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먼저 직권으로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피고의 재심판정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는 사실을 보면, 원고는 1983.6.15 소외 ○○건설주식회사에 포크레인 운전공으로 취업하여 사우디아라비아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다가 1983.12.6 정신분열증 증세를 일으켜 같은달 15일 귀국조치를 당하였는데, 원고가 1988.3.28 노동부에 위 질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해 줄 것을 심사중재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청이 원고의 질병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고,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중재신청을 하자 피고가 원고의 위 심사중재신청이 근로기준법 제93조 규정의 재해보상청구권 행사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한 이후의 신청이라는 이유로 1988.6.10 원고의 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던 바, 소멸시효는 재해보상 청구권자가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회복하였을 때부터 진행한다고 할 것이고 원고는 그동안 정신분열증으로 심신장애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피고가 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아 원고의 심사중재신청을 각하한다고 판정한 것은 소멸시효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피고의 위 심사중재판정의 취소를 구한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90조에 의하면 같은 제88조, 제89조에 의한 심사나 중재에 관한 결정을 직접 소송의 대상으로 규정하지 아니하였고, 그 심사중재의 내용 여하를 불문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에 관한 사항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심사나 중재에 관한 결정은 행정처분이 아니고 권고적 성질을 갖는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관계자의 권리의무에 법적효과를 미치는 행정처분으로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소송은 행정처분이 아닌 피고의 심사중재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부적법한 소라 할 것이므로 이를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