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2. 5. 27. 선고 2020노792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근로자 F과 기존의 용역업체인 E 사이의 고용관계를 승계할 의무가 없어 고용승계를 하지 않은 것이므로, F을 해고한 것이 아니다. 설령 고용승계의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당시 고용승계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을 뿐이므로 해고의 고의가 없었다.

한편, F이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휴업기간 중의 해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고용승계의무 및 해고의 고의 인정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F이 2018. 7. 16.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인이 F에게 ’F의 고용계약을 승계할 의사가 없다.‘는 내용의 문서를 송부한 것은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9. 12. ‘피고인은 F의 고용을 승계할 의무가 있는데도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부함으로써 F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라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한 사실, 피고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8. 10.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 24.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피고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사실, 피고인은 다시 위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의 소(서울행정법원 2019구합57367)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피고인에게 F과 E 사이의 고용관계를 승계할 의무가 있으므로 F을 부당해 고한 것이라는 이유로 피고인의 청구를 기각한 사실, 그후 피고인의 항소심(서울고등법원 2019누59402: 항소기각)과 상고심(대법원 2020두45308: 상고기각)을 거쳐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살피건대,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공소사실에 대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는데, 이 사건에서 위와 같이 확정된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을 배척할 만한 다른 사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는 F과 E 사이의 고용관계를 승계할 의무가 있고, 피고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고용관계 승계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며, 이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도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결론이 동일한 원심판결에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해고 당시 F이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해고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의 재해로 인하여 노동력을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그 후의 30일간은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으로부터 절대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을 입고 치료 중이라 하더라도 휴업하지 아니하고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 또는 업무상 부상 등으로 휴업하고 있는 경우라도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에서 정한 해고가 제한되는 휴업기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정상적으로 출근하고 있는 경우’란 단순히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다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정상적인 노동력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므로,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한 휴업이 필요함에도 사용자의 요구 등 다른 사정으로 출근하여 근무하고 있는 것과 같은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09다63205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해고 당시 F은 업무상 부상으로 인하여 객관적으로 요양을 위한 휴업이 필요한 상태로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근무하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은 F이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해 휴업한 기간 중 F을 해고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는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F은 갱내에서 생산된 석탄에 함유된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는 사람으로, 위 작업에는 선탄원이 손으로 경석과 괴탄을 직접 나누는 공정이 포함되어 있는데, F은 선탄작업을 하던 도중 손가락 골절상(우측 제4수지 근위지골 개방성 골절 및 우측 수장부 궤멸창)을 입었다. 당시 F의 소속 용역업체였던 E과 산업재해 발생 신고를 하지 않는 대신 공상으로 처리하고 완치될 때까지의 병원비와 임금을 지급받기로 한 후 2017. 12. 14.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그후 F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요양신청을 하여 위 공단으로부터 2018. 4. 19.(요양기간: 2017. 12. 13.부터 2018. 4. 2.까지) 요양승인을 받았고, 이후 추가로 요양기간을 2018. 5. 31.까지로 한 요양승인을 받았다. 위 기간 동안 F은 위 골절상과 관련하여 병원에서 입원 및 통원 치료를 지속적으로 받았다. ② 피고인은 F이 2018. 3. 29. 및 2018. 3. 30. 2일간 출근하였고, 2018. 4. 3. ‘일상 작업 복귀에 지장 없는 상태로 사료됨’이라는 내용의 소견서를 제출하였으므로, 해고 당시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F은 E으로부터 앞으로 용역업체가 변경될 테니 일단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고 출근한 것이었고, 소속 업체가 바뀌어서 고용승계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업무가능 여부를 확인하려는 피고인 측의 요구에 응하여 위 소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는바, 위 소견서 작성, 제출 경위와 당시 상황 등을 종합하면, 위 소견서만으로 F이 요양을 위하여 휴업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아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③

피고인은 원심에서는 F이 손가락 골절상을 입어 장기요양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거나 F이 부상으로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태였기에 고용승계에서 제외하였다고 주장하였는바, 이는 본 주장과는 완전히 모순된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등으로 노동력을 사실상 상실하고 있는 기간과 노동력을 회복하기에 상당한 기간 동안은 해당 근로자를 실직의 위협에서 절대적으로 보호함이 마땅하고, 그와 같은 취지에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항은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에는 해당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은 근로자 F을 업무상 부상에 따른 요양을 위한 휴업기간 중 해고하였는바,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과 그 밖에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서 나타난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방법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서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요소들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형은 적정하고,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청미(재판장) 박현기 허경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