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원고에 대한 공증인가 C 법무법인 증서 2022년 제538호 집행력 있는 어음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3,175,834원 및 이에 대한 2023. 9.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를 불허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3는 피고가, 나머지는 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22. 8. 8.부터 2023. 8. 24.까지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그런데 2022. 10. 24.경 원고와 피고 사이에,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을 피고 회사 이름으로 렌트하여 2022. 10 .24.부터 2026. 10. 30.까지 원고가 사용하기로 하되, 월 상환금 988,680원의 1/2은 원고가, 1/2은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는 내용의 차량인수약정을 체결하였는데, 그 약정 조항 중에는 ‘만약 이 사건 차량 임대 계약기간 4년 도중에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퇴사를 하면, 피고가 D에 지급한 인수 보증금 1,000만 원 및 피고가 납입한 월 상환금과 원 차량 값을 원고가 피고에게 상환하기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2022. 10. 24.경 원고는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원고의 지급의무 발생 시 즉시 강제집행을 받더라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하는 취지로, 공증인가 C 법무법인 작성의 증서 2022년 제538호로 원고 발행의 ‘액면 금 5,050만 원의 약속어음’에 관한 집행력 있는 어음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는바, 위 5,050만 원은 이 사건 차량의 가액 상당으로서 원고가 이 사건 조항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할 가능성이 있는 금원(이하 ‘이 사건 손해배상금’이라 한다)의 기준 금액으로 정한 것이었다.
피고는 D에 위 인수 보증금 1,000만 원을 지급한 외에도, 2022. 11. 21.부터 2023. 8. 21.까지 매월 21.경에 10회에 걸쳐 각 988,240원씩을 D에 월 납입금으로 입금하고, 2023. 9. 22.에 721,190원을 원 납입금으로 D에 입금하였는데, 그 중 2023. 8. 21.의 988,240원과 2023. 9. 22.의 721,190원은 피고가 전액 부담하였고, 그 이전의 월 납입금 합계 8,894,160원(= 988,240원 X 9회) 중 1/2에 해당하는 4,447,080원(= 8,894,160원 X 1/2)은 원고가, 나머지 8,894,160원은 피고가 각 부담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차량 외부에 피고 회사 상호가 기재된 스티커를 부착하고 피고 관련 업무에 사용하였는데, 2023. 7. 및 2023. 8.에 피고 회사 소속 다른 직원들에 대하여는 약정대로 급여가 지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경우에는 약정보다 급여가 적게 지급되고, 피고 회사 대표이사로부터 시말서 작성을 요구받는 일이 수회 발생하자, 원고는 2023. 8. 24.자로 피고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 사건 차량을 피고 회사에 반납하였다.
그러자 피고는 2023. 9. 4.에 이 사건 공정증서에 근거하여 청주지방법원 2023타채1469호로 원고의 예금 계좌 채권들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하였고, 그 다음날인 2023. 9. 5.에 위 법원으로부터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집행하였다. 사. 한편 원고는 피고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고용노동부에 진정하였고, 이에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서는 피고가 원고에게 2023. 7.분 임금 636,480원, 2023. 8.분 임금 1,017,369원, 퇴직금 2,888,039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였는바, 이에 피고가 2023. 11. 20.에 이 중 4,509,648원을 위와 같이 채권압류가 된 원고 계좌 중 1개에 입금하였다가, 2023. 11. 23. 그 중 3,392,509원을 추심하여 갔다.
피고는 2023. 9. 12. D에 이 사건 차량을 반납하고 중도반환 정산을 하였는데, 반환수수료와 경과금액을 합한 13,548,520원을 피고가 D에 지급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정산되어, 피고가 기 납부금액 10,000,000원을 이에 충당하고 나머지 3,548,520원을 2023. 9. 11.에 D에 지급하여 결국 13,548,520원을 중도반환 정산금으로 피고가 부담하게 되었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13호증, 갑 제17호증, 갑 제19호증, 갑 제20호증, 을 제1호증, 을 제2호증, 을 제5 내지 11호증, 을 제14호증, 을 제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내지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의 청구원인의 요지
원고는 다음과 같은 청구원인을 주장하면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서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위약예정 금지조항을 위배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그리고 이 사건 조항은, 피고가 부당하게 원고의 급여를 감액하고 시말서를 쓰라고 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를 압박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게 만든 사실상 ‘부당해고’의 책임을 원고에게 전가하려는 시도로서, 사회질서의 근간을 해치는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민법 제103조 소정의 반사회질서 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또 이 사건 조항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에 해당하거나, 약관규제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고객의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부당하게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에 해당하므로 약관규제법 제6조 및 제8조의 규정에 따라 무효이다.
뿐만 아니라 피고가 부당하게 원고의 급여를 감액하고 시말서를 쓰라고 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를 압박하여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만들어 놓고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조항의 적용을 주장하는 것은 민법 제104조 소정의 불공정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
그것이 아니어도 피고가 사직을 강요하기 위해 급여를 적게 주고, 시말서를 강요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43조에서 ‘근로자가 제공한 노동에 대한 대가인 임금을 어떠한 사유로도 공제하거나 삭감하지 않고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임금전액분 지급 원칙을 위배한 것이면서, 원고에게 반성적 의사표시를 요구한 것으로서 내면의 양심 영역에 관한 강요로 무효인 행위인바,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의원면직의 탈을 쓴 부당해고이므로,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였어도 이는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이 사건 조항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
피고의 주장 요지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별도의 지원을 하여야 할 의무가 없는 이 사건 차량을 원고에게 지원하는 대신 이 사건 조항을 약정한 것이므로 이 사건 조항은 유효하고, ② 원고의 잘못으로 행사가 줄어서 전체 직원들과 의논하여 원고의 급여를 감축하고, 원고의 업무태만이 반복되어 여러 차례 주의를 주면서 시말서를 작성하도록 했던 것일 뿐이며, ③ 이 사건 조항에 따라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금액은 도합 19,705,623원인데 3,392,509원이 추심되었으므로 16,312,623원<1>을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할 의무가 여전히 남아있고, 따라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고의 청구원인의 당부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배여서 이 사건 조항이 무효인지에 관하여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또 그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였다는 이유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에도 결과적으로 위 조항의 입법 목적에 반하는 것이어서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나, 그 약정이 주로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하여 원래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비용을 지출한 것에 불과한 정도가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 희망과 이익까지 고려하여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되며, 약정근무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등 위와 같은 약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약정까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위에서 믿은 증거들에 갑 제15호증, 갑 제16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차량이 피고 회사 업무상 필요에 사용되기는 하였지만, 원래 원고 개인의 차량을 가지고 피고 회사 업무를 수행하게 되어 있었고, 피고 회사가 차량 지원을 해줄 의무가 없었는데, 원고의 희망과 이익을 고려하여 피고 회사가 이 사건 차량을 원고에게 지원하면서 보증금 1,000만 원과 월 납입금의 1/2을 피고 회사가 지출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차량을 가지고 개인 용도로도 사용하였고, 원고 이외의 피고 회사 관계자는 이 사건 차량을 사용할 수 없었던 사실, 이 사건 조항에서 약정근무기간으로 정한 4년은 이 사건 차량의 중도상환수수료 발생의무가 종료하는 기간이고, 상환의무가 있는 것으로 정하고 있는 비용은 피고가 이 사건 차량을 위하여 지출한 비용으로서 모두 합리적이고 타당한 것으로 평가되는 점 등이 인정되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은 근로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하겠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은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된다고 보기 어려워, 이 사건 조항이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배되어 무효라는 원고의 청구원인은 받아들일 수 없다.
민법 제103조 위배여서 이 사건 조항이 무효인지에 관하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약정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는 경우 등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할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조항은 위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그 효력을 부인할 수 없는 정당한 약정이라 하겠고, 이 사건 조항의 내용 자체를 가지고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볼 만한 다른 증거가 없다.
그리고 설령 피고가 원고의 주장처럼 부당하게 원고의 급여를 감액하고 시말서를 쓰라고 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를 압박하여 원고로 하여금 사직서를 제출하게 만든 사실상 ‘부당해고’를 하였다고 가정할지라도, 이 사건 조항 자체가 위와 같은 부당해고를 가능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 사건 조항이 존재한다고 하여 그러한 부당해고의 책임을 원고에게 전가할 수 있는 내용인 것도 아니므로, 처음부터 피고가 원고를 부당해고를 해서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이 사건 손해배상금을 원고에게 부담시키려고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조항 자체를 부당해고의 책임을 원고에게 전가하려는 시도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민법 제103조 위배여서 무효라는 원고의 청구원인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약관규제법 위배여서 이 사건 조항이 무효인지에 관하여
약관규제법이 적용되는 ‘약관’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을 말하는 것으로서(약관규제법 제2조 제1호), 계약의 당사자들 사이에 교섭이 이루어진 계약 조항은 작성상의 일방성이 없으므로 약관규제법이 적용되는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5746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위에서 믿은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조항은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개별적 계약에 적용하기 위하여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교섭을 통하여 정해진 계약 조항일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가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도 아닌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조항을 가지고 약관규제법이 적용되는 ‘약관’이라고 볼 수 없다 하겠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약관규제법이 적용되는 약관임을 전제로 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청구원인 또한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민법 제104조 위배여서 이 사건 조항이 무효인지에 관하여
민법 제104조의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피해 당사자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 있고 상대방 당사자가 그와 같은 피해 당사자 측의 사정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폭리행위의 악의를 가지고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는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한다(대법원 2002. 10. 22. 선고 2002다38927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이 사건 조항을 약정할 때 원고가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의 상태에 있었고, 피고가 원고의 그러한 사정을 알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폭리행위의 악의를 가지고 이 사건 조항을 약정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고, 또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하고 있는 ‘피고 회사의 차량 보증금 및 월 납입금의 1/2지급이라는 급부’와 ‘원고의 4년 근로라는 반대급부’ 사이에 객관적으로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조항 체결을 가지고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하겠다.
그리고 설령 피고가 원고의 주장처럼 부당하게 원고의 급여를 감액하고 시말서를 쓰라고 하는 등의 방법으로 원고를 압박하여 원고로 하여금 사직서를 제출하게 만들어 놓고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조항의 적용을 주장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조항 자체가 위와 같은 사직서 제출 압박을 가능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므로, 처음부터 피고가 원고를 부당하게 압박해서 이 사건 약정에서 정한 이 사건 손해배상금을 원고에게 부담시키려고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조항 체결을 가지고 불공정한 법률행위라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민법 제104조 위배여서 무효라는 원고의 청구원인 역시 이유 없다.
이 사건 조항의 적용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는지에 관하여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조항은 원고가 2022. 10. 24.부터 2026. 10. 30.까지 사이에 피고 회사에서 퇴사를 하면 피고가 D에 지급한 보증금 1,000만 원 및 피고가 납입한 월 상환금을 원고가 피고에게 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이므로, 이 사건 손해배상금은 결국 원고의 근로의무 불이행이라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 약정이라고 봄이 마땅하다 하겠다.
그런데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채무자의 귀책사유 있는 채무불이행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에서 원고가 사직을 한 것이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한 것이 아닌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사용자가 사고나 비위행위 등을 저지른 근로자에게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경우 그 시말서가 단순히 사건의 경위를 보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사고 등에 관하여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내심의 윤리적 판단에 대한 강제로서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그러한 사용자의 시말서 제출명령은 업무상 정당한 명령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6605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위에서 믿은 증거들 및 갑 제1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아무런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 대한 2023. 7.분 및 2023. 8.분 급여를 약정대로 지급하지 아니하고 공제하고 지급한 사실<2>, 피고 회사 대표가 원고에게 작성을 요구한 시말서에 ‘대표님께 험담하지 않겠습니다.’라고 기재하도록 요구하였는바, 이는 원고의 잘못을 사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사죄문 또는 반성문을 의미하는 것으로 봄이 마땅하여 원고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인 사실<3>을 각 인정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가 이러한 행위를 하였다고 하여 사실상 원고로 하여금 의원면직을 빙자하여 해고하려 한 실질적 부당해고를 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이 사건의 경위에다가, ① 원고로서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을 이유로 감액된 급여의 지급을 구할 수 있었고 부당한 시말서 작성 요구를 거절하고 그 시정을 구할 법적인 방법이 있었던 점, ② 원고가 그렇게 시정을 요구하였더라면 피고가 진정으로 원고를 해고하기 위에서는 원고의 사직서 제출 없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여 이 사건 조항의 적용 요건인 ‘원고의 사직’이라는 요건이 달성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이러한 행위만을 가지고 피고가 원고를 실질적으로 부당해고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겠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을 이유로 감액된 급여의 지급을 구할 수 있었고 부당한 시말서 작성 요구를 거절하고 그 시정을 구할 법적인 방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그러한 방법을 택하지 아니하고 사직서부터 제출한 후 위와 같은 방법을 취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사직서 제출은 원고의 귀책사유에 기한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채무불이행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의 적용 요건인 ‘원고의 귀책사유에 의한 채무불이행’ 요건이 충족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원인 역시 이유 없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손해배상금 채권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원고의 청구원인들은 모두 이유 없고, 따라서 이 사건 손해배상금 채권이 잔존하고 있다 하겠으므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잔존하고 있는 이 사건 손해배상금 채권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불허되어야 하겠다.
이 사건 손해배상금 채권의 최종 잔존액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조항에서 규정한 바에 따른 이 사건 손해배상금 채권액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차량과 관련하여 D에 지급한 돈은 인수 보증금 1,000만 원과, 피고가 지급한 월 납입금 988,240원과 721,190원 및 4,447,080원과, 중도반환 정산에 따른 추가 지급금 3,548,520원을 합한 19,705,030원(= 1,000만 원 + 988,240원 + 721,190원 + 4,447,080원 + 3,548,520원)이라 하겠다.
책임의 제한
채무불이행에 관하여 채권자에게 과실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그 금액을 정함에 이를 참작하여야 한다(민법 제396조).
위 법리에 비추어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살피건대, 피고에게도 ①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아무런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을 위배하여 원고에 대한 2023. 7.분 및 2023. 8.분 급여를 약정대로 지급하지 아니하여 원고로 하여금 생계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만들고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원고로서는 더 이상 피고 회사에서 근로할 수 없겠다는 판단을 하게 만든 잘못 및 ② 피고 회사 대표가 원고에게 원고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시말서를 작성하도록 요구하여 원고로 하여금 피고 회사에서의 근로에 관하여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게 만든 잘못이 있다 하겠고, 이러한 잘못도 원고가 이 사건 조항에 따른 4년 계약기간 이전에 피고 회사를 사직하게 만든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피고의 과실을 원고가 이 사건 조항에 따라 배상하여야 할 이 사건 손해배상금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기로 하되, 원고와 피고의 과실의 정도를 비교하여 보았을 때 원고의 책임은 1/3로 제한함이 마땅하다 하겠으므로,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손해배상금 책임은 위 19,705,030원의 1/3인 6,568,343원(= 19,705,030원 X 1/3, 원 미만 버림)에 한정된다.
공제
위에서 인정한 원고의 책임 있는 이 사건 손해배상금 6,568,343원에서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으로 환수한 돈 3,392,509원을 공제하면 이 사건 손해배상금 채권은 3,175,834원(= 6,568,343원 – 3,392,509원)이 남게 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손해배상금 채권으로 잔존 원금 3,175,834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D에 마지막으로 돈을 지급한 날의 다음날인 2023. 9. 23.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채권이 잔존하고 있다 하겠으므로, 이 사건 공정증서에 기초한 강제집행은 위 잔존 채권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불허되어야 할 것인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만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현
각주1) 19,705,623원 – 3,392,509원 = 16,313,114원이나, 피고가 주장하는 바를 기재한다.
각주2) 피고는 원고의 잘못으로 행사가 줄어서 전체 직원들과 의논하여 원고의 급여를 감축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정당한 급여 공제 사유가 될 수 없다.
각주3) 피고는 원고의 업무태만이 반복되어 여러 차례 주의를 주면서 시말서를 작성받았던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나, 위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이는 원고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시말서 작성 요구가 분명하다 하겠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