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1995. 10. 10.자 해고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995. 10. 11.부터 이 판결 확정일까지 매월 금 1,062,909원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제1의 나.항은 1998. 11. 10.까지의 부분에 한하여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 각 사실은 갑 제3호증의 1, 2(을 제3호증의 3, 4와 각 같다),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제1심증인 C, 환송전 당심증인 D의 각 증언(다만 위 C의 증언 중 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다.
원고는 1990. 7. 1. 피고회사에 가결속절단공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1991. 4. 29. 피고회사 노동조합 광양지부 사무장으로, 같은해 7. 17. 위 조합 광양지부장으로 당선되어 1993. 8. 5.까지 위 조합에서 전임근무를 하였고, 1994. 2. 14. 총무부 인사과(후에 행정관리부 인사노무팀으로 직제가 개편되었다) 산재관리담당 직원으로 전보되었다가 다시 1995. 10. 1. 환경안전팀 병무담당으로 전보되었다.
피고회사는 1995. 10. 16., 원고가 위 1995. 10. 1.자 인사발령을 받은 후 같은달 4.부터 같은달 10.까지 7일간 무단결근하였다는 이유로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10호에 의거하여 1995. 10. 10.자로 원고에게 당연퇴직처분을 하였다(이하 이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원고의 주장의 요지
이사건 처분은 실질적으로는 해고로서, ① 원고가 피고회사 총무부 인사과 직원으로 근무할 당시인 1995. 8.경 피고회사의 부사장, 총무부장 및 인사노무팀장으로부터 당초 입사하였을 때의 보직인 현장업무로의 복귀를 약속받았음에도 피고회사가 1995. 10. 1. 원고를 현장업무가 아닌 사무직인 환경안전팀 병무담당으로 전보 인사조치하였는 바, 원고는 피고회사의 이와 같은 부당한 인사조치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서 결근을 하게 된 것일 뿐, 결코 무단결근한 것이 아니고, ② 또한 1995. 10. 4.부터 1995. 10. 10.까지의 7일간의 기간 중 일요일을 제외한 6일간만 결근하였으며, ③ 단체협약에 의하면 7일 이상의 무단결근자로서 취업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 경우에 한하여 당연퇴직의 사유로 삼고 있는데,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대하여 취업을 계속할 의사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함이 없이 원고를 당연퇴직처리하였을 뿐만 아니라, ④ 피고회사 인사규정에 의하면 7일 이상의 무단결근자로서 취업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된 자에 대하여는 징계면직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러한 징계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친 바 없으므로, 결국 이사건 처분은 무효이다.
이사건 처분의 효력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앞서본 증거들 및 갑 제1호증(을 제6호증과 같다), 갑 제9호증, 을 제5호증의 1, 2(을 제9호증의 35, 36과 각 같다), 을 제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제1심증인 E, F, G의 각 증언(다만 위 G의 증언 중 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어긋나는 듯한 위 C, G의 각 일부증언은 믿지 아니하고 갑 제6, 7, 10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되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 없다.
원고는 피고회사의 노동조합 광양지부장으로 근무할 당시인 1992. 1. 29.부터 같은 해 2. 28.까지 비기성 정신질환 증세로 입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는데, 1993. 8. 5. 위 지부장으로서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피고회사는 원고를 현장근로자로 복귀시키려고 하였으나 원고의 위 정신질환이 완치되지 않자 그 다음해 2. 13.까지 유급으로 자택에서 요양토록 조치하였다.
피고회사는 원고의 정신질환이 좀처럼 완치되지 않자 피고회사 노동조합과 협의한 끝에 1994. 2. 14. 원고를 안전사고의 위험이 덜한 총부부 인사과 산재관리담당 사무직원으로 전보하였는데, 이에 원고는 1995. 6.경부터 피고회사에 대하여 사무직 직원보다 제수당이 많은 현장근로자로 복귀시켜 줄 것을 수차례 건의하는 과정에서 1995. 9. 14, 15, 18, 19, 25, 26. 등 6일에 걸쳐 무단결근을 하기도 하였다.
피고회사는 1995. 10. 1.자 정기인사이동에 즈음하여 원고가 행정병으로 복무한 경험을 참작하여 환경안전팀 병무담당으로 보직변경조치를 하였는데, 원고는 이와 같은 피고회사의 인사이동조치에 불복하여 사전에 결근계를 제출하지도 아니한 채 1995. 10. 4.부터 같은달 10.까지 7일간 무단결근하였다.
피고회사는 원고가 결근 중이던 1995. 10. 6. 원고에게 서면으로 1차 경고장을 발송하였으나 원고의 주소지 변경으로 반송되자 같은달 9. 피고회사의 인사담당직원인 소외 E으로 하여금 원고가 계속 무단결근할 경우 당연퇴직처리할 것임을 통보하게 하고, 다시 같은달 11. 위 E으로 하여금 경고장 사본을 직접 전달하게 하였으나, 원고가 위 7일간의 무단결근에 관하여 피고회사로부터 사후승인을 받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는 커녕 다시 같은달 14.부터 피고회사에 출근하지 아니하자 피고회사는 1996. 10. 16. 원고에 대하여 이사건 처분을 하였다.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7조 제2항 제1호는, 직원이 질병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할 때에는 사전에 증빙서류를 첨부하여 결근계를 제출하여야 하고, 긴급사유 발생시에는 24시간 내에 결근계를 제출하여 사후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조항 제2호는, 결근자의 계속 결근기간 중의 휴일은 결근일수에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피고회사 취업규칙의 하나인 인사규정 제9조 제3항 제3호는, 7일 이상 무단으로 결근을 한 자로서 취업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될 때에는 당해 근로자를 징계 면직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제11조 제3항 제2호는, 징계는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반면,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10호는, 7일 이상 무단결근을 한 직원은 퇴직시키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사건 처분 당시 시행중이던 단체협약 제40조 제6호는, 7일 이상 무단결근을 한 자로서 취업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 직원에 대하여는 당연퇴직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단체협약 제3조는, 이 협약에서 정한 내용은 관계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한 근로기준법과 피고회사가 정한 제규정 및 개별근로계약에 우선하며(제1항), 협약의 기준에 미달하거나 상반되는 일체의 개별근로계약과 제규칙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며, 그 부분은 협약기준에 따른다(제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사건 처분의 성격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 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볼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 처분은 근로 기준법(1996. 12. 31. 법률 제52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7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 할 것인 바, 이사건 처분은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무단결근을 그 사유로 삼은 것으로서 실질적으로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사건 처분에 관한 준거규정
단체협약이 우선적용되는지 여부
7일 이상 무단결근한 자로서 취업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 근로자에 대하여 피고회사의 인사규정 상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징계면직토록 규정되어 있는 반면, 피고회사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상으로는 당연퇴직토록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 바, 피고는, 위 단체협약은 제3조에서 정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인사규정 등 다른 제규정에 우선하여 적용되는 것이므로, 이사건 처분에 관해서도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 앞서 단체협약이 우선 적용되어야 하고, 따라서 이에 있어 인사규정에서 정한 인사위원회의 심의 등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는 없다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구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으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현행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도 같은 취지임)는, 하나의 공장. 사업장 기타 직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의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공장. 사업장 기타 직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규정함으로써 조합원이 아닌 근로자에게는 위와 같은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단체협약의 효력이 미치도록 되어 있고, 피고회사의 단체협약 제4조 제3항도 이와 마찬가지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사건 처분에 관하여 위 단체협약의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이사건 처분 당시 피고회사 노동조합의 조합원이거나, 또는 비조합원인 경우에는 피고회사에 상시 사용되는 원고와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을 때라야 가능하다 할 것이다.
그런데 갑 제1호증, 갑 제11호증의 1 내지 5(갑 제4호증의 5 내지 9와 같다)의 각 기재 및 환송전 당심증인 D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회사 단체협약 제4조 제1항은, 관리부서의 직원은 피고회사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원고는 1994. 2. 14. 관리부서인 총무부 인사과 직원으로 전보됨으로써 조합원으로서 자격이 상실됨에 따라 피고회사 노동조합을 탈퇴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으므로, 이사건 처분 당시 조합원이 아니었던 원고에 대하여 위 단체협약이 당연히 적용된다고 할 수는 없고, 또한 위 구 노동조합법 제37조의 규정에 따라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되는 동종의 근로자라 함은 당해 단체협약의 규정에 의하여 그 협약의 적용이 예상되는자를 가리킨다고 할 것인데, 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원고가 피고회사의 단체협약이 적용되는 조합원과 동종의 근로자라고 볼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이사건 처분 당시 피고회사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의 수가 전체 근로자의 반수에 미달하는 사실은 당사자 간에 다툼이 없으므로, 위 법조 소정의 일반적 구속력에 따라 위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볼 수도 없다.
한편 을 제9호증의 1 내지 48, 을 제10호증의 1 내지 19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회사는 종래 7일 이상 무단결근한 자로서 취업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되는 일부 근로자에 대하여 위 단체협약을 적용하여 당연퇴직 처분을 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단체협약을 우선 적용하기로 하는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원고에 대하여 위 단체협약의 규정을 적용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결국 이사건 처분에 관한 준거규정은 위 취업규칙 내지 인사규정이 되어야만 할 것이다.
취업규칙에 따를 경우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는지 여부
피고가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 제10호에 의거하여 이사건 처분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9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은 제10호로 앞서 본 바와 같이 7일 이상 무단결근을 한 때'를 퇴직사유의 하나로 들고 있는 한편, 제8호에는 퇴직사유의 하나로 '징계면직 처분을 받은 때'를 들고 있으면서 그러한 퇴직사유로 인한 퇴직절차에 관한 규정은 두고 있지 아니하며, 제16조에서는 징계사유와 종류. 절차를 규정하면서, 그 제4항에서 '징계내용과 징계절차는 인사규정에 정하는 바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피고회사 인사규정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제9조 제3항 제3호에서 7일 이상 무단으로 결근을 한 자로서 취업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될 때'를 징계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나, 같은조 제2항의 당연퇴직 사유로는 '무단결근'을 들고 있지 아니하며, 제11조와 제12조에서 징계의 종류, 절차. 재심 및 인사위원회의 구성과 기능, 의결절차 등을 상세히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 없는바, 피고는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에 의하더라도 원고에 대하여 당연퇴직 처분을 할 수 있고, 이에 있어 징계절차를 거쳐야 할 필요는 없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취업규칙 제11조 제1항은, 그 제8호에서 퇴직사유의 하나로 '징계면직 처분을 받은 때'를 들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반드시 당연퇴직 사유만을 규정한 조항으로 보기는 어렵고, 무단결근은 전형적인 징계사유일 뿐만 아니라, 인사규정에서 들고 있는 '7일 이상 무단으로 결근한 자로서 취업을 계속할 의사가 없다고 판단될 때'라는 징계면직의 사유는 취업규칙상의 퇴직사유인 '7일 이상 무단결근을 한 때'라는 요건을 좀더 구체화 내지 강화한 것으로 보여지는 점 등 위 취업규칙과 인사규정상의 당연퇴직과 징계에 관한 규정들을 유기적으로 대비. 검토하여 보면,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은 징계에 관한 대강의 원칙만을 규정하고, 그 나머지 사항들은 모두 인사규정에 위임하고 있으며, 그 위임에 따라 징계에 관한 일반규정으로서 인사규정이 취업규칙의 일부로 마련되어 그 직원들에 대한 피고 회사의 징계권 행사를 규율하고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이사건 처분의 효력은 취업규칙에 터잡은 위 인사규정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만 할 것이지, 취업규칙만을 따로 떼어 그 준거규정으로 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또한 앞서 인정에 부족한 증거들 이외에는 달리 피고회사가 무단결근자에 대하여 취업규칙만에 의하여 당연퇴직 처분을 하여 왔다는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결국 취업규칙에 의하더라도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피고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징계절차의 흠결
그렇다면 원고에 대하여 이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위 인사규정 소정의 인사위원회의 심의 등 적법한 징계절차를 거쳐야만 할 것인데, 피고가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사실은 이를 자인하고 있으므로, 결국 이사건 처분은 나머지 점에 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그 효력이 없다 할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할 것이다.
임금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또한 이사건 처분이 무효인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위 당연퇴직 기간 동안 피고의 수령지체로 인하여 원고가 제공하지 못한 노동에 상응하는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 바, 이사건 처분일 이전 3개월 간의 원고의 평균임금이 금 1,062,909원인 사실은 당사자간에 다툼이 없고, 그 이후 위 금액이 변동되었다고 볼만한 자료를 찾아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사건 처분일의 다음날인 1995. 10. 11.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판결 확정일까지 매월 금 1,062,909원의 비율에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사건 청구는 이유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 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8. 11. 27.
판사 이태운(재판장) 김인겸 노만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