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는 강릉시 C, 3층에 있는 D에서 상시근로자 4명을 고용하여 학원업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고, 원고는 2019. 12. 16.부터 2022. 8. 31.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강사로 근무하였던 사실, 피고는 2023. 6. 23. '원고의 퇴직금 7,429,422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3고약154호), 위 약식명령은 그 무렵 확정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7,429,42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22. 9.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피고는 입사 당시 매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에게 매월 급여에 퇴직금을 합산하여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을 제1, 2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약정이 있었다거나, 매월 급여와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재형(재판장) 김장환 허소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