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4. 8. 22. 선고 2022가단36239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관계

피고(변경전 상호: P 주식회사)는 시멘트 제품의 제조, 유통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정년인 60세가 되는 날이 속한 해의 말일인 2018. 12. 31.(원고 N은 2018. 3. 12.)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임금피크제의 시행

1)

피고는 2006. 7. 13.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하여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을 55세에서 58세로 연장하면서, 56세 이상 근로자의 기본급을 종전보다 30%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2)

피고는 2016. 6. 21.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하여 다시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57세 이상 근로자의 기본급을 종전보다 30%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위 각 임금피크제를 일괄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4호증, 을1, 2호증(일부 호증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 주장

원고들은, 피고가 시행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 원고들이 원래 지급받아야 할 임금을 30%나 삭감함으로써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으로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퇴직금 상당액에서 원고들이 수령한 임금피크 지원금을 공제한 돈의 지급을 구한다.

<1><2><3><4><5>

나.

판단

1)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2016. 1. 1.부터 적용되는 고령자고용법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하면서(제19조 제1항), 이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제19조의2 제1항),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체계의 개편도 함께 이루어질 수 있음을 예정하였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조정 등 임금체계 개편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 볼 수 있다(당시 입법자인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회의록도 이와 동일한 취지이다).

따라서 위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은 오로지 모든 측면에서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의 임금체계 개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이상 부분적인 임금 감액도 수반될 수 있는바, 개정된 법률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로 정년 연장조치는 특별히 유리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서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한 임금 감액 부분만 따로 떼어내어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간주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일관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어서, 고령자고용법의 취지에 따라 정년 연장 및 그에 수반되는 임금체계 개편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야 할 것이다.

2)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을3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로 고령자고용법 등에 위배되어 원고들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따라서 피고의 소멸시효 및 신의칙 위반 항변은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의 정년 전 4년간 임금지급률이 감소되었지만, 이는 55세였던 정년을 58세, 다시 60세로 순차적으로 연장하면서 기존에 정함이 없던 연령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 도입시점을 기준으로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로서 임금을 조정한 경우로 보아야 할 것이고, 고령자고용법의 개정(2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등을 계기로 노사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하여 이를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가 아니라고 볼 것은 아니다.

나)

한편 고용보험법령의 경우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여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고(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6>),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7>를 신설하여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 등을 시행하는 경우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개정 법률에 따른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를 예정하고 있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었다.

다)

따라서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당시 예상되거나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수순으로 기대되었다 하더라도, 관계법령의 입법취지나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연장된 기간에 대한 기본급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위법하다거나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게다가 1차 임금피크제는 법률상 정년 연장 의무가 부여된 시기도 아니었고 2차 임금피크제는 그 적용시기를 종전의 56세에서 57세로 1년 늦추기도 하였다).

라)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기존 정년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정년 이후 근로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는바, 기존의 정년 및 임금체계에서 원고들이 55세에 1년간 지급받았을 기본급 총액을 100%로 보았을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 하에서는 정년이 5년 더 연장된 60세까지 기본급을 480%(100%+100%+70%+70%+70%+70%) 지급받은 셈이고, 기본급 외 수당 및 기타 복리후생 등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보이므로, 정년 연장 및 그에 수반되는 임금체계 개편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원고들이 오로지 불합리한 차별을 받거나 실질적인 임금 삭감에 따른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마)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차별금지의 예외)는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하는데(제4호), 원고들은 별지와 같이 정부로부터 고용보험법령에 의한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수령하였는바(다만 원고들은 이 부분 지원금을 청구금액에서 공제하였다), 이 역시 관계법령에서 예정한 임금 삭감에 따른 대상조치의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이다.

바)

나아가 원고들은 임금 삭감에 상응하여 임금피크 기간 동안 업무량이나 업무강도의 저감조치가 없었거나 오히려 증가하였다는 점에서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이라고 주장하나, 을20 내지 29호증의 반증에 비추어 갑 10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말미암아 원고들의 업무량이나 업무강도가 과도하고 부당하게 증가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서는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정년까지 계속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 할 것이므로,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이라고 보기 어렵다.

사)

한편 피고는 2013. 10.경 회생개시결정을 받은 이래 채권단으로부터 재무개선을 위한 인력감축 요구를 받거나 노사간 인력감축 범위를 협의하여 왔고, 2014년까지 5년간 피고가 속한 시멘트업계는 경기불황, 수요감소, 재무위기 등을 이유로 17%(업체별 최대 42%)의 인력을 감축하였는데, 그 중 피고는 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면서도 큰 인력감축 없이 정년연장 및 이에 수반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당시 노동계의 정년연장 요구를 수용하거나 인력구조 및 경영사정 등 사업장 여건상 그 연장기간에 대한 임금 조정이 불가피한 조치로 평가할 여지도 있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정원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