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유한회사 B(이하 ‘B’라 한다)의 노사대표는 2020. 4. 3. ‘2020년도 월급제에 관한 임금협상 4차 회의’를 개최하여, 이른바 코로나19 시국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B는 근로자에게 1일 2만 원씩 지원하되 향후 근로자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B로부터 지급받았던 금원(이하 편의상 ’코로나지원금‘이라고 한다)을 B에 반납한다’는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이 사건 합의는 B가 임금을 선지급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기에, 근로자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지 않은 경우에도 코로나지원금을 반납하여야 하고, 나아가 B가 코로나지원금을 임금에서 임의로 공제할 수 있는 것이다.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이 퇴직할 때 코로나지원금을 임의로 공제한 것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적법하고, 선지급한 임금을 공제한 것이어서 위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임금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위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의 존재를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피고인이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의 판단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피건대, ① B의 노사 간에 ‘회사는 근로자에게 1일 2만 원씩 지원하되 향후 근로자가 국가 등으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코로나지원금을 회사에 반납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합의가 이루어졌으나, 그 합의에 ‘코로나지원금을 반납할 때 코로나지원금 상당액을 임금에서 공제한다’는 내용이 당연히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위 합의에 따른 코로나지원금의 성격이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장래 지급할 임금을 선지급하는 이른바 ‘임금 가불’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오히려 이 사건 합의 무렵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법인택시 기사들에 대한 지원금 지급이 유력한 상황(실제로 후에 강원도의 지원금 정책이 시행되었다)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합의는 B가 임금 외 명목으로 시혜적으로 먼저 근로자에게 코로나지원금을 지급하고, 후에 국가 등으로부터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위 금원을 충당하는 취지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피고인은 B의 재정 상태에 비추어 반납을 예정하지 않은 금원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코로나지원금은 선지급 임금이라고 주장하나, B의 재정 상황만을 들어 코로나지원금이 임금의 선지급이라고 단정할 수가 없다). ② 한편, 이 사건 합의에는 ‘근로자가 국가 등으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에 관하여는 별도로 정한 것이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자들과 같이 B에 재직할 당시에 국가 등으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퇴사를 하게 된 경우에는, 기지급한 코로나지원금의 반납에 대한 후속조치에 관하여 적어도 해당 근로자들과 사이에 개별적인 논의과정이 있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따라 원칙적으로 임금은 그 전액이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되어야 하며,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임금의 일부를 공제할 수 있고, B의 단체협약 제45조에 의하면 회사가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는 금원은 이 사건과 관련하여서는 근로자 본인이 승인한 금액에 한정된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로부터 기지급 코로나지원금 상당액을 반납받기 위한 방편으로 코로나지원금 상당액을 임금에서 공제하기 위해서는 개별 근로자들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로부터 임금 공제에 대한 승인을 받지 않고 임의로 임금에서 코로나지원금 상당액을 공제하였다. ③ 한편, 피고인은 2017년경부터 B를 운영하면서 수많은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B 노동조합과 임금 협정도 체결하여 왔는바,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서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여 지급할 수 없다는 근로기준법상의 규정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과 사이에 임금에서 코로나지원금 상당액을 공제하는 데 대한 승인을 받지 못한 이상, 피고인에게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④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합의는 ‘해제조건부 사납금인 하’에 해당하고, 이 사건 근로자들이 퇴직하여 지원금을 받지 못한 것은 신의칙에 위반한 조건성취방해에 해당하므로, 해제조건성취를 주장할 수 있고, 사납금 미납액은 임금에서 공제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 공제는 적법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합의를 해제조건부 증여 또는 채무면제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도 없고,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자의에 의한 퇴직이 신의칙에 위반한 조건성취 방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에서 기지급 코로나지원금 상당액을 임의로 공제함으로써 동액 상당의 임금을 미지급하였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고, 원심도 이와 같은 결론이어서 정당하며, 거기에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으므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에 의하여 원심판결의 판결문 제2면에 있는 증거의 요지 중 두 번째 행인 ‘1. 증인 C, D의 각 일부 법정진술’은 잘못된 기재임이 분명하므로 이를 삭제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김청미(재판장) 박현기 허경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