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이 사건 임금협정의 내용에 월차 유급휴가폐지와 관련된 것은 없었고 고용노동부 또한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회사의 단체협약상 월차 유급휴가 규정은 효력이 있다는 취지로 회신하기도 하였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음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춘천시 C에 있는 (유)D의 대표자로서 상시 근로자 40명을 고용하여 운수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임금은 통화로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함에도, 피고인은 2004. 2. 20.부터 위 사업장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한 근로자 E에 대하여, 2010년 7월 발생한 월차휴가의 미사용수당 30,596원을 다음 달 임금 지급일인 2010. 8. 5.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위 일시경부터 2012. 2.경까지 매월 발생한 월차휴가에 대한 월차유급미사용수당 30,506원을 휴가청구권이 소멸된 직후의 다음 달 임금 지급일에 이를 각 지급하지 아니하여 합계 611,92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근로기준법의 주 40시간 근로시간제를 반영한 이 사건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기존의 월차 유급휴가제도는 폐지하였다고 생각하였으므로 월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이 사건 임금협정일에 임금협정을 체결한 다른 택시회사들도 임금협정 이후에 월차 유급휴가제도를 폐지하였던 점, 이 사건 임금협정이 이 사건 회사의 사용자측 대표인 피고인과 근로자측 대표인 노조위원장 E이 체결한 것으로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어 유효한 것으로 보이는 점(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등 참조), 위 E의 월차수당에 관한 진정에 대하여 노동청으로부터 2010. 12. 29.경 위법사실이 없다는 회신이 있어 피고인으로서는 월차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월차수당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사용자인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살피건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또한 형사소송에서는 범죄사실이 있다는 증거는 검사가 제시하여야 하고, 피고인의 변소가 불합리하여 거짓말 같다고 하여도 그것 때문에 피고인을 불리하게 할 수 없으며, 범죄사실의 증명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 심증을 갖게 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7도16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들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이 사건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종섭(재판장) 최호진 한옥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