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청구금액 합계' 표의 각 원고별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그 중 같은 표의 '원금 합계'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2023. 6. 17.부터 2023. 10. 12.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 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관계
피고는 강릉시에서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입사하여<1>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다가 2023. 1. 31.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임금지급방식
원고들은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1일 운송수입금기준액(이른바 '사납금', 이하 '기준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기본급과 각종수당 등을 받되, 기존운송수입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원고들이 갖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임금협정
피고와 그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던 임금협정의 주요내용과 그 변경과정은 아래와 같다.
2007년도 임금협정(2007. 2. 12. 체결)
2010년도 임금협정(2010. 7. 31. 체결)
2015년도 임금협정(2015. 1. 1. 체결)
2018년도 임금협정(2018. 4. 1. 체결)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시행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이하 '택시운전근로자'라고 한다)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고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고 한다)이 신설되었고,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이 사건 특례조항이 위 법률 부칙(제8818호, 2007. 12. 27.) 제2호에 따라 2010. 7. 1.부터 피고가 소재한 강릉시 지역에 시행되었다.
최저임금법상의 법정최저임금
최근 4년간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 · 고시한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1내지 8호증(일부 호증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들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10. 7. 1. 시행되기 전 임금협정에 의하면 소정근로시간을 1일 10시간, 주 40시간, 월 200시간으로 정하고 있었으나,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후 2010년 임금협정에 의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일 4시간, 월 80시간으로 단축한 이래 2015.부터는 1일 3시간, 월 60시간으로 단축하였는바, 이러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각 임금협정의 해당 조항은 강행규정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무효라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위 각 임금협정은 그러한 잠탈 의도 없이 고정급을 줄이되 초과운송수입금을 늘리는 방법으로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을 보장하고자 소정근로시간을 줄인 것이고, 2000년대에 이르러 사회와 기술의 변화에 따라 택시의 영업형태가 기존의 배회식에서 대기식 내지 모바일을 이용한 호출식 위주로 바뀌어가고 실질적인 운행시간도 점차 감소하는 등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을 고려하여 체결된 것이므로, 무효가 아니라고 다툰다.
판 단
근로자는 사용자와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법에서 정한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 특례조항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과 같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는바,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의 임금협정을 통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고자 변경한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 할 것이다.
2010년 임금협정의 체결경위에 관한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특례규정의 시행에 맞추어 고정급의 지출을 줄이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였다는 것이다.
2007년과 2010년 각 임금협정을 비교하면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무형태는 '2일 근로, 1일 휴무(3부제)'로 동일하고 배차시간도 07:00부터 22:00까지로 동일하여 정액사납금제의 임금지급방식와 마찬가지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별다른 변경이 없었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이 '1일 10시간, 월 200시간'에서 2010년 임금협정을 통하여 '1일 4시간, 월 80시간'으로 절반이 넘는 60%가 갑자기 줄어들었다.
더욱이 2010년 임금협정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달에 맞추어 체결되는 등 시기상으로도 소정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최저임금제 회피의 의도가 명백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에게 기존 임금협정에 의할 경우 2010년 최저임금으로 월 822,000원(4,110원×200시간)을 지급하여야 하나, 2010년 임금협정에 따라 그 절반도 안 되는 328,800원(4,110원×80시간, 실제로는 만근시 464,053원 지급) 이상만 지급하면 최저임금법 위반을 회피할 수 있게 되었다.
만약 그동안 소정근로시간이 크게 줄어들어야 할 만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현저히 변경되었다면 만근시 지급총액도 유의미하게 달라져야 했을 텐데, 위 금액은 10여년이 넘도록 464,000원 정도로 변동이 거의 없고, 이는 결국 최저시급의 인상에 맞추어 시간당 고정급을 산술적으로 높이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인위적으로 단축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F는 기존의 콜택시 서비스에 모바일 앱을 활용하여 위치 제공 및 결제 등 이용자의 편의성을 확장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강조하는 호출앱의 대중화 등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택시영업의 변화는 위와 같은 F가 출시된 2015. 이전에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을 설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도 호출 방식의 콜택시 서비스는 꾸준히 이용되었고, 승객을 태운 상태에서 주행하는 시간 외에 이른바 '빈차시간'으로 승객을 태우기 위하여 대기하거나 콜을 받고 이동하는 시간 등도 통상적인 근로시간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등의 근본적인 변화로 인하여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는 계기가 생겼다고 보기도 어렵다.
정부가 매년 고시하는 최저임금액이 계속 인상되는 경우 사용자로서는 최저임금법 위반을 회피하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계속 단축할 필요가 생길 수 있는데,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사적자치에 따라 유효하다고 해석하게 되면 장래 최저임금법 위반을 회피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행위는 물론,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부합하지 않는 비현실적인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에 대해서도 탈법행위를 이유로 무효라고 판단할 수 없게 되어 부당한 결과가 초래된다 할 것이다.
임금청구기간이 다를 뿐 이 사건과 당사자 및 사실관계, 청구원인이 동일한 선행사건(이 법원 2019가단36079 임금 등 및 같은 법원 2020가단31971 임금)이 항소기각 및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는바, 이 사건을 그와 다르게 보아야 할 사정변경이 없다.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의 각 임금협정을 통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모두 무효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이전에 유효하게 체결된 200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원고들과 피고를 규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1일 10시간)은 형식적으로 정한 것에 불과하여 노사의 진정한 의사가 반영된 실질적인 소정근로시간이라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무효인 경우, 최저임금 미지급 여부와 관련하여 종전에 정한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근로관계 당사자 사이에 효력을 미친다고 봄이 타당하고, 설령 당시 이 사건 특례조항이 입법되지 않은 관계로 당사자들이 소정근로시간을 정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고정급 산정의 기초가 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하여 2007년 임금협정의 효력을 부인할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의 청구금액에 관한 판단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
원고들은 2020. 6.부터(다만 원고 D은 2020. 1.부터) 2023. 1.까지의 임금 중 최저임금에 미달된 미지급 임금을 구한다.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기지급 임금 사이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기지급 임금이 월 단위로 지급된 반면 법정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계산의 편의상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정상적인 월 소정근로시간(1일 10시간, 월간 200시간)을 기준으로 각 근무일수에 해당하는 시간에 각 연도별 법정 최저시급을 곱하여 산출된 정상 지급 최저임금을 산출한 후 여기에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기본급, 상여금, 근속수당, 성실수당, 승무수당, 유급수당을 포함한 기 지급액을 차감하는 방법으로 최저임금 미지급액을 산정하기로 한다.
위 인정사실과 계산방법에 따라 월별 정상 지급액과 기지급액을 산정하여 원고들의 최저임금 미지급액을 계산하면 별지2 각 원고별 산정내역 표의 '미지급액'란 각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각 원고에게 같은 표 기재 '미지급액 원금 합계'란 기재 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재산정액 청구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로서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이후 퇴직한 근로자가 위 조항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아왔던 경우에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위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위 조항에 따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금액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70388 판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2023. 1. 31. 퇴사하였고, 피고가 원고들에게 별지3 각 원고별 미지급 퇴직금 산정내역 표 중 '기지급' 란 기재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아가 앞서 본 최저임금 미달액을 포함한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할 법정퇴직금 미달액을 계산하면 같은 표 기재 '재산정'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각 원고에게 같은 표 기재 '차액'(재산정-기지급)란 기재 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항변의 요지
피고는,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 이후에도 전국의 여러 택시회사들은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이 사건 2010년 임금협정(1일 4시간)과 유사한 수준으로 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들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로 인하여 사납금 인상이 최소화되어 초과운송수입금이 증가하는 이익을 얻은 것에 더하여 이 사건 청구로 인하여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 예상하지 않았던 경제적 이득까지 추가로 얻는 반면, 피고는 예측하지 못하였던 중대한 재정적인 부담을 지게 되는바, 이는 형평에 반하는 결과라 할 것이며, 그 밖의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청구는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항변한다.
판 단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보게 되면,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근로자인 원고들은 합의 당시 예상치 않았던 이익을 얻을 수 있으나,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회피한 탈법행위를 통해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라 할 것이고,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을 무효라고 보았을 때의 결과가 예상치 못한 면이 있다거나 형평에 맞지 않은 면이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그 합의가 유효하다고 할 수 없다(위 대법원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나아가 사납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방식으로 운영하는 택시의 경우 기존에는 사납금을 제외한 초과수입금 등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방법으로 적용받고 있어 택시노동자의 기본급여액이 최저임금에 현저하게 미달하여도 최저임금법에 저촉되지 않으며 이로 인하여 최저임금법이 지난 수십년간 택시노동자의 저임금구조를 오히려 장기간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여 왔다는 반성적 고려에서 최저임금법이 본래의 취지를 달성하고 실효성을 제고하며 열악한 근로조건에 처한 택시노동자의 생활안정과 임금체계의 개선을 합리적으로 도모하고자 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청구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소 결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청구금액 합계' 표의 각 원고별 '청구금액'(미지급 임금원금 합계+각 해당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각 해당 월 급여일의 다음날인 매월 11.부터 원고가 정한 기준일인 2023. 6. 16.까지 상법이 정한 연 6%의 비율에 의한 지연이자+ 미지급 퇴직금+퇴직일 다음날인 2023. 2. 1.부터 위 2023. 6. 16.까지 연 6%의 비율에 의한 지연이자)란 기재 각 돈 및 그 중 같은 표의 '원금 합계(미지급 임금 원금 합계+ 미지급 퇴직금)'란 기재 각 돈에 대하여 위 기준일 다음날인 2023. 6. 17.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0. 12.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한다.
판사 정원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