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5. 9. 5. 자 조합원 자격정지 1년 6개월의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등
원고는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직원이고, 피고는 이 사건 회사사업장 소속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한 노동조합이다.
원고는 2014. 5. 1.부터 2020. 4. 30.까지 피고의 위원장 지위에 있었다가, 2023.5. 9.경 이 사건 회사의 새로운 노동조합(이하 '복수노조'라고 한다)을 설립한 사람이다.
관련 제명처분 및 그 취소
피고는 2023. 6. 26. 원고가 피고 위원장인 D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D등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제명처분(이하 '관련 제명처분'이라 한다)하였다.
원고의 위 명예훼손 혐의와 관련하여 강원평창경찰서는 2023. 8. 8. 불송치결정을 하였고, 검사도 2024. 4. 11.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원고가 평창군에 관련 제명처분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그 시정을 요청하자, 피고는 2023. 12. 29. 관련 제명처분을 취소하였다.
원고의 피고 조합원 지위와 관련한 다툼
한편, 피고 대의원회는 2023. 8. 10. 피고 규약을 개정하여 '피고 간부(대위원)로서 타 복수노조에 가입 시 제명처리한다'(제11조 제5항), '타 노조의 간부(대의원)로 활동하는 조합원은 피고에서 제명처리한다'(제11조 제6항)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피고 대의원회는 2023. 9. 1. 규약을 재차 개정하여 신설된 위 규정들을 삭제하고, '피고 조합원의 타 복수노조의 이중가입을 금지하고, 타 복수노조 가입 시 자동탈퇴한다'는 취지의 규정(제11조 제5항)을 두었다.
원고는 2024. 3. 27. 및 2024. 4. 16. 피고를 상대로 관련 제명처분이 취소되었으므로 피고 조합원 지위를 회복시켜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2023. 5. 9.경 복수노조를 설립하여 더 이상 피고 조합원 지위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원고의 요청을 거절하였다.
피고는 2024. 12. 12. 임시총회(이하 '관련 임시총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2023. 8.10. 자 및 2023. 9. 1. 자 각 규약 개정에 관한 피고 대의원회 결의를 추인하는 내용의 결의를 하였다.
원고는 2024. 7. 11. 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에 피고를 상대로 원고가 피고 조합원의 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2024가합10305).
위 법원은 2025. 5. 1. '원고가 복수노조를 설립한 2023. 5. 9.경에는 피고 규약에서 별개의 노조활동을 하는 조합원에 대하여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거나 제명시키는 규정이 없었고 달리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탈퇴의사를 표시한 적도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 조합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피고는 두 차례 개정된 규약에 따라 원고가 복수노조 이중가입으로 자동 탈퇴되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두 차례의 규약 개정이 소급효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 대의원회에게 제명에 대한 규약을 변경할 권한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관련 임시총회의 추인도 효력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가 이에 항소하였으나, 항소이유서 미제출을 이유로 항소가 각하되어 제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위 조합원지위확인소송의 제1심과 항소심을 통틀어 이하 '관련 민사소송'이라 한다).
이 사건 공고문 게시 등을 사유로 하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원고는 관련 제명처분이 내려진 후 취소되기 전인 2023. 8. 17. 이 사건 회사 직원식당에 복수노조 위원장 명의로 별지와 같은 글(이하 '이 사건 공고문'이라 한다)을 게시하였다.<1> 원고는 이 사건 공고문 게시와 관련하여 이 사건 회사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이 문제되자 게시 다음 날인 2023. 8. 18. 이를 수거하였다.
이 사건 공고문 내용 중 피고가 문제삼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25. 8. 5. 원고에 대하여 복수노조 설립 및 이 사건 공고문 게시와 관련한 징계절차를 개시하면서 그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였다. 피고는 2025. 8. 25.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제명을 의결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는데, 징계사유는 아래와 같다.
원고는 위 제명처분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다. 피고 징계위원회는 2025. 9. 5. 원고에 대한 제명처분을 취소하고 조합원 자격정지 1년 6개월로 징계를 변경하여,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원고에게 내려진 징계처분을 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피고 규약
피고 규약 가운데 이 사건 쟁점과 관련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6, 9, 10, 11, 14, 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징계처분은 아래와 같은 하자가 있어 무효이므로, 이에 대한 확인을 구한다.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공고문 게시 당시 원고는 피고 규약 제51조 제2호 단서에 따라 피고의 조합원이 아니었다. 또한 원고는 복수노조 조합 활동의 일환으로 이 사건 공고문을 게시한 것인바, 원고의 이 사건 공고문 게시가 피고 조합원의 지위에서 피고 규약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설령 원고의 이 사건 공고문 게시가 피고 조합원의 지위에서 한 행위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 내 비리척결, 자정작용을 통한 근로조건의 유지 · 개선 및 근로자의 복지증진 등을 도모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으로 이를 게시하였고, 그 내용 역시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에 해당하므로, 조합원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여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복수노조 설립 및 가입 권유는 피고 규약 제48조가 규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이는 확정된 관련 민사소송 제1심 판결에 비추어 보아도 명백하다.
원고에 대한 위 각 징계사유 전부 또는 일부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의 전후 경과에 비추어 보면, 징계 양정이 현저히 가혹하거나 객관적 타당성이 결여되어 위법하다.
판단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정당한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징계 양정도 위법한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에 해당하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그 구체적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징계사유 존부
관련 법리
노동조합은 근로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자주적으로 결성한 임의단체로서 그 내부운영에 있어서 조합규약 및 다수결에 의한 자치가 보장된다. 따라서 노동조합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규약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조합원 개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필요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 · 제한하거나 강행법규에 위반되지 아니한 이상 일종의 자치적 법규범으로서 국가법질서 내에서 법적 효력을 가진다(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0다65086 판결 등 참조). 또한 그 법적 성질을 자치법규로 보는 이상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그 규범적인 의미 내용을 확정하는 법규해석의 방법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507 판결 등 참조).
유인물로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 신용, 명예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그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그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근로조건의 유지 ·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 증진 기타 경제적 ·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이는 근로자들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13544 판결, 대법원1997. 12. 23. 선고 96누11778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 공고문 게시 행위
먼저 원고의 이 사건 공고문 게시가 피고 조합원으로서 그 지위에서 한 행위인지에 관하여 살핀다.
피고가 2023. 6. 26. 원고에 대한 관련 제명처분을 하였다가 2023. 12. 29. 관련 제명처분을 취소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는 평창군 등에 관련 제명처분이 위법하여 소급적으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다투었고, 관련 민사소송에서도 피고의 2023. 12. 29. 자 관련 제명처분 취소가 소급효가 있다는 전제로 주장한 점, ② 피고도 2023. 12. 29. 자 관련 제명처분 취소의 소급효를 부인하지 않고 있는 점(피고 2025. 12. 5. 자 준비서면 10면 참조), ③ 관련 민사소송 제1심 판결도 관련 제명처분에도 불구하여 계속하여 피고의 조합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전제에서 원고의 조합원 지위를 확인한 점, ④ 피고 규약 제51조 제2호 단서는 재심청구나 소송제기에 징계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는 효력이 없다는 의미일 뿐, 피고가 임의로 하는 징계처분 취소에 소급효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닌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의 2023. 12. 29. 자 관련 제명처분 취소는 관련 제명처분 시로 소급할 의사로 행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공고문 게시를 복수노조 위원장 명의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 원고는 피고 조합원 지위에 있었으므로, 원고의 이 사건 공고문 게시는 피고 조합원의 지위에서 한 행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공고문 게시 당시 피고의 조합원이었고, 피고 조합원의 지위에서 이 사건 공고문 게시행위를 하였다고 판단된다.
다음으로 이 사건 공고문 게시가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으로써 징계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 갑 제16, 17, 19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이 사건 공고문 게시행위는 조합원으로서 정당한 활동 범위 내지 표현의 자유 영역에 속하므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공고문에서 피고가 징계사유로 삼은 부분 가운데 사실을 적시한 것은 '폭행, 공금 횡령자들이 단순히 노조에 직책을 가지고 있고 협조한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유예하고 있다'는 부분에 한정된다고 보인다.
그 외에 '노조라는 거대 권력에 밀려 소신껏 일하는 직원들은 진급은 요원하고 오히려 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정의와 원칙, 신념을 망각하고 노동조합의 권력과 비리에 협조해야만 진급하고 요직에 근무 할 수 있는 작금의 현실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는 부분은 다소 자극적이고 과장된 표현에 해당하기는 하나, 증거에 의하여 증명되는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기보다는 원고의 비판적 견해 표명에 불과하다고 보인다.
원고가 사실을 적시한 부분 중 '폭행'에 관하여 본다.
피고는 피고 위원장 D가 피고 상위 단체의 행사에서 이 사건 회사의 인사팀 선임 F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회사 인사규정 제47조 제19호는 '사업장 내외에서 상사, 동료 간 폭력을 행사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피고 규약 제48조 제4호는 '폭행 난동으로 질서를 문란케 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피고 위원장 D가 상급 단체의 행사에서 이 사건 회사의 직원이자 피고 조합원인 F를 폭행한 것은 이 사건 회사 인사규정 및 피고 규약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데, D는 이 사건 회사 및 피고로부터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폭행' 부분은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가 사실을 적시한 부분 중 '공금 횡령자들'에 관하여 본다.
이 사건 회사 객실 프론트 직원들은 2019년경 회원권을 임의로 이용하여 비회원에게 비회원가로 객실을 판매한 후 회원가와의 차액을 취득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의 대의원이었던 G은 2019년 당시 이 사건 회사의 'H'의 객실책임자로서 그와 같은 회원권 유용 행위를 하였다. 그런데 G은 이와 관련하여 징계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019년경에 회원권을 유용한 G이 징계를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회원권의 유용을 지시한 자가 원고인지 여부는 위 사실이 허위인지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공금 횡령자' 부분은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이 사건 공고문은 허위사실을 포함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그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의 자정 또는 복수노조와의 경쟁을 통한 근로자의 근로조건의 개선 및 복지향상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복수노조의 설립 및 가입 권유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복수노조 설립 및 가입 권유는 피고 규약이 정하는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
조합원의 징계사유를 규정하고 있는 피고 규약 제48조는 복수노조의 설립 및 가입 권유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피고 규약 제48조 제1호는 '조합의 강령, 규약을 위반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피고 강령 제2조는 '우리는 견고한 단결로서 조합 이념의 확립과 재정의 자립으로 건전한 민주 노동조합의 발전을 기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복수노조의 설립 및 가입 권유가 추상적인 내용의 위 규정을 위반한 행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의 복수노조 설립 및 가입 권유로 인하여 피고의 단결이 저해되었다고 인정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복수노조 설립 및 가입 권유가 피고 규약 제48조 제1호 위반으로써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피고 규약 제48조 제6호는 '기타 조합의 본분을 위배하여 고의로 중대한 과오를 범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은 고의 · 중과실로 조합의 목적 달성을 방해하는 행위를 포괄적 · 예시적으로 징계사유로 규율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5조 제1항은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노동조합 조직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단순한 복수노조 설립 등은 피고 규약 제48조 제6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징계 양정 부당 여부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1999. 10. 8. 선고 99두6101 판결, 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설령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가 전부 또는 일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해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의 이 사건 공고문 게시가 있은 날로부터 약 2년 정도 경과한 시점이자 원고가 복수노조를 설립한 날로부터 2년 3개월 정도 경과한 시점에 이루어졌다. 이 사건 공고문은 피고의 다른 조합원들을 포함한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에 대하여 복수노조 가입을 권유하기 위하여 게시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관련 제명처분 당시 원고의 복수노조 설립을 징계사유에 포함시킬 수 있었음에도 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 사건 징계처분이 내려진 시점은 이미 원고의 복수노조 설립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고 원고가 피고의 조합원으로서만 활동하기를 희망하고 있던 때이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이 사건 공고문 게시 및 복수노조 설립 및 가입 권유를 이유로 징계를 할 필요성이 컸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공고문은 주로 원고의 의견을 개진한 것에 해당하고, 구체적 사실을 포함하고 있는 부분도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려우며, 그 목적도 피고 내 비위행위 척결등 피고의 발전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사용한 표현의 형식과 내용이 모욕적이거나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는 문구가 사용되지도 않았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공고문을 피고 조합원이 아닌 복수노조 위원장 명의를 사용하여 게시하였으므로, 이를 보는 사람들이 비판적 시각을 유지한 채 이 사건 공고문을 읽었을 가능성도 크다고 보인다.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공고문을 게시한 바로 다음 날 이를 수거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고문의 게시로 인해 피고에게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의 복수노조 설립 및 가입 권유로 인하여 피고의 단결권이 중대하게 침해되었다고 볼 증거도 없다. 오히려 복수노조와의 경쟁으로 피고의 관료화나 부정부패 등의 발생 가능성이 감소하고, 피고 운영의 민주성 및 투명성이 제고됨으로써, 피고의 단결권 공고화, 이 사건 회사 근로자 전체의 근로조건 개선 및 복지향상 등의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보인다.
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1년 6개월이라는 장기간 동안 원고의 피고 조합원으로서의 모든 권리 및 의무를 정지시키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오는바, 앞서 든 징계사유나 징계의 필요성 정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평가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하경(재판장) 이덕균 구성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