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법원판결

고등법원 1989. 2. 16. 선고 88구6421 판결

판결요지

먼저 직권으로 원고가 취소를 구하는 피고의 재심판정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는 사실을 보면, 원고는 1983.6.15 소외 ○○건설주식회사에 포크레인 운전공으로 취업하여 사우디아라비아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다가 1983.12.6 정신분열증 증세를 일으켜 같은달 15일 귀국조치를 당하였는데, 원고가 1988.3.28 노동부에 위 질병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해 줄 것을 심사중재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청이 원고의 질병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고,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중재신청을 하자 피고가 원고의 위 심사중재신청이 근로기준법 제93조 규정의 재해보상청구권 행사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한 이후의 신청이라는 이유로 1988.6.10 원고의 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던 바, 소멸시효는 재해보상 청구권자가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정상적인 정신상태를 회복하였을 때부터 진행한다고 할 것이고 원고는 그동안 정신분열증으로 심신장애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피고가 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보아 원고의 심사중재신청을 각하한다고 판정한 것은 소멸시효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으므로 피고의 위 심사중재판정의 취소를 구한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90조에 의하면 같은 제88조, 제89조에 의한 심사나 중재에 관한 결정을 직접 소송의 대상으로 규정하지 아니하였고, 그 심사중재의 내용 여하를 불문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에 관한 사항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심사나 중재에 관한 결정은 행정처분이 아니고 권고적 성질을 갖는 행위에 불과한 것으로 관계자의 권리의무에 법적효과를 미치는 행정처분으로 볼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소송은 행정처분이 아닌 피고의 심사중재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부적법한 소라 할 것이므로 이를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