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6. 5. 17.경부터 2021. 9.경까지 'B' 사업장에 소속된 일용 근로자로서흙막이 널말뚝 설치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1. 9. 15. 10:00경 작업을 수행하던 중 허리통증, 다리 저림 및 마비 증상이 발생하였고, 2021. 10. 8.경 요추 추간판 전위(요추 제2번-3번간) 및 흉추부(경추 7번-흉추 제1번) 척추협착의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2022. 2. 3. 피고에게 위 각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주장하며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2022. 5. 24. 원고에게 '요추 추간판 전위(요추 제2번-3번간)'에 대하여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여 요양을 승인하였으나, '척추협착, 흉추부(경추 제7번-흉추 제1번)'(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에 대하여는 후종인대 골화증이라는 기왕증으로 인한 것으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 불승인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위 심사청구는 2022. 10. 24. 기각되었고, 2023. 1. 11. 고용노동부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3. 5. 25. 위 재심사청구가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호증, 을 제1, 3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6. 5. 17.경부터 흙막이 작업 등에 종사하면서 10kg 내지 20kg에 달하는 무거운 목재를 절단하고 운반하여 조립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위와 같은 장시간의 신체부담업무로 인하여 흉추부에 피로가 누적되어 발병한 것이거나, 적어도 원고의 기존 질환(후종인대골화증)이 업무적 요인과 겹쳐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발생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업무로 인하여 발생하였거나 악화되었다고 봄이 상당함에도 피고는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에 대한 요양을 승인하지 않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위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인정 사실
이 사건 상병에 관한 원고의 치료 경위
원고는 2021. 9. 15. 10:00경 흙막이 작업을 수행하던 중 다리 저림 및 마비 증상을 겪었다.
원고는 2021. 9. 17. 동해시 하평로 11에 소재한 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에 내원하여 흉요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았으나, 위 검사결과 확실한 병변을 발견하기 어려워 정밀 검사 및 치료를 위해 같은 날 C병원으로 전원하여 위 병원에서 ' 기타 명시된 추간판 전위'를 병명으로 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2021. 9. 18. 동해시 D에 소재한 E병원에 입원하여 '척수병증을 동반한 기타 척추증, 경부' 등을 진단받고, 약물투여,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받았다. 위 병원에서 2021. 9. 18.경 및 2021. 10. 1.경 원고의 경추부 자기공명영상(C-spineMRI) 검사를 실시한 결과 경추 6-7번(C6-C7) 및 경추 7번-흉추 1번(C7-T1) 부분에서 척추간공 협착을 동반한 추간판 돌출 소견, 경추 7번-흉추 1번 부분의 척수연화증(myelomalacia)이 확인되었다.
원고는 2021. 10. 8.경 서울 은평구 F 소재 G병원에 내원하였고 위 병원 신경외과 소속 의료진으로부터 '요추 추간판 전위(요추 제2번-3번간)' 및 '척추협착, 흉추부(경추 7번-흉추 제1번)'을 진단받고 2021. 11. 5.경까지 입원치료를 받았다.
원고는 위 병원에서 입원하던 중 2021. 10. 11.경 위 각 상병에 대하여 요추부 추간공 경유 척추체간 유합술(Transforaminal lumbar interbody fusion)과 흉추부후궁감압술 및 낭종, 인대 제거술(Open subtotal laminectomy and fragmentectomysaving with spinous process)을 받았다.
이 사건 상병에 관한 의학적 소견
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특별진찰)의 소견: 원고는 흙막이 작업원으로 나무 절단 및 운반 시 목 부담 작업을 실시하였으며,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업무관련성이 '높음'으로 평가된다.
피고 자문의 및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소견: 이 사건 상병은 제출된 의무기록 및 의학영상 자료 검토 결과 후방종인대 골화증으로 확인된다. 원고의 작업 과정에서 목 부위 신체부담이 일부 발생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상병은 기왕증으로 확인되므로 업무로 인해 발병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이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이 사건 상병은 후종인대골화증으로 인한 경추 제7번-흉추 제1번 부위의 척추관 협착 소견이다. 후종인대골화증은 척추관 후방의 후종인대가 골화되어 척추관을 좁히는 질환으로 주로 연령 증가, 체질적 요인 및 장기간의 자연경과적 퇴행성 변화와 관련되어 발생한다. 원고의 경우에도 이미 존재하던 퇴행성 병변에 기계적 자극이 반복적으로 가해져 증상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는 하나, 연령 증가 및 체질적 요인에 따른 자연경과적 요인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여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 사건 상병은 기왕증을 바탕으로 하되 업무로 인한 악화 요인이 일부 관여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며, 기질적 원인과 업무의 관여성을 병합하여 산정할 때 업무관련성은 약 25% 정도로 사료된다.
[인정 근거]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3 내지 5, 8 내지 13호증, 을 제2, 6, 7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국립경찰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상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 경우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상당인과관계가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 당시의 건강상태, 기존 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등 간접사실에 의하여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는 증명되어야 한다(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4두12185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이나 그로부터 인정할 수 있는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상병이 업무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거나, 원고가 수행한 작업이 기존 질병을 자연적 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켜 이 사건 상병으로 진행시키는 등 위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되는 후종인대골화증은 척추의 후종인대가 골화되어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으로서 유전적 요인과 깊은 관련이 있는 퇴행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발병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고가 2016. 5. 17.경부터 흙막이 작업 등을 수행하며 중량물을 취급하고 목재를 운반하는 등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원고의 작업 자세나 업무 강도가 경추 및 흉추 부위에 발생한 후종인대골화증을 유발하거나, 이미 진행 중이던 위 질환을 그 자연경과적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시킬 만큼의 과도한 신체적 부담 요소로 작용하였음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자문의 및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역시 원고의 업무로 인한 신체 부담 정도가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거나 급격히 악화시킬 수준에 이르지 못하였다고 평가하며 일치하여 업무관련성을 부정하였다.
나아가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결과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상병은 연령 증가 및 체질적 요인 등 자연경과적 요인이 주된 원인으로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고 있다. 비록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가 원고의 작업 내용이 기왕의 병변에 일부 자극을 주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으나, 이는 의학적 가능성을 제시한 것에 불과할 뿐이므로 원고의 업무가 이 사건 상병을 뚜렷하게 악화시켰다고 볼 만큼 상당인과관계를 긍정하는 직접적인 근거로 삼기는 부족하다.
원고가 약 6년 4개월 동안 흙막이 설치 등의 작업을 수행하면서 허리와 목에 다소 부담이 되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의 판정요청에 따라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한 서울남부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서는 원고가 수행한 구체적인 작업내용, 진료기록 및 의학영상 등 자료들을 토대로 신체에 어떠한 부담이 가는지 면밀히 조사한 후, 원고가 수행한 흙막이 작업은 중량물 취급, 허리 굽히기, 꺾임, 비틀림 등의 동작 반복이 수반되므로 요추부의 부담이 높다고 평가한 반면, 이 사건 상병은 기왕증으로 확인되므로 업무로 인해 발병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 피고 자문의들이 일치하여 이 사건 상병이 퇴행성 병변에 해당한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힌 점, 원고의 업무 부담에 관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다른 구체적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업무수행으로 인해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거나 원고의 흉추부 퇴행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진행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권철(재판장) 김진하 소준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