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원심의 형(징역 2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2012고합283 횡령)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 AI의 실질적인 동의를 얻었다는 전제 하에 보관 중이던 피해자 명의 승용차를 처분했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반환 요구에도 불구하고 위 승용차를 반환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위 승용차를 처분한 경위 등을 고려하면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실질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직권 판단(공소장 변경)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횡령의 점에 관한 종전의 공소사실을 아래 3의 가. 항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으로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은 이를 허가하였다.
따라서 당심에서는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원심판결에 위와 같은 직권 파기 사유가 있더라도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한 검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변경된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0. 4. 10.경 서울 서초구 AF 소재 AG 중고자동차매매상사에서, 피해자 AI이 AH으로부터 회사 운영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차량을 구입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현대캐피탈에서 대출을 받아 약 4,900만 원에 구입한 AJ 벤츠 승용차(이하 '이 사건 승용차'라 한다)를 피고인이 인도받아 유리한 조건으로 즉시 되팔고 그 대금으로 할부금을 먼저 갚고 나머지 돈은 AH에게 지급해 달라는 취지로 위 승용차를 인도받아 피해자를 위해 보관하게 되었다.
그러나 피고인은 2010. 5. 일자미상경부터 2010. 9. 일자미상경까지 약 4개월 동안 피해자 몰래 성명불상자에게 소위 대포차로 인도하기로 마음먹고, 위 약정과 같이 이 사건 승용차를 바로 매각하여 피해자가 부담한 할부 채무를 변제하지 않고 임의로 운행하면서 그 소유자인 피해자로 하여금 고액의 이자와 각종 과태료를 계속 부담하게 하였는데, 이러한 사정을 잘 모르던 피해자로부터 직접 또는 AH을 통해 이 사건 승용차가 매각되지 않고 있으니 이를 즉시 피해자에게 반환해 줄 것을 수차례 요구받음으로써 더 이상 위탁관계가 존재하지 않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위 승용차의 반환을 거부하고, 2010. 9. 일자불상경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성명불상자에게 이 사건 승용차를 임의로 처분하여 횡령하였다.
판단
횡령죄는 위탁관계에 의하여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이를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는 것으로 불법영득의 의사를 표현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성립하고, 다만 피해자의 승낙이 있거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한 때에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7. 14. 선고 92도27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심 및 당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AH은 피해자와 함께 농산물유통업을 하던 중 2010. 3. 무렵 자금 압박을 받다가 후배를 통해 피고인을 알게 되었고 그 무렵부터 피고인과 피해자 명의 계좌 등을 이용하여 금전거래를 해 온 사실, ② 그러던 중 피고인의 알선으로 피고인, 피해자, AH은 2010. 4. 7. 서울에 있는 중고자동차매매상사에서 할부를 이용하여 피해자 명의로 이 사건 승용차를 구입했고 그 즉시 피고인이 넘겨받아 보관한 사실, ③ AH은 경찰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승용차를 구입하기 전에 피고인으로부터 급전으로 2,000만 원 가량을 빌리고도 사업 자금이 더 필요해 피고인으로부터 '할부를 이용해 피해자 명의로 승용차를 구입한 다음 되팔아 현금을 융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제의를 받고 위 승용차를 피해자 명의로 구입했는데, 피고인이 막상 이를 수리한다는 명목으로 가져간 후 돌려주지 않았을 뿐이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으로부터 빌린 돈에 대한 담보로 제공한 것이 아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점, ④ 피고인의 주장대로 이 사건 승용차가 담보로 제공되었다면 위 승용차를 구입할 당시 피고인과 AH 사이에 기존의 채권·채무액을 확정하는 등 양도담보계약에 관해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어야 할 것임에도, 위와 같은 약정이 체결되었음을 엿볼 별다른 사정도 없고 위 채권·채무액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은 수사기관 이래 당심에 이르기까지 수회 바뀌고 있는 점, ⑤ 피고인의 주장대로 양도담보계약이 체결되었다면 피고인이 피해자나 AH에게 알리지 않은 채 2010. 9. 일자불상경 성명불상자에게 이 사건 승용차를 담보로 제공하고 2,200만 원을 빌려 사용할 이유가 없고 나아가 위 계약에 따른 정산을 하지 않을 이유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AH으로부터 이 사건 승용차를 처분하여 현금을 융통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뿐이고 위 승용차에 관하여 피고인과 AH 및 피해자 사이에 별도의 양도담보계약이 체결된 바 없음에도, 위 승용차를 보관하던 중 AH 및 피해자의 반환요구를 거절하다가 임의로 처분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충분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항소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 파기 사유가 있고 검사의 항소도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