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E 노동조합 지회장이고, 피고인 B은 위 노동조합 사무장이며, 피고인 C과 피고인 D는 위 노동조합 대의원이다.
위 노동조합은 2009. 12. 31. 08:00경부터 2010. 1. 1. 08:00경 사이 "2007년 임금협상교섭" 및 "단체협약해지"와 관련하여 쟁의행위를 하였고, 피해자 F 유한회사는 위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함에 따라 그 시간 동안 공장가동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무직 직원 및 자발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노동조합 조합원을 투입하여 위 쟁의행위에 참석한 조합원의 공장진입을 차단하기 위해 공장 출입문을 시정한 채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고 있었다.
피고인 C은 2009. 12. 31. 14:30경 전남 영암군 G 소재 피해자 회사의 공장동에서, 피고인 B에게 전화하여 "일부 조합원들이 공장 가동에 참여하고 있다, 공장 출입문을 열어주겠다"고 말한 다음 시정된 공장 출입문을 열어주었고, 그 순간 공장 출입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피고인 A, 피고인 B, 피고인 D 등 노동조합 조합원 10여 명은 공장 내부로 들어가 그곳에 있는 와인더 룸(Winder Room)을 무단 점거하였다.
피고인 A은 위 와인더 룸에서 근로를 하고 있던 노동조합 조합원 H과 I에게 "밖으로 나가자, 여기서 뭐하냐, 동참하라"라고 말하여 파업동참을 요구하였고, 피고인 B도 위 H에게 "우리 이런 사이가 아니지 않느냐, 이래도 되느냐, 이러지 말자"고 말하여 파업 동참을 요구하였으며, 피고인 D는 위 와인더 룸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있던 노동조합조합원 J에게 "미친 놈아, 너 뭐하냐, 씹할"이라는 욕설을 하였다.
계속하여 피고인 A은 피고인 B에게 노동조합 조합원을 집결토록 지시하였고, 이에 피고인 B은 조합원들에게 "긴급지침, 즉시 노동조합 집결, 사측과 대치 중, 현재 I, J, H 공장기계 가동 중"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하였고, 위 문자메시지를 받은 조합원 10여 명이 추가로 위 공장 와인더 룸(Winder Room)으로 들어왔으며, 피고인들 등 약 20여 명의 성명 불상의 조합원들은 피해자 회사의 퇴거요구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지 아니한 채 위 공장 와인더 룸(Winder Room)을 무단 점거하고 자발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 조합원 및 사무원들에게 욕설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동하여 위력으로 피해자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를 약 1시간 동안 방해함과 동시에 쟁의행위와 관계없는 비조합원 및 근로를 제공하고자하는 조합원의 업무를 방해하는 방법으로 쟁의행위를 하였다.
공장 와인더 룸을 무단 점거하였는지 여부
공소사실 중 회사의 의사에 반하여 무단으로 공장에 진입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보건대, 사용자의 적법한 직장폐쇄 조치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피고인들이 시정된 공장 출입문을 열고 공장 내부로 들어간 행위가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쟁의행위가 개시된 이후 회사 측에서 출입을 통제하기는 하였지만, 와인더 룸은 평상시에는 모든 회사 직원들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이었던 점, ② 와인더 룸은 제어장치가 있는 컨트롤 룸과 사물함, 식수대, 공구대가 있는 부속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부속공간은 와인더 룸 전체 면적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벽으로 분리된 것은 아니지만 컨트롤 룸과 부속공간 사이에 일정한 간격이 있어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③ 피고인들은 부속공간에 머물렀고 제어장치가 있는 컨트롤룸에는 진입하지 않았으며,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 조합원 및 사무원들은 주로 컨트롤룸에서 제어장치를 조작하고 있었던 점, ④ 피고인들을 비롯한 다른 조합원들이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 조합원과 사무원들의 출입을 방해하지는 않았던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전면적 · 배타적으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2조 제1항 소정의 생산 기타 주요업무에 관련되는 시설을 점거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인들 등 약 20여 명의 조합원들이 공장 와인더 룸을 무단으로 점거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위력으로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였는지 여부
먼저 피고인 A, B의 발언에 관하여 보건대, 발언의 경위와 내용, 피고인들의 와인더 룸에서의 위치나 H, I에 대한 태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A, B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은 정당한 피케팅의 한계 내에 있는 쟁의행위로 봄이 상당하다.
다음으로 피고인 D의 J에 대한 발언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 D가 J에게 욕설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욕설의 내용 등이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J의 의사를 제압할 정도에 이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피고인 D와 J는 같은 부서에 근무한 적이 있고 친분 관계가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감안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D가 폭행, 협박 또는 위력에 의한 실력저지나 물리적 강제로 J를 비롯한 근로를 제공하고 있는 조합원들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증인 H, K 등은 피고인들 뒤에 있던 다른 조합원들도 욕설을 하여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나, 조합원들 중 누가, 어떤 욕설을 얼마나 오래 하였는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진술이 없이 막연히 조합원들이 욕설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위 증인들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들을 비롯한 20여 명의 조합원들이 위력으로 회사의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인들의 쟁위행위가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났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한다.
판사 고상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