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5구합3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B 유한회사에 입사하여 경기 진행 및 캐디 관리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으로 2022. 4. 18. 업무 중 피로감을 느껴 회사 기숙사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그 증상이 심해졌고, 이를 발견한 직장 동료가 병원으로 이동시키려 하였으나 이동 중 경련과 발작, 의식소실 등을 일으켰다. 이에 원고는 119 구급대로 C병원을 거쳐 D병원으로 이송되었다가 다음날인 2022. 4. 19. E병원으로 이송되었고, '상세불명의 뇌전증 지속상태, 난치성 뇌전증을 동반하지 않은 상세불명의 뇌전증' 등을 진단받았다(이하 '이 사건 질병'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24. 4. 30. 피고 충주지사장(이하 '피고'라고만 한다)에게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이 사건 질병이 발병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

다.

피고로부터 심의를 의뢰받은 대전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25. 1. 8. 객관적으로 인정 가능한 돌발상황 및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가 확인되지 않고, 주간 평균 업무시간이 단기 및 만성과로 기준에 미달하며, 달리 업무부담 가중요인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질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정하였다.

라.

피고는 2025. 1. 13. 원고에게 이 사건 질병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요양급여신청을 불승인한다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5, 8 내지 11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질병 발병 전 12주 동안 원고의 업무시간이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는데, 발병 전 4주 동안은 그 업무시간이 증가하여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였고, 이 사건 질병의 발병 약 8주 전인 2022. 2. 말경부터는 내방객 증가 및 코로나19로 인한 근무인원 감소로 인해 18일 동안 휴무일 없이 근무하는 등 업무 강도가 가중되었다. 여기에 원고의 기존 병력이나 가족력이 이 사건 질병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질병은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관게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인과관계의 증명 정도에 관하여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 다만, 이러한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 · 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반드시 업무에 관련된 것 뿐 아니라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고 있어 그 업무에 내재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2002. 2. 5. 선고 2001두7725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12호증, 을 제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협회 의료감정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과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질병이 원고의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거나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속히 악화되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의 업무시간은 이 사건 질병 발병 전 1주 동안은 52시간 51분이고, 발병전 4주 동안은 1주에 평균 60시간 43분이며, 발병 전 12주 동안은 1주에 평균 52시간24분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평균 업무시간은 고용노동부고시인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에서 정하는 업무와 질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

① 이 사건 질병 발병 전 12주 동안 원고의 1주 평균 업무시간이 52시간을 초과하기는 하지만 그 초과하는 시간이 평균 24분인 점, ② 발병 전 4주 동안의 평균 업무시간이 원고의 다른 기간의 업무시간보다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1주 평균 64시간에는 미치지 않는 평균 60시간 43분으로서 원고의 다른 기간의 업무시간과 비교하여 업무의 내용을 질적으로 변화시킬 만큼 유의미한 차이를 갖는 정도로 보이지 않는 점, ③ 원고의 업무 내용이 근무일정 예측이 어렵거나 교대제로 운영되는 등의 업무부담 가중요인을 포함하고 있다고 보이지 않고,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휴일이 부족하거나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뇌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또한 이 사건 질병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시간이 52시간 51분이고, 발병전 12주 동안은 1주에 평균 52시간 24분이어서, 위 질병 발병 전 1주일 이내의 업무의 양이나 시간이 이전 12주 동안의 1주 평균보다 30퍼센트 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아 단기간 동안의 과중한 업무 부담 증가사실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다)

한편 이 사건 질병 발병 전 24시간 이내에 업무의 양이나 시간 등과 관련하여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정도의 급격한 업무 환경의 변화가 존재하지도 않는다.

2)

원고가 이 사건 질병발병 전 18일 동안 휴일 없이 근무한 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약 2주 동안 예외적으로 휴일 근무를 하게 된 것으로서 그로 인해 실질적으로 사용하지 못한 휴일은 최대 3일에 그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내방객 증가 등으로 정신적 긴장이 커졌다고 주장하나 내방객 증가 사실과 위와 같은 내방객 증가로 인해 업무가 양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넘어 어떠한 정신적 긴장이 커지게 되었다는 것인지에 관해 이를 입증할 아무런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원고가 위와 같이 약 2주에 걸쳐 휴일 없이 근무하게 되었던 사정 외에는 그 업무의 양, 시간, 강도, 책임, 내용, 업무환경 등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휴일이 부족한 업무 내지 정신적 긴장이 큰 업무를 하였다거나 그로 인해 수면 부족등을 겪게 되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3)

이 법원의 F협회 의료감정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자가면역뇌염에 의한 급성 뇌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고 이 사건 질병인 뇌전증은 그 후유장애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자가면역뇌염의 주된 유발 요인은 종양이나 감염에 의한 것으로서, 과로,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은 자가면역뇌염의 주요 유발 요인이 되지 않는다. 한편 원고의 고혈압, 고지혈증, 2형 당뇨병 등의 질환 역시 자가면역뇌염의 주요 유발 요인이 되지 않으나, 원고가 겪었던 2세 때의 열과 발작을 동반한 뇌수막염 및 12세 때의 열성경련은 발작과 뇌전증의 일반적인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업무와 관련된 과로, 스트레스 등이 이 사건 질병의 주요한 유발 또는 악화 요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사적인 생활에 속하는 요인이 관여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질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률(재판장) 장동규 김소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