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판결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2019. 11. 7. 선고 2018가합608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국민보건 향상과 사회보장 증진을 목적으로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설립된 공단이고, 원고는 피고 공단에서 부장(2급)으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

피고의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이하 '이 사건 위원회'라고 한다)는 2018. 4. 12. '원고는 2014. 4. 24. 당산역 인근 모텔 앞에서 피고의 직원인 B에게 모텔에 들어가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는 비위사실(이하 '이 사건 비위사실'이라 한다)에 대하여, 이를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다음,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인사조치와 외부 성희롱 전문 위탁 교육기관의 이수를 권고하는 의결(이하 '이 사건 의결'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피고는 2018. 6. 26. 당시 C대학원에 국내학술연수 파견근무 중인 원고에 대하여 위 파견근무를 해제하고, 원고를 본부 인력지원실에서 부산 중부지사로 전보하는 인사명령(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이 사건과 관련된 피고의 규정 등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호증, 을 제1, 3,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가 2014. 4. 24. 또는 30.에 모텔 쪽을 바라보던 B에게 "생각이 있냐"는 취지로 말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단순한 농담에 불과하고 B은 전혀 성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위원회는 이를 원고의 성희롱으로 단정하여 이 사건 의결을 하였고, 피고는 이 사건 의결에 따라 부당하게 원고에게 불이익한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의 무효를 구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1)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 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참조).

2)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0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은 인사권자인 피고의 재량의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는 이 사건 비위사실에 관하여 당시 업무를 마치고 B과 저녁 식사를 하게 된 경위, 택시가 최초 도착한 장소 등 세부 경위에 관하여 다투고는 있으나 당시 원고와 피고 둘이서 당산역 12번 출구 쪽에서 택시를 내려 술을 더 마실 곳을 찾다가 찾지 못하고 돌아 나오던 중에 모텔이 있었고, B이 그 모텔 쪽을 바라보자 원고가 B에게 "생각이 있냐"는 취지로 말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원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2)

① 모텔을 바라보던 B에 대한 "생각이 있냐"라는 원고의 말은 함께 모텔에 갈 생각이 있느냐는 취지의 물음이고, 이는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를 암시하는 것으로서 충분히 상대방에게 성적인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표현으로 보이는 점, ② B은 사건 직후인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피고 공단에서 함께 근무하는 지인들에게 이 사건 비위사실에 대하여 원고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이야기 했으며, 2018. 4. 5. 피고 공단에 성희롱으로 진정서를 접수한 점, ③ 원고도 이 사건 의결과 관련한 피고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원고가 건넨 말에 B의 표정이 좋지 않았고, 그 다음날 B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위원회가 원고의 위와 같은 당시 발언을 B에 대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이 사건 의결이 현저하게 부당하여 무효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3)

피고 공단의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에 의하면 이 사건 위원회는 행위자에 대한 전보·징계 등을 권고할 수 있고, 이사장은 행위자에 대한 인사조치 등을 통해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위원회는 이 사건 비위사실에 관하여 원고에 대한 인사조치를 건의하는 이 사건 의결을 하였고, 피고로서는 이에 따라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할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원고에 대한 국내학술연수 파견은 피고의 직원 모두가 누리는 것이 아니라 피고가 원고에게 제공한 혜택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인사발령 전후로 원고의 직책, 연봉, 직무 내용 등의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이 원고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선일(재판장) 이재원 오승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