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등법원판결

광주고등법원 2019. 4. 18. 선고 2018노134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의 유죄부분, 피고인 C의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피고인 주식회사 G, 유한회사 H에 대한 부분을 각 파기한다.

피고인 A, C에 대한 형을 각 징역 2년으로, 피고인 주식회사 G에 대한 형을 벌금 5,000만 원으로, 피고인 유한회사 H에 대한 형을 벌금 2,000만 원으로 각 정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각 3년간 피고인 A, C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G, 유한회사 H에게 위 각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별지 무죄일람표(1) 기재의 허위 매출세금계산서 발급 및 별지 무죄일람표(2), (3), (4) 기재의 거짓 기재 매출세금계산서 발급으로 인한 각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G에 대한 공소사실 중 별지 무죄일람표(1) 기재의 허위 매출세금계산서 발급 및 별지 무죄일람표(5) 기재의 거짓 기재 매출세금계산서 발급으로 인한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 피고인 유한회사 H에 대한 공소사실 중 별지 무죄일람표(3) 기재의 거짓 기재 매출세금계산서 발급으로 인한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 판결 중 각 무죄부분의 요지를 공시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의 무죄부분 및 피고인 B, D 주식회사, E, F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주식회사 G, 유한회사 H

1)

사실오인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피고인 A, 피고인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 유한회 사 H(이하 'H'이라 한다)의 허위 매출세금계산서 발급 및 거짓 기재 매출세금계산서 발급으로 인한 조세범처벌법 위반의 공소사실 중에는, 실제로 재화 또는 용역을 거래하였거나 거래금액을 부풀리지 않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내용들[피고인 A : 별지 무죄일람표(1) 내지 (4)에 기재된 내용들, 피고인 G : 별지 무죄일람표(1), (5)에 기재된 내용들, 피고인 H : 별지 무죄일람표(3)에 기재된 내용들]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 피고인들의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은 각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C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 A, B, C의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 및 피고인 B의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

회사의 대표이사가 보관, 관리하고 있던 회사의 비자금이 인출, 사용되었음에도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주장하는 사용처에 사용된 자금이 그 비자금과는 다른 자금으로 충당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회사의 대표이사가 주장하는 사용처에 비자금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고 오히려 비자금을 대표이사의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점에 대한 신빙성 있는 자료가 많은 경우 등에는 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돈을 불법영득의 의사로써 횡령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다.

그런데 피고인 C는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비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그의 변소에 부합하는 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D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접대비 지출내역, 현금 지출 자료 등에 의할 때 회사자금의 공식적인 지출 외에 비자금을 조성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돈은 피고인 C가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소비하여 횡령하였고, 피고인 A도 이를 알고 가담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D의 최대주주로서 실질적 지배자는 피고인 B인 점, 피고인 B의 개입 없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가공거래 및 자금세탁이 이루어질 만큼 피고인 A와 피고인 C의 신뢰관계가 깊지 아니한 점, 피고인 B이 D의 경영과 자금관리에 깊이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는 점, 피고인 B의 G에 대한 영향력, 조성된 자금의 전달 방법 및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도 피고인 A, C의 가공거래 및 자금세탁에 가담하였고, 조성된 비자금을 전달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소비하여 횡령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도 원심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C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같이 조성된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거나 불법적인 용도에 사용하여 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피고인 A가 피고인 C의 횡령 범행에 가담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고인 B이 위와 같은 가공거래와 자금세탁에 관하여 피고인 A, C와 공모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조성된 비자금 중 일부를 전달받았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하여, 위 피고인들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및 피고인 B의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 A, B, E, F의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각 업무상배임의 점

원심은 BH BI노동조합(이하 'BI노조'라 한다)의 조합원들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의 기간 동안 항만하역회사들(G, 주식회사 BK, BL 주식회사, 주식회사 BN 등, 이하 같다)에게 부수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수준의 노무만 제공하였으므로, 항만하역회사들이 BI노조에게 정상적인 노무를 제공받았음을 전제로 하는 하역노임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BI노조가 BP(위 항만하역회사들은 모두 회원사에 포함된다)와 맺은 단체 임금협상에서 선박블록에 대한 하역노임을 부피톤(중량톤의 5~12배 이상) 당 3,952원으로 정했음에도, 이와 별도로 각 항만하역회사들과 개별적인 임금약정을 별도로 체결하여 위 단체 임금협상에서 정한 하역노임의 약 1/8.6배 수준(중량톤 당 2,292.73원)으로 다시 하역노임을 정한 것은 조합원들이 선박블록의 하역작업에 관해서는 부수적인 작업만 수행하는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원심 판단의 전제는 잘못된 것이다.

한편, BI노조는 이른바 'closed shop' 협정에 따라 위 각 항만하역회사들이 수행하는 항만하역작업에 독점적·배타적 노무공급권을 주장할 수 있고, 이러한 구체적 작업권에 기초한 하역노임을 청구할 수 있으며, 선박블록 하역작업의 상당부분이 자동화·기계화 되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BI노조의 간부들인 피고인 B, E, F은 BI노조 또는 그 항만연락소 조합원들의 이익을 위하여 선박블록 하역작업에 관하여 항만하역회사가 조합원을 배제하고 자체 인력을 고용하여 하역작업을 할 경우 항만하역회사로 하여금 노무동원의뢰서를 작성·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항만하역회사의 하역작업에 조합원이 고용되도록 조치하고, 하역회사가 노임계산의 기초가 되는 작업 톤수를 축소한 임금전표를 제출하는 경우에도 관련서류의 열람을 요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확하게 노임을 수취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음에도, 항만하역회사들의 이익을 위하여 BI노조로 하여금 하역회사들로부터 축소된 하역노무비를 지급받게 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 B, E, F에게 임무위배행위가 없다거나 배임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A와의 공모관계에 대한 판단도 생략한 채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피고인 A, C, D, G, H에 대한 원심의 형은 각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 A, G, H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A의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

피고인 A는 G의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G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별지 무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고, G의 재화 또는 용역 공급가액을 부풀려서 별지 무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거짓 기재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

또한 피고인 A는 H을 실제 운영하는 자의 지위에서 H의 재화 또는 용역 공급가액을 부풀려서 별지 무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거짓 기재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고, U를 실제 운영하는 자의 지위에서 U의 재화 또는 용역 공급가액을 부풀려서 별지 무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거짓 기재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

2)

피고인 G의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

피고인 G의 대표이사 A는 G이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별지 무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허위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고, G의 재화 또는 용역 공급가액을 부풀려서 별지 무죄일람표(5) 기재와 같이 거짓 기재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

3)

피고인 H의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

피고인 H을 실제 운영자인 A는 별지 무죄일람표(3) 기재와 같이 거짓 기재 매출세금계산서를 발급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피고인 A는 원심에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였다가 이 법원에 이르러서 위 자백을 번복하였다.

살피건대, 주식회사 DO, Y 주식회사, AAS 주식회사(변경전 상호 : AAT 주식회사), DN 주식회사, CI 주식회사 목포지점, EI 주식회사 목포공장, EN 주식회사, 주식회사 DM, S 주식회사, CS 주식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 회신을 포함하여 피고인 A가 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들을 종합해 보면, 이 부분 각 공소사실과 관련된 세금계산서들은 실제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고 그 공급가액에 따라 발급된 것이거나, 위 피고인들과 관계 없는 거래 내용인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A, B, C의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 및 피고인 B의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B, C는 피해자 D의 운영자금을 피해자 D를 위하여 업무상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피고인 B, C, A는 공모에 따라, 피고인 A는 G 명의로 피해자 D에 가공매출을 일으켜 이에 따른 허위의 매출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고, 피고인 B, C는 업무상보관 중이던 피해자 D의 자금을 위 매출세금계산서에 따른 매출대금 명목으로 G의 계좌로 송금하였으며, 피고인 A는 위와 같이 송금받은 돈 중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명목으로 일부를 공제한 나머지 돈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피고인 B, C에게 반환하는 방법으로 2011. 5.경부터 2013. 7.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23회에 걸쳐 피 해자 D의 자금 합계 8억 1,950만 원을 인출한 후, 이를 피고인 B, C의 개인적인 용도로 임의 소비하여 횡령하였다.

2)

원심 판단의 요지

가)

피고인 A, C가 D의 자금을 횡령하였는지 여부

원심은, 피고인 C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가공거래와 자금세탁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위 비자금을 D의 영업을 위한 로비자금 등으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기록상 위 비자금을 구체적으로 어떠한 개인적인 용도에 얼마만큼 사용하였는지를 특정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보기 어려운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C가 위 비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거나 피고인 C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나아가 피고인 C가 위 비자금을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것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인지 여부 등도 전혀 알 수 없으므로 위 비자금을 불법적인 용도에 사용하여횡령하였다고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다고 하여, 피고인 A, C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을 각 무죄로 판단하였다.

나)

피고인 B이 공모하였는지 여부

원심은, 채택증거들을 종합하여도 피고인 B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가공거래 및 자금세탁에 관하여 알고 있었다는 점, 피고인 B이 실질적으로 D의 경영과 자금관리를 주도하였다는 점, G이 실제로는 D의 자회사라는 점 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조성된 비자금을 피고인 B의 조카뻘 인척인 BA이 G으로부터 D에 전달하였다는 사정 및 피고인 B이 처 CU의 계좌로 매월 500만 원 내지 800만 원을 송금하였다는 사정을 보태어 보아도 피고인 B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가공거래와 자금세탁에 관하여 피고인 A, C와 공모하였다거나 그로 인하여 조성된 비자금 중 일부를 전달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하여, 피고인 B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 및 허위 매출세금계산서 발급으로 인한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가)

피고인 C가 D의 자금을 횡령하였는지 여부

(1)

관련법리

회사가 기업활동을 함에 있어서 형사상의 범죄를 수단으로 하여서는 안 되므로 뇌물공여를 금지하는 법률 규정은 회사가 기업활동을 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것이고, 따라서 회사의 이사 등이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 중인 회사의 자금으로 뇌물을 공여하였다면 이는 오로지 회사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라기보다는 뇌물공여 상대방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나 기타 다른 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그 이사 등은 회사에 대하여 업무상횡령죄의 죄책을 면하지 못한다.

그리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러한 법리는 회사의 이사 등이 회사의 자금으로 부정한 청탁을 하고 배임증재를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1도9238 판결 등 참조).

(2)

판단

①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C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조성한 D의 비자금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점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그러나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C가 위 비자금을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하여횡령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C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되어야 한다.

㉮

D는 2008년 하반기 무렵부터 CZ 주식회사(이하 'CZ'이라 한다)에서 하청을 받아 메가블록을 제작하는 일을 하였는데, 선주들의 사전 검사에서 지적을 받아 기간이 지체되면 납기를 지키지 못하여 CZ에서 계속 수주를 받지 못하게 될 위험이 있었다.

㉯

피고인 C는 G과의 가공거래로 비자금을 만들어 선주 검사를 무마하기 위한 로비에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피고인 A의 승낙을 받아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방 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하였다[피고인 A가 피고인 C에게 반환해 준 현금은 D가 G에게 송금해 준 돈에서 부가가치세 및 법인세 명목으로 16%를 공제한 나머지 돈이었기 때문에,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되어 실제로 조성된 비자금은 약 688,380,000원(= 819,500,000원×84%) 가량이었을 것으로 보이고, 위 액수는 '실제로 수령한 돈은 7억 원 미만이었을 것'이라는 피고인 C의 이 법원에서의 법정진술과 거의 일치한다].

㉰

피고인 C는 위와 같이 조성한 비자금을 선주들이 보낸 감독관들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급하거나 그들에 대한 유흥업소 접대비 등으로 사용하였다. 피고인 C는 이 법원에서 현금 500만 원 내지 1,000만 원을 봉투에 담아 선주 감독관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위 비자금의 거의 대부분을 사용하였고 유흥업소 접대비 등으로 사용한 금액은 4,000만 원 미만이라고 진술하였다.

㉱

선주 감독관들은 선주를 대신하여 D가 하청을 받은 선박블록이 기준에 부합하게 제작되는지를 감독하기 위해 파견된 사람들이다. 피고인 C가 위 감독관들에게 선주검사를 무마시켜 달라면서 금품 및 향응을 제공하는 것은 선주들의 사무를 처리하는 감독관들의 청렴성 또는 거래의 청렴성을 해치거나 해칠 위험성이 있는 행위에 해당하고, 제공된 금액 또한 1회당 현금 500만 원 내지 1,000만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한도 내의 영업활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피고인 C의 주장대로 그러한 관행이 관련업계에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합법적인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 C의 위와 같은 비자금 사용은 형법이 금지하는 배임증재 행위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라고 보아야 하고, 이는 오로지 회사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라기보다는 배임증재 행위의 상대방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이나 기타 다른 목적으로 행하여진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②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인 C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로 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피고인 A, B이 위 횡령행위 등을 공모하였는지 여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가 피고인 C의 비자금 사용처에 관해서 알고 있었음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B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의 가공거래와 자금세탁에 관하여 피고인 C와 공모하였다거나, 조성된 비자금을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하기로 공모하였다거나, 비자금 중 일부를 전달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인 A, B의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 및 피고인 B의 각 조세범처 벌법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A, B, E, F의 각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각 업무상배임의 점

1)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이에 대한 판단 근거를 자세하게 설시하면서 ① BI노조 항만연락소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기간 동안 선박블록 하역작업에 관하여 항만하역회사들에게 정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②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 B, E, F이 하역회사들에게 축소된 선박블록 하역노임을 청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 임무에 위배하였다거나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할 수는 없으며, ③ 피고인 B, E, F이 정상적인 노무제공을 전제로 사후적으로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는 수단에 불과한 관련 서류의 열람과 대조요구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 임무에 위배하였다거나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④ 피고인 B, E, F이 선박블록 하역노임을 제대로 지급받기 위하여 정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기존 조합원들에게 오히려 손해를 가하는 행위이므로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 임무에 위배하였다거나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며, ⑤ BI노조에서 선박블록 하역작업에 정상적인 노무공급을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피고인 B, E, F이 단체협약 등에 따라 선박블록 하역작업에 관하여 항만하역회사들에게 자체 인력을 배제하고 조합원들을 사용하라고 요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 임무에 위배하였다거나 배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하면서, 피고인 A가 피고인 B, E, F에게 공모·가담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위 피고인들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나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가)

관련법리

BO와 BH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에서 "상용 및 일용노동자의 고용권은 BO의 회원사가 보유한다. 다만, BH이 공급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에서 "BH의 작업권에 속하는 업무에 있어서는 BH의 조합원 외에는 취업기회를 주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위 단체협약의 규정이 BO 소속 회원사의 하역작업 전반에 관한 노동력은 위 조합원만을 활용하여야 하고 회원사가 그 자체 인력 내지 노동력을 통하여 하역사업을 수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취지의 것으로 볼 수 없고, 오히려 회원사가 그 자체 인력 내지 노동력만으로 하역 사업의 수행이 어렵거나 곤란한 사정이 있어 그 사업수행을 위하여 자체 인력이 아닌 외부 인력 내지 노동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경우 BH 산하 단위노동조합에 소속된 조합원을 공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BH 산하 단위노동조합이 구체적으로 작업권을 갖게 되어 이에 따라 회원사의 사업장에 공급하는 근로자의 채용, 선정, 교체 등의 권한을 근로자를 공급받는 회원사가 아닌 BH이나 산하 단위노동조합이 갖는다는 취지의 것이고, 아울러 이와 같이 BH이나 산하 단위노동조합이 구체적인 작업권을 갖게 된 업무에 있어서는 회원사는 BH 조합원 외에 다른 근로자를 활용하여 그 작업을 수행함으로써 위 조합원들의 취업기회를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취지의 규정에 불과하다 할 것이므로 BH이나 산하 단위노동조합이 위 규정을 근거로 위와 같은 구체적인 노무공급계약을 체결함이 없이 BO의 회원사에 대하여 그 소속 조합원을 하역작업에 공급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거나 BH 산하 단위노동조합의 조합원과 BO의 회원사와의 사이에 사용종속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5. 12. 22.선고 95누3565 판결 참조).

경영상 판단과 관련하여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와 불법이득의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참조).

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들고 있는 여러 사정들과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이 부분 원심판결에는 검사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①

스키드로더 도입 이전(2011년 또는 2012년경 이전)에는 선박블록의 하역작업 중 조합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선박블록에 A형 트레스가드가 설치되지 않은 경우에는 트랜스포터 등이 선박블록을 바지선에 내려놓기 전에 선박블록 아래쪽에 서포트를 운반하여 설치하는 작업이었고, 선박블록에 A형 트레스가드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조합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서포트를 설치하는 작업도 그 특성과 난이도, 사고의 위험성 등 때문에 조합원들이 거의 관여하지 아니한 채 항만하역회사들이 자체 인력으로 수행하였다. 스키드로더 도입 이후(2011년 또는 2012년경 이후)부터는 선박블록 하역작업의 대부분을 더 이상 사람의 힘으로 할 필요가 없게 되었고, 작업의 본질적인 부분은 모두 항만하역회사의 자체 인력과 장비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와 같이 항만하역회사들이 자체의 인력을 이용하여 선박블록 하역작업을 수행한 사실은 있으나, 이를 두고 항만하역회사들이 조합원들의 구체적 작업권을 해치거나 취업기회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②

BI노조는 야간당직 조합원 2명을 선박블록 하역작업 현장에 나가게 하여 항만하역회사나 바지선의 명칭, 선박블록의 수량 등의 내용을 기재하게 하였는데, 이는 하역노무비를 조금이라도 지급받기 위한 조치라고 보인다. 항만하역회사들이 하역작업에 기여가 거의 없는 위 조합에게 작업 톤수를 기재된 것보다 축소하는 방법으로라도 하역노무비 명목의 돈을 관행적으로 지급해왔던 것은 BI노조와의 관계유지를 위한 것으로서 이를 부두를 이용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통행료라고 이해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③

피고인 B, E, F이 하역회사들에게 기재된 작업 톤수대로 하역노무비를 지급할 것을 요구하게 되면, 실제로 정상적인 노무제공이 없었기 때문에 항만하역회사들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지 않았고, 기존에 지급하고 있던 하역노무비마저 지급을 거절하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실제로 항만하역회사들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된 수사가 진행 중이던 2016. 5.경 BI노조에게 더 이상 하역노무비를 지급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또한 선박블록 하역작업에 정상적인 노무제공을 하기 위한 인력확충을 하게 되면 수익을 분배할 조합원 숫자가 늘어나는 반면, 조합수입의 증가는 그에 미치지 못하여 오히려 조합원들의 수입이 기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볼 여지가 있었다.

④

이러한 상황에서 위 피고인들이 항만하역회사들과 마찰을 일으킬 수 있는 조치들을 취하거나 정상적인 노무제공을 위한 인력확충을 하지 않고, 기존대로 축소된 하역노무비라도 계속 지급받는 것이 조합 또는 조합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판단을 한 것에 합리성이 결여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위 피고인들에게 조합 또는 조합원들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⑤

또한, 검사의 주장과 같이 선박블록 노임산정 기준을 중량톤으로 정한 것이 조합원들이 선박블록의 하역작업에 관하여 부수적인 작업만 수행하는 사정을 반영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

4.

검사의 피고인 D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판결 참조).

피고인 D에 대하여 이 법원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고,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피고인 D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5.

결론

가.

피고인 A, G, H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공소사실 중 이 법원이 피고인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무죄로 판단하는 부분과 나머지 부분을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피고인들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피고인 A의 유죄부분, 피고인 G, H에 대한 원심판결을 각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의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나.

피고인 C

피고인의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가 있고, 이 부분은 원심판결 중 피고인의 유죄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에 대하여는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피고인 및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공소기 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

피고인 B, D, E, F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각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각 기각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