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판결

춘천지방법원 2024. 6. 18. 선고 2023가단33401 판결

2023

주문

1.

원고(반소피고)들의 본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본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반소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F 지역에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 운송사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다음 표 기재와 같이 피고의 근로자였던 사람으로서 택시운전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근로형태 및 임금지급방식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할 당시 근무일의 총 운송수입금에서 일정액의 기준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 이하 '기준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은 원고들의 수입으로 하며, 피고로부터 기본급 및 각종 수당 등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다.

다.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실시

1)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을 신설하였다.

2)

이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2009. 6. 26. 대통령령 제21572호로 개정된 것) 제5조의2에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이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라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말하고,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게 되었다.

3)

위와 같이 개정된 최저임금법과 시행령 규정은 부칙(제8818호, 2007. 12. 27.) 제2호에 따라 피고 회사가 소재한 F의 경우 2010. 7. 1.부터 시행되었다.

라.

피고의 임금협정

1)

피고와 그 근로자들이 소속된 G단체 F지역 기업별 노동조합은 2010. 7.경 근로시간을 1일 6시간(월 135시간)으로 정하는 임금협정(이하 '2010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그 중 주요 부분은 아래와 같다.

2)

피고와 그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2012. 3. 3. 임금협정(이하 '2012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은 변경사항을 제외하고는 2010년 임금협정과 대체로 동일하다.

3)

피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2014. 2. 17.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는데(이하 '2014년 임금협정'이라 한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은 변경사항을 제외하고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포함하여 2012년 임금협정과 대체로 동일하다.

4)

피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2016. 3. 11. 임금협정(이하 '2016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은 변경사항을 제외하고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포함하여 2014년 임금협정과 대체로 동일하다.

5)

피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2018. 3. 12. 임금협정(이하 '2018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은 변경사항을 제외하고는 2016년 임금협정과 대체로 동일하다.

6)

피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2020. 1. 14. 임금협정(이하 '2020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은 변경사항을 제외하고는 2018년 임금협정과 대체로 동일하다.

7)

피고와 그 소속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2021. 4. 8. 임금협정(이하 '2021년 임금협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은 변경사항을 제외하고는 2020년 임금협정과 대체로 동일하다.

마.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법정 최저임금은 아래와 같다.

바.

강원도 택시운임 및 요율 변동

피고의 사업장소가 포함된 강원도의 택시 운임·요율의 변동내역(중형택시 시준) 및 그 인상률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1 내지 13호증, 을 제18 내지 2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와 소속 근로자들이 체결한 2010년 이후의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단축 합의(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는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형식적으로 단축하는 방법을 통해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모두 무효이다. 원고들에게 적용되어야 하는 소정근로시간은 F의 동종업계의2010년 이전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소정 근로시간(8시간)이므로, 피고는 소정근로시간8시간에 따라 원고들의 최저임금과 퇴직금을 다시 산정하여 실제 지급한 임금, 퇴직금과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 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 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소정근로시간은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므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유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2010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으로 정하고 있었는데, 2012년 임금협정, 2014년 임금협정, 2016년 임금협정에서 1일 5시간으로, 2018년 임금협정에서 1일 4시간, 2020년 임금협정, 2021년 임금협정에서 1일 3.5시간으로 순차적으로 단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형태에 변경이 없음에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강행규정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한 이상 피고가 원고들에게 소정근로시간 8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최저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인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수당 등을 산정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통상임금, 최저임금법상 비교대상 임금의 시간급 등을 산정하는 데 기초가 된다. 반면, 판례는 근로기준법 제50조가 정한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말한다고 하고 있어, 소정근로시간과 실근로시간은 개념상 구분되는 것으로, 양자가 양적으로 반드시 일치해야만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유효하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원고들은 피고에게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면서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기준운송수입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은 원고들이 보유하고, 피고로부터 위 기준운송수입금에 따른 일정액의 기본급 및 수당을 지급받는 방식으로 근무하여 왔다. 피고는 위와 같이 원고들이 피고에게 지급하는 기준운송수입금을 주요한 재원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근로형태 및 임금체계 등의 특성상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근무 여부나 운행형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바,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고, 노사합의로 정한 소정근로시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고 보아야 한다.

②

이 사건 특례조항이 제정된 후 강원도는 2013년경부터 택시운송사업자 사납금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택시요금을 인상하고,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질적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에 앞서 본대로 강원도의 택시 운임은 2009. 5.경 기본요금 1,800원에서 2,200원, 거리운임 171m당 100원에서 165m당 100원으로 증가하였고, 2013. 5.경 기본요금 2,200원에서 2,800원으로, 거리운임 165m당 100원에서152m당 100원으로 증가하였으며, 2019. 4.경 기본요금 2,800원에서 3,300원으로, 거리운임 152m당 100원에서 133m당 100원으로 증가하여 기본요금 기준으로 약 83.33%<2> 인상된 반면, 2014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기준운송수입금은 2012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금액과 비교해 6,000원이 증가하는 것에 그쳤고, 2016년과 2018년 각 임금협정에서의 1일 기준운송수입금 액수도 3,000원이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이에 더하여 2015년경부터 택시호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종전의 배회 영업형태(손님이 나타날 때까지 운행하는 방식)에서 대기식 영업형태(특정한 장소에서 대기하다가 호출을 받아 운 행하는 방식)로 근무형태가 대폭 변화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변화로 2017년 강원도 택시의 일평균 주행거리가 2013년 대비 265.56km에서 242.53km로, 일평균 영업거리도 135.76km에서 118.36km로 줄어든 반면, 1대당 일평균 운송수입금은 136,839원에

서 141,845원으로 늘어나는 등 택시운행수입이 향상되었고, 2019년 택시요금이 인상된 후에는 강원도 일반택시의 1일 주행거리가 299.68km에서 241.76km로, 영업거리도156.9km에서 121.95km로, 영업횟수 역시 37.95회에서 34.43회로 줄어든 반면, 1일 평균운송수입금은 181,222원에서 195,974원으로 증가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환경이 개선되었는바,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초과운송수입금은 늘어났을 것으로 보이고, 기준운송수입금 납부를 위한 운행시간은 단축되었음을 추단할 수 있다.

③

위와 같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환경 및 근무시간이 변화하였던 점, 이 사건 특례조항이 제정된 후 강원도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처우개선 정책을 추진하여 기준운송수입금 인상을 억제하였던 점 등 상황의 변화, 즉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영업거리 감소, 운송수입금 증가 등 근무형태, 운행시간의 변화 및 택시운전근로자들에 대한 처우개선 정책 등과 같은 사정들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내용에 반영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반드시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졌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④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으로 피고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다. 이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실제근로시간으로 산정할 경우 피고로서는 수익구조에 의한 경영상 어려움에 대비하여 기준운송수입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강원도의 정책으로 인해 기준운송수입금의 인상은 최대한 억제되었다. 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는 오직 기준운송수입금을 기준으로만 세금, 건강보험료 등을 부과받는 측면이 있었기 때문에 원고들로서도 기준운송수입금이 동결되거나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그 납부의 부담을 덜고 근무환경 변화 등으로 늘어난 운송수입금 중 초과운송수입금을 더 보유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즉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낮은 소정근로시간에 합의하는 대신 기준운송수입금 인상을 피할 수 있다면 이와 같은 합의가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⑤

만약 원고들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전후 근로시간 변경이 없다는 등의 사유로 위 합의를 무효로 본다면, 피고로서는 원고들에게 기존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 의무를 부담하게 되면서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함을 전제로 그간 택시운임에 비하여 소폭 인상에 그쳤던 기준운송수입금은 그대로 고정됨으로써 피고 운영의 재원이 대폭 감소하게 되는바, 이와 같은 사정은 피고와 근로자들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당시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인데다, 피고의 재무 상황의 현저한 악화로 인하여 피고의 현재 근로자들의 이익에도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불합리하다.

⑥

최저임금법과 이 사건 특례조항은 단순히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소정근로시간으로 산정된 시간당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줄 것을 규정하고 있을 뿐이므로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노사가 자유롭게 합의할 수 있다. 즉 피고와 노동조합이 모두 각자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교량한 후 진정한 의사에 따라 고정급 비율의 강화라는 이 사건 특례조항에 반하지 않는 임금 구조를 만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명시적인 합의를 이루었다면 그 결과가 전체적으로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불리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한 그 합의는 존중될 필요가 있고,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볼 만한 사정이나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이와 같은 단축 합의를 신뢰하고 장기간 형성된 법률관계를 사후적으로 쉽게 무효화하여서는 안 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예비적 반소에 관하여

피고의 예비적 반소는 원고들의 본소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구하는 것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본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피고의 반소는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6. 6. 29. 선고 2006다19061, 19078 판결 참조),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피고가 제기한 예비적 반소는 소송이 재판에 의하지 않고 끝난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반소비용에 관하여 판단하지 않는다(대법원 2018. 4. 6.자 2017마6406 결정 참조)].

판사 이선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