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18. 12. 20. 선고 2018노14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 항소이유의 요지

가

. 피고인들(법리오해 및 양형부당)

1)

피고인들과 같은 해고노동자라고 하더라도 C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의 조합원의 경우에는 정당한 조합활동의 일환으로, D 소속 업무시설에 출입할 권한이 인정되므로 피고인들의 행위는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가사 피고인들의 행위가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정당한 쟁의행위에 부수한 행위로 공소사실 기재 장소에 들어간 것에 불과하므로 이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3)

원심의 형(각 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 검사(양형부당)

원심의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 피고인들의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의 행위는 쟁의행위에 부수한 행위 내지 정당한 조합 활동의 일 환으로서 위법성이 조각되거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또는 형법 제20조에 따른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관하여, ① F역 수송실은 열차 조성업무를 담당하는 역무원들의 근무장소로서,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장소로 보기 어려운 점, ② 평소 이 사건 조합 간부들(해고자 포함)이 현장 순회 활동 등을 위하여 D 소속 업무시설에 출입하였다고 하여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당연히 수송실에 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③ 이 사건 각 범행 당시 F역장 등은 피고인들에 대하여 수송실 안으로 들어가는 것에 대하여 허락하지 않고 퇴거를 요구한 점, ④ F역에는 수송실과 별도로 노조 사무실이 마련되어 있는 점, ⑤ F역 수송실에는 이 사건 조합원이 아닌 직원들도 일부 근무하는 점 등의 사실에 기초하여, 비록 피고인들이 이 사건 조합원이라고 하더라도 직원들에게 쟁의행위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기 위하여 F역 수송실 안으로 들어간 행위는 그 관리자인 F역장의 의사에 반하여 건조물에 침입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피고인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각 범행이 그 주체, 목적, 절차, 수단과 방법, 법익균형성 및 긴급성과 보충성 등에 있어서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며 피고인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나

. 당심의 판단

1

) 기초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①

피고인 A은 D에서 근무하다가 2008년 해고된 노동자로서, 산별노조인 이사건 조합의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소속 조합원이고, 피고인 B는 D에서 근무하다가 2003년 해고된 노동자로서,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이자 이 사건 조합 영주지방본부 교선국장이다.

②

이 사건 조합은 D에서 2016. 5.경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하여 보수규정을 개정하자, 2016. 9. 6. 쟁의행위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D가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경우 2016. 9. 27.부터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 저지'를 목적으로 노무제공 거부 방식의 쟁의행위에 돌입하기로 결의하고, 2016. 9. 27. 위 쟁의행위에 돌입하였다(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라고 한다).

③

피고인들은 위 쟁의행위를 전후한 2016. 9. 25. 15:55경 및 같은 달 27. 09:10경 두 차례에 걸쳐 F역 수송실을 방문하여 조합원들에게 쟁의행위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였다.

④

피고인들이 출입한 위 수송실은 일부 근로자들의 사무실로 사용되는 공간인데 수송실을 통해서 근로자들의 대기실로 사용되는 휴게실이 연결되어 있다.

⑤

피고인들은 F역장 G, 물류사업단장 N 등이 위 수송실에서 즉각 퇴거할 것을 요구하자 퇴거를 요구한 물류사업단장 등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인 것 이외에는 특별한 물리력 행사 없이 약 20~30분가량 더 머무르다 스스로 퇴거하였다.

⑥

한편, D의 2015년 단체협약 제11조 제2항, 제4항은, 조합은 조합활동에 필요한 제반시설을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공사와 협의하여 이용할 수 있고, 공사는 특별한 사유 없이 조합(지부)과 관련된 단체 및 외부인사의 조합(지부)사무실 방문에 대해 출입을 제한할 수 없다고 되어 있다.

⑦

이 사건 조합 간부들은 이 사건 쟁의행위 기간 이전에도 현장순회 등 조합 활동을 위해 수시로 F역 수송실을 방문하였으나, 특별히 출입 제지를 받은 사실은 없다.

2

) 주거침입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

위 기초사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피고인들은 이 사건 당시 F역 수송실의 건물관리자인 F역장의 사전 허락을 받지 않고 위 수송실에 진입한 점, ② 피고인들은 F역장 G, 물류사업단장 N 등이 즉각 퇴거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이에 응하지 아니하고 퇴거를 요구한 물류사업단장 등과 가벼운 실랑이를 벌이며 약 20~30분가량 더 머무른 점, ③ 위 수송실은 열차를 조성(열차를 다른 열차에 접속하고 분리하는 것)하는 근로자들 및 관내 화물열차 운행을 책임지는 근로자들이 대기하는 공간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은 제한되어 있는 점, ④ 수송실 직원들 중 일부는 이 사건 조합원이 아니고, 피고인들이 머물렀던 공간은 사무실 책상 및 컴퓨터 등이 놓여있어 실제로 일부 근로자들의 업무를 위해 사용하는 공간이기도 한 점, ⑤ F역 안에는 노조사무실이 따로 있고, 평소에 노조원 교육 등 조 합의 활동은 주로 위 노조사무실에서 이루어졌던 점, ⑥ 해고 노조원이라고 하더라도 평상시에는 위 수송실 출입이 비교적 자유로웠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당시에는 쟁의행위 기간 직전이거나 그 기간 중이었기 때문에 D로부터 파업 당시 해고 노조원들의 노조사무실 외 출입을 금지하는 지침이 내려오기도 하였던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들은 위 수송실을 관리하는 역장의 의사에 반하여 건조물을 침입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3

)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 여부

그러나, 위 기초사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피고인들은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이자 간부로서 정당한 조합활동의 일환으로, 이 사건 쟁의기간 전후로 현장 조합원들의 파업참여를 독려하고 현장을 지원하기 위해 F역을 방문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들이 해고 노동자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며, 피고인들이 방문할 수 있는 장소는 F역 근로자들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조합사무실에 한정되지 아니하는 점(조합사무실에 한정된다고 보면 교대근무를 하면서 대기 중인 수송팀 직원들을 조합사무실로 불러야 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오히려 근무시간 중 근무지를 이탈하도록 하는 결과가 됨), ② 피고인들이나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이 폭력사태를 일으키거나 파업에 참여하지 아니한 근로자들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고, 성과연봉제가 도입될 경우 임금체계가 변경되는 것은 당연하므로, 이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으로써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되고 결국 이 사건 쟁의행위가 불법파업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피고인들이 위 수송실에 머문 시간이 그리 길지 아니하고 그 과정에서 특별한 물리력을 사용하지는 아니하였고 당시 위 수송실에서 근무하고 있었던 근로자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해 실제로 근로자들의 업무에 중대한 지장이 초래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당한 쟁의행위에 부수한 행위에 불과하여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4

) 소결

따라서 피고인들의 법리오해에 관한 주장은 이유 있다.

3

.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피고인들의 법리오해에 관한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피고인들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하고, 피고인들의 항소가 이유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따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는 아니한다).

[

다시 쓰는 판결]

1

.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C노동조합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소속 조합원이고, 피고인 B는 C노동조합 영주지방본부 교선국장이다.

C노동조합은 D에서 2016. 5.경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하여 보수규정을 개정하자, 2016. 9. 6. 쟁의행위대책위원회를 개최하여 D가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경우 2016. 9. 27.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 저지'를 목적으로 하는 쟁의행위에 돌입하기로 결의하였다.

피고인들은 2016. 9. 25. 15:55경 E에 있는 피해자인 F역장 G가 관리하는 F역 수송실 앞에 모여서 F역 소속 직원들에게 위 쟁의행위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기 위하여 수송실 안으로 들어가기로 마음먹고, 피해자의 허락 없이 함께 수송실 안으로 들어간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피해자의 허락 없이 수송실 안으로 들어갔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피해자가 관리하는 건조물에 침입하였다.

2

.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2.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죄가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신용무

판사 신용무(재판장) 김아름 신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