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안산시 상록구 C 소재 ㈜D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15명을 사용하여 건설장비 임대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1. 7. 14. 삼척시 E에 있는 F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운전기사로 근로하여 온 G의 2011. 7.분 임금인상분 75,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재직 중인 G의 미불금품 합계 675,000원을 임금 정기지급일인 매월 5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하여 체결된 단체협약의 내용 중 임금·복리후생비·퇴직금에 관한 사항을 위반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1. 8. 17. H노동조합위원장과 체결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 제29조(임금) 및 제31조(상여금)에 의하여 임금은 월 125,000원, 상여금은 50,000원(연 3회)을 인상하여 지급하여야 함에도 조합원 G에게 2011. 7.부터 2011. 11.까지 임금을 지급하면서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타워크레인 임대업체들과 H노동조합(이하 'H노조')의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관한 단체교섭이 결렬되자 H노조 측의 요구에 따라 2011. 8. 17.경 '2011년 H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위원회 임금 및 단체협약에 관하여 2011. 7. 12. H노조가 제출한 단체협약(이 사건 단체협약)을 2011년 본 회사와 체결한 단체협약으로 간주하고,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확약합니다.'라는 이행확약서를 작성해 준 사실,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면 임금 및 상여금이 2011. 7. 1.부터 소급하여 인상되는데,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그 인상분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한편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이 인정된다.
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 제2조 제4호 라목은 노동조합에 관하여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에서 2008. 12. 31.경, 2009 3. 9.경, 2009. 9. 7.경 3차례에 걸쳐 H노조 건설기계분과가 근로자가 아닌 레미콘·덤프트럭 지입차주들로 대부분 구성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 시정을 요구하였고, 2010. 2. 2.에도 위와 같은 법 위반사항의 시정을 촉구하고 2010. 3. 1.까지 시정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의 제출을 요구하였는데, H노조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노동부에서도 2009. 9. 25.경 H노조의 민원에 대하여 위와 같은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의 시정요구가 적법한 조치라는 답변을 한 적이 있다. H노조는 2010. 1. 29.경 서울지방노동청 남부지청에 대표자를 I에서 J로 변경하는 취지의 노동조합설립신고사항 변경신고를 하였으나, 위와 같은 사유로 그 신고가 수리되지 않았다. 실제로도 H노조에는 레미콘·덤프트럭 지입차주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⑵ 노동조합법 제31조 제1항은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인을 포함한 타워크레인 임대업자들과 H 노조 사이에 체결된 2007년 및 2009년 임금 및 단체협약 제11장 제59조는 "단체교섭에 합의된 모든 사항은 문서로 작성하고, 노사 쌍방 교섭대표위원이 서명 날인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며, 조인식에 참석한 교섭위원 전원이 연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단체협약에는 위와 같은 노사 쌍방 교섭대표위원의 서명·날인 또는 당사자 쌍방의 서명·날인이 없었다.
⑶ 주식회사 건설타워 등 타워크레인 임대업자들은 2011. 9. 5. H노조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카합575호로 위와 같은 대표자 J의 무자격, H노조의 위법성, 단체협약의 형식미비 등의 이유를 들어 이 사건 단체협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단체협약 효력정지 및 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하였다.
⑷ 나아가 타워크레인 임대업자들의 단체인 K협동조합 등이 2011. 10. 26. H노조를 상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1가합20424호로 위와 같은 H노조의 위법성, 단체협약의 형식미비 등의 이유를 들어 본안으로 단체협약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였다.
살피건대, 위와 같은 이 사건 단체협약의 형식, 노동조합법의 규정, 2007년 및 2009년 임금 및 단체협약의 규정, H노조의 구성과 그에 관한 노동부 및 지방노동청의 입장, 관련 소송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성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판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피고인 나름대로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유효성 및그에 근거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범행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이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