 하는 일반적인 의무가 있으므로(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조 제1항) 비가 많이 온 경우 작업 중지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을 위 단서 규정에서의 ‘작업행동에 관한 직접적인 조치’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로서도 바닥이 미끄러운 상태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이동하면서 자신의 안전을 제대로 보살피지 아니한 잘못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제2항 기재와 같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으로 11,685,843원(=재산상 손해 3,685,843원 + 위자료 8,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21. 8. 28.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3. 12. 1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의연(재판장) 조영범 이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