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C법에 따른 D사업, E법에 따른 F사업 등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고, 원고는 G생으로 피고 공단에 입사하여 2019. 12. 31. 퇴직한 근로자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역시 고령자고용법 부칙에 따라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이에 피고는 2015. 12. 7.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58세였던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피고 내 H노동조합(이하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 적용기간, 임금지급률 등 임금피크제의 운영방안에 관하여 협의했다.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과
피고는 2015. 10. 29.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1차 노사합의’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1차 노사합의에 따라 2015. 11. 6.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후 피고는 2015. 12. 7.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피고는 2017. 7. 5.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 적용기준을 일부 변경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2차 노사합의’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2차 노사합의에 따라 2017. 7. 17.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개정하였는데,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라,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의 보수에 관한 지침’이 2017. 7. 26. 개정되었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관련 임금청구 소송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원고를 비롯한 피고의 근로자들(이하 ‘원고 등’이라고 한다)은 위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37374호로 임금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법원은 2019. 6. 5.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원고 등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21. 12. 14. 원고 등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19나2029394호), 대법원은 2022. 5. 20. 심리불속행으로 원고 등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여(대법원 2022다206841호)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이라 한다).
한편, 원고 등은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11884호로 상여금 등이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하므로 이를 반영한 시간외근무수당의 추가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2020. 5. 7. 상여금, 월정직책급, 내부평가급 등이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반영한 시간외근무수당의 추가지급을 명하는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피고의 항소취하로 2020. 5. 22. 위 1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이라고 한다).
이 사건 소송의 제기
원고는 2020. 7. 10. 피고에게 추가 임금 및 중간정산퇴직금 등의 차액을 지급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지급요청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고, 이는 2020. 7. 13.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원고는 2021. 1. 11.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1 내지 4, 6, 12, 13, 20, 22호증, 을 제1, 4, 1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항변의 요지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의 소송물이 이 사건 소송의 소송물과 대부분 동일한바, 위 소송에서 청구취지의 확장으로 용이하게 이 사건 청구를 할 수 있었는데도 별소로 이 사건 청구를 한 것, 소액사건심판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 임금 채권을 분할하여 이 사건 청구를 한 것은 모두 소권남용에 해당하므로 각하되어야 한다.
판단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의 소송물과 이 사건 소송의 소송물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고, 이와 같이 별개의 소송물에 관하여 원고는 자유롭게 청구의 병합과 별소 중 어느 절차에 따를지 선택할 수 있으며, 피고가 드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소가 소액사건심판법의 적용을 목적으로 한 분할청구로서 소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기판력 저촉 여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소송물은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발생한 원고의 임금 및 성과급, 중간퇴직금, 퇴직금 지급청구권과 이에 관한 손해배상청구권으로서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의 소송물과 동일하며, 그 주장의 사실적 전제인 임금피크제의 유효성 여부는 소송물을 달리 볼 근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판단
두 개의 소송물이 동일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는 경우에도 청구원인이 서로 다르다면 별개의 소송물이라 할 것이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626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의 소송물은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 및 운영규정이 모두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피고의 종전 보수규정에 따른 임금 등을 청구하는 것이고, 이 사건 소송물은 위 합의 및 운영규정이 전체적으로 유효함을 전제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의 2017년 하반기 임금지급률이 연간 75%가 되도록 재조정된 부분을 제외하고는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 및 운영규정에 따른 임금 등을 청구하는 것이다. 위 각 청구권은 모두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기는 하나, 임금피크제에 관한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 및 운영규정의 유효성을 달리 보아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근로계약의 본질적인 내용인 임금 등의 발생근거와 내용 등이 서로 구별된다.
여기에다가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해 기판력을 인정하는 것은 동일한 소송물에 관해 후소에서 모순된 판단을 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재판의 통일을 기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는 점, 특히 피크임금 재산정, 경영평가성과급 평균임금 포함에 따른 추가 임금 등 청구의 경우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 등에서 추가로 인정된 시간외근무수당을 반영한 피크임금이나 중간정산퇴직금 재산정의 필요성에 관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공방이 전혀 이루어진 바 없으며, 포괄적으로 동일한 임금을 청구하는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소송물을 넓게 해석하는 경우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손해가 발생하거나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는 점 등까지 고려하면, 제1 관련 소송의 소송물과 이 사건 소송물은 별개의 소송물로서 이 사건 청구에 대해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의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각 청구원인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단순한 공격방어방법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청구별 쟁점 및 판단 요지
임금 소급삭감에 따른 청구(순번 1, 2)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제2차 노사합의를 통하여 원고와 같은 3년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의 임금지급률을 피크임금 대비 80.5%에서 75%로 변경하면서, 2017. 1.부터 2017. 6.까지 지급한 금액을 고려하여 2017. 7.부터 2017. 12.까지는 지급률 69.5%를 적용하였다. 이는 사실상 2017. 6.분 이전의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한 것에 해당하여 개별 근로자인 원고의 동의가 없는 이상 무효이므로, 피고는 그 차액 1,848,420원 및 이에 따른 2018. 8. 성과급 차액 111,02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지급률을 69.5%로 정한 것이 소급삭감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2017. 1.분부터 2017. 6.분까지 원고 등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에게 80.5%의 지급률로 임금을 지급한 점을 고려하여, 2017년 연간 지급률이 75%가 되도록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부칙을 개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2017. 7.분부터 2017. 12.분까지의 지급률을 69.5%로 정한 것은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에 대한 소급삭감으로 볼 수 없다.
법률행위에 따라 작성된 처분문서에 담긴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한편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8628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단체협약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언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언 내용, 단체협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21두31832 판결 등 참조).
2016. 1. 1.부터 시행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갑 제1호증)에 따르면, ‘피크임금’은 임금피크제 적용일 직전 1년 동안 기본급, 제수당, 상여금 및 월정직책금을 합산한 금액을 뜻하고(제2조 제3호, 제7조 제1항), ‘임금지급률’은 피크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조정기간 동안 연차별로 지급하는 임금의 비율을 의미한다(제2조 제4호). 그러므로 ‘임금지급률 75%’는 연간 지급되는 임금 총액이 피크임금의 75% 상당액이라는 의미에 지나지 않고, 매월 지급되는 임금이 일률적으로 피크임금 월액(= 피크임금/12개월)의 75% 상당액이어야 한다는 뜻까지 내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이 임금지급률은 피크임금 대비 연간 임금 총액의 비율을 의미하므로, 피고가 2017. 7.에 이르러 이 사건 2차 노사합의를 통해 임금지급률을 75%로 낮추면서 장래 지급될 2017년 하반기 임금만을 삭감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2017. 7. 5. 자 노사합의서(갑 제3호증)에 의하면 ‘3년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1957~1959년생)의 임금지급률은 공단 기준 피크임금 대비 75%를 적용하되, 2017년도에 한정하여 공단 기준 피크임금 대비 총 임금지급률이 연간 75%가 되도록 2017년 7월 임금부터 임금지급률을 조정하여 지급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제2항). 그리고 위 2017. 7. 5. 자 노사합의에 따라 2017. 7. 17. 자로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갑 제2호증)은 제8조 제1항 제1호에서 임금지급률을 75%로 규정하면서도, 부칙 제4조에서 ‘2017년 7월부터 12월까지의 보수는 2017년 1월부터 6월까지 보수로 지급한 금액을 고려하여 다음 표에 따른 임금지급률(69.5%)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으로 지급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위 2017. 7. 5. 자 노사합의서와 위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는 3년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1957~1959년생)의 임금지급률은 75%를 적용하되, 2017년도 하반기에 한정하여 임금지급률을 75%보다 낮은 69.5%를 적용하여 감액 지급한다(이를 통하여 2017년 연간 임금지급률이 75%가 되도록 조정한다)는 것일 뿐, 이미 지급된 상반기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한다는 것이 아니다. 2017년 하반기 임금을 감액 지급함에 상반기 임금액을 고려하여 69.5%만 지급한다고 하여 곧바로 이미 지급된 상반기 임금을 사실상 소급삭감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원고는 2017. 6.분 이전의 임금이 소급삭감되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위 기간의 임금이 아니라 그 삭감분에 해당하는 2017. 7.분 이후의 임금을 청구한다. 이는 연간 지급률 변경에 따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기지급분이 75%로 감축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소급삭감에 해당한다는 주장으로 보이나, 경제적인 효과와 포기, 지급유예, 반환 등은 구별된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만 보더라도 지급률 감소에 대한 부분은 정부 지원금을 통하여 보전될 수 있고, 원고의 조정임금과 임금피크제 지원금의 합계가 피크임금의 90%에 미달할 경우 피고가 상생고용지원금으로 보전하기로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임금 감축의 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소결론
피고가 69.5%의 지급률을 적용한 것이 2017. 1.분부터 2017. 6.분까지의 기지급 임금을 소급삭감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청구(순번 3 내지 6)에 관한 판단
피크임금 재산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이 사건 노사합의 및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르면, 임금피크제에서 피크임금은 직전 1년 동안 대상자의 기본급, 제수당, 상여금 및 월정직책금을 합산하여 산정하고, 보수는 위와 같이 산정된 피크임금에 임금지급률을 곱하여 산정한다. 그런데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에서 원고의 시간외근무수당 및 휴일근무수당(이하 모두 ‘시간외근무수당’이라고 한다)이 증액되었으므로, 이에 따라 피크임금 역시 재산정되어야 한다.
피고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노사합의를 통하여 피크임금에 포함할 시간외근무수당의 산정 방식을 실제 시간외근무시간과는 상관없이 보수규정 등에 따라 인정 가능한 최대한의 시간외근무시간에 해당하는 고정금액을 시간외근무수당으로 설정하여 이를 개인별 피크임금 산정에 반영하는 것으로 정함으로써 위 산정 방식을 넘는 시간외근무수당에 대해서는 피크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명백히 합의하였다. 또한 운영규정상 재산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피크임금을 소급하여 재산정할 수 없고, 비록 원고가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으로 시간외근무수당 등을 추가로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크임금 재산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판단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에게 일정 연령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임금을 조정하여 그 절감 재원으로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제도이다. 임금피크제에서 피크임금은 임금피크제 적용상 기간의 보수를 감액 조정하기 위한 기준금액으로서, 피크임금에 임금지급률을 곱하는 방법으로 최종 임금 감액률이 결정된다. 공공기관에서의 임금 감액률은 총인건비 한도 내에서 신규채용 목표 인원에 따라 기관들의 특성에 맞게 설정되고, 노사간 자율적인 협의에 따라 설계하도록 되어 있다. 즉, 피고와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자율적인 협의를 거쳐 피크임금의 산정방법과 임금지급률을 결정하고, 이에 수반하여 정부의 임금피크제 지원금의 지급 여부, 피고에 의한 상생고용지원금의 보전 등을 추가로 논의하게 된다.
피고가 노사합의를 거쳐 피크임금을 임금피크제 적용일 기준으로 직전 1년 동안 대상자의 임금 총액(경영평가․내부평가 성과급, 자녀학자금 제외)으로 정하면서 수당 중 야간근무수당은 제외하고 시간외근무수당은 근로자들의 직급별 월 인정시간을 반영하였음은 다툼 없거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이러한 사정과 앞서 든 증거들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을 통해 일부 누락된 것으로 밝혀진 통상임금을 포함하여 계산한 시간외근무수당을 반영하여 피크임금을 재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및 노사합의에 따라 피크임금 산정 시 포함되어야 하는 시간외근무수당은 정당한 계산을 통해 산정한 시간외근무수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산정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의 범위를 잘못 적용하여 시간외근무수당이 일부 누락된 것이 발견되더라도 이를 피크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내용의 명시적인 합의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가 피크임금의 소급 재산정은 불가하다는 노사합의의 근거로 제출한 을 제2호증은 임금피크제도 노사점검위원회의 회의록에 불과하므로 위 증거만으로 그와 같은 노사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승진하는 경우 등에만 피크임금을 재산정하도록 제한적으로 열거한 것은 산정 이후의 사정변경에 따른 재산정을 제한하고자 하는 취지로 보일 뿐 당초부터 피크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수당이 누락된 경우에도 재산정을 제한하려는 취지로 볼 수는 없다.
피고는 고유의 산정 방식에 의한 고정금액을 주장하나, 피크임금에 포함되는 시간외근무수당의 계산에 직급별 인정시간을 반영하는 외에 그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의 범위 등에 관하여도 별도의 합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데, 위 고정금액은 실제 근무 시간과 관계없이 직급별 인정시간을 기초로 시간외근무수당을 일괄적으로 산정한 금액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은 피고의 시간외근무수당 추가 지급의무와 관련하여 근무 시간이 아니라 통상임금의 범위에 상여금 등이 포함되는지가 쟁점인 소송이므로, 시간외근무수당 산정에 위 판결의 취지를 반영하는 것과 직급별 인정시간을 반영하는 것은 서로 배치되지 않고, 이를 통해 증액된 시간외근무수당이 피고가 주장하는 산정 방식을 넘는 시간외근무수당이라고 할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임금, 중간정산퇴직금,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의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2017. 12.분까지의 추가임금 채권(순번 3, 4<2>) 및 중간정산퇴직금 채권(순번 5)은 이 사건 소제기 전에 각 발생일로부터 3년이 지나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판단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임금 채권(순번 3, 4)
임금채권과 퇴직금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은 3년이고(근로기준법 제49조,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 제10조), 원고가 2020. 7. 10. 피고에게 추가 임금 및 중간정산퇴직금 등의 차액을 지급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지급요청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여 위 내용증명우편이 2020. 7. 13. 피고에게 도달하였으며, 원고가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인 2021. 1. 11.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의하면,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2017. 6.분까지의 추가임금 채권(순번 3)은 원고의 위 2020. 7. 13. 자 최고 전에 이미 그 발생일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되어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
그러나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2017. 7.분부터 2017. 12.분까지의 추가 임금 채권(순번 4 중 일부)은 그 발생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 원고의 2020. 7. 13. 자 최고 및 이 사건 소제기로 시효가 중단되었다.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중간정산퇴직금 채권(순번 5)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에 의한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기왕의 계속 근로기간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그 요구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을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이와 같이 중간정산이 성립된 시점에 중간정산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하고 그에 대한 소멸시효도 그때부터 기산된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1982. 3. 9. 선고 81다977, 81다카50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근로자들로부터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를 접수받은 후 신청사유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중간정산퇴직금을 지급함으로써 중간정산 요구를 승낙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같은 피고의 승낙으로써 중간정산 합의가 성립된 때부터 중간정산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기산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갑 제2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2016. 12. 31.을 기준으로 한 중간정산퇴직금을 지급한 날이 2017. 2. 14.임이 인정되므로,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중간정산퇴직금 채권(순번 5)은 원고의 위 2020. 7. 13. 자 최고 전에 이미 그 발생일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되어 시효완성으로 소멸하였다.
원고의 재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이 법원에 계속 중이었고, 위 소송은 2020. 5.경에서야 확정되었는데, 관련 소송의 확정 전에 청구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련 소송이 아직 확정되지 않고 법원에 계류 중이었다는 사유만으로 시효 완성 전에 권리행사가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였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는 원고가 발송한 추가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 내용증명을 2020. 7. 13. 수령하고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고, 나아가 2021. 3. 4. 원고에게 중간정산퇴직금 차액 중 경영평가성과금 누락 부분을 반영한 돈을 지급하였으므로, 이는 채무를 승인함으로써 시효이익을 포기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의 최고장에 대하여 곧바로 반박하는 내용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채무 승인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경영평가성과급 누락 부분을 명시적으로 특정하여 이를 반영한 중간정산퇴직금 차액만을 지급한 것이므로 이를 가지고 피고가 원고의 나머지 청구에 대해서도 채무를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시효의 이익을 포기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소멸시효완성 항변은 순번 3, 5 청구에 한하여 이유 있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이유 없다.
순번 4, 6 청구의 인정 범위
원고의 임금 소급삭감 주장이 이유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소급삭감에 대한 원고의 주장이 이유 없을 경우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2017. 7.분부터 2019. 12.분까지의 추가 임금이 1,020,060원인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2017. 7.분부터 2019. 12.분까지의 추가임금으로 1,020,06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을 제17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2018. 12. 31.을 기준으로 한 중간정산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2019년도 1년간에 해당하는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퇴직금이 36,630원인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퇴직금으로 36,63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056,690원(= 순번 4 추가 임금 1,020,060원 + 순번 6 추가 퇴직금 36,63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0. 1.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타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2. 9. 2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불법행위라고 주장한다. 이는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않을 경우 인용되지 아니한 범위 내에서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도 판단해 달라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가 드는 사정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를 살펴보아도 피고가 관련 노사합의 및 운영규정에 따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 피고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미연(재판장) 배성준 허경은
각주1) ‘1959. 12. 31.’의 오기로 보인다.
각주2) 순번 4 청구 중 2017. 12.까지의 추가 임금 부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