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1. 5. 26. 선고 2020가합50181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고등교육법에 의한 의학, 치의학 및 간호학 등에 관한 임상교육, 연구와 진료를 통하여 의학발전을 도모하고 국민보건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병원이다. 원고들은 피고 병원에서 퇴직하였거나 재직 중인 근로자들이다.

나.

피고는 근로자들의 정년을 57세로 하고 있었는데, 2015. 12. 17. J노동조합 K분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협의를 거쳐 2016. 1. 1.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58세부터 60세까지는 피크임금의 70~80%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합의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감액된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이므로 원고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원고들은 1, 2급 직원들로서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어서 이 사건 합의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없었고,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개별적 동의절차를 거치지도 아니하였다.

○

이 사건 합의가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친 것이어서 원고들에게 효력이 미친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원고들의 개별 근로계약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

이 사건 합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제4조의4 제2호를 위반하여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3.

판단

가.

이 사건 합의가 원고들의 동의를 얻지 못해 무효인지 여부

취업규칙의 기존 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적법·유효하여 일정 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지만 기존 규정의 적용을 받았던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2009. 11. 12. 선고 2009다4933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합의가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협의로 이루어진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바와 같고, 위 노동조합이 피고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아닌 원고들에게도 효력이 미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이 사건 합의가 원고들의 개별 근로계약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참조).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개별 근로계약에 취업규칙과 별개로 구체적 임금액이나 임금 산정방식이 정해져 있는 경우에 관한 것이고, 단순히 근로조건의 내용을 취업규칙에 의하는 것으로 정하는 등 추상적으로 규정한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에서 을 제1호증, 을 제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의 근로자들은 피고의 보수규정 및 매년 체결되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피고와의 임금협약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아 온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가 개별 근로계약에 의하여 피고 보수규정에서 정한 바와 달리 구체적 임금액이나 임금 산정방식에 관하여 약정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이 사건 합의가 고령자고용법에 반하여 무효인지 여부

고령자고용법 제19조는 근로자의 정년을 의무적으로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규정하면서,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제19조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 등을 예정하고 있고, 이 사건 합의는 고령자고용법에서 예정한 임금체계 개편에 해당하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의는 정년을 3년 연장하는 대신 그 기간 동안 피크임금의 70~80%를 지급하는 것으로서 그 내용이 비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합의가 고령자고용법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두봉(재판장) 신창용 정종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