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2010. 7. 1. 주식회사 포스코가 회사 방호업무를 담당하는 주식회사포센(2005. 5. 1. 포스코로부터 분사되었다)의 C사업소를 분리하여 신설한 법인이다.
원고는 1991. 2. 18. 포스코에 입사하였고, 2005. 5. 1. 포센에 전직하였으며, 2010. 7. 1. 피고 회사로 전직하여 경영지원실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근무하던 중인 2011. 8. 12. 같은 해 8. 4.자 사직서를 작성하여 회사에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 제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D이 '경영평가결과가 저조하다', '사생활이 문란하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에게 폭언과 모욕적 언사를 하며 심리적 압박을 가하였고, 비상임고문 E를 통하여 '원고가 회사공금을 횡령하였다', '원고가 신입사원 채용에 관여하여 금품을 수수하였다', '원고에게 내연녀가 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하게 하여 원고로 하여금 더 이상 회사생활을 계속할 수 없도록 만들었으며, E를 통하여 원고에게 사직서를 쓰도록 종용하였는바, 원고는 강박에 의하여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한 것이므로 실질적으로 피고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한 것이며, 위 해고는 징계절차 및 징계사유를 충족하지 못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는 피고 회사에 입사하려는 자에게 취직대가로 금품을 요구하고, 회사의 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였으며, 회사 몰래 자신의 퇴직금을 불법적으로 수령하였고, 만취 행동으로 피고 회사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동을 하였으며, 2011. 8. 4. 피고 회사 대표가 사장실에서 원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훈계하자 자리를 박차고 나가 8일 간 무단결근을 하기도 하였는데, 그 사이 위와 같은 비위사실이 드러나게 되자 형사고소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판단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또한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등).
이 사건에서 원고와 피고는 서로 상대방인 피고 회사 대표이사 D 및 원고의 여러 비위사실들 및 허위사실에 관하여 주장 · 입증하고 있으나, 원고가 2011. 8. 4.자 사직서를 작성하여 피고 회사에 제출한 것과 관련하여 원고가 당시의 상황에서 사직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사직서를 작성하였는지, 아니면 피고 회사 및 대표이사 등에 의한 종용과 강박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하였는지가 문제가 되므로 우선 이 점에 관하여 본다.
사직서를 작성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원고는 2011. 8. 4. 오전 8:40경 피고 회사 대표이사이던 D과 단독회의를 하던 중 D이 원고에게 욕설과 모욕적 언사를 하였고, 비상임고문이던 E는 8. 8. 피고 회사의 일부 직원들에게 원고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였고, 8. 10.경 원고에게 전화하여 "사표 쓰고 빨리 신상을 정리해라"는 취지로 말하여 원고는 8. 12. 15:30경 F건물 1층 로비에서 E를 만나 부득이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고 주장하나, 이에 관하여 원고가 제출한 갑 제1호증의 1, 2, 3은 원고의 동료들이 2013. 6. 26. 작성한 사실확인서이고, 갑 제2호증은 원고와 E가 2013. 6. 24. 통화하면서 원고의 그 당시 일에 관한 질문에 E가 기억을 잘 되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답변하는 내용의 녹취록이며, 갑 제3호증은 원고가 2013. 6. 20. 피고에게 복직신청에 대한 회신을 요청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인바, 위 증거들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반면, 원고가 2011. 8. 4.부터 8. 12.까지 무단으로 결근한 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을 제1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1. 8. 9. D에게 '사장님! 저를 버려주십시오' 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먼저 저의 올바르지 못한 행동에 대해 깊이 사죄드리며 용서를 법니다", "그동안 제가 잘못한 사실에 대해서는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부분 또한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모든 상황은 저의 부덕과 부족함으로 사장님께 큰 누만 끼치고 말았습니다. 제가 저지른 일련의 행동에 대해 더 이상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이제 더 이상 사장님을 부르는 것도 뵙는 것도 죄스럽기만 합니다. 부디 저를 버려주십시오. 항상 건강하시길 입니다"라고 기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한편 증인 E는 당시 D의 요청으로 C에 와 있었는데, 원고가 전화를 하여 숙소 휴게실로 찾아와 사표를 내겠으니 회사에 전달해 달라고 하여 숙소 휴게실에서 원고를 만났고, 원고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건네주어 피고 회사에 전달해 주고 대구로 돌아왔다고 서면에 의한 증언을 하고, 증인 D은 그 당시 원고에게 원고의 카드사용 및 인사청탁 등 경영지원실장으로서 품격을 지키라는 등의 업무적인 지적을 하자 원고는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증인이 E에게 사표를 종용하도록 지시한 적이 없으며, E가 원고가 제출한 것이라며 원고의 사직서를 받아왔다는 취지로 서면에 의한 증언을 하고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가 D과 회의하던 중 그 자리를 떠나 2011. 8. 4.부터 8. 12.까지 8일이나 회사에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고 무단으로 결근한 점, 원고는 2011. 8. 10. E로부터 사표를 종용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하나 하루 전인 8. 9. 이미 원고는 D에게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회사를 퇴직하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낸 점, 원고는 2011. 8. 12.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 자신의 사직에 대하여 이의를 하거나 다투지 않다가 약 1년 10개월이 지난 2013. 6. 20.에 이르러서야 피고 회사에 복직신청을 하면서 자신의 사직에 대하여 부당하다며 이의를 제기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당시 원고의 행동으로 비롯된 여러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그 사실에 대한 옳고 그름을 가리기보다 사직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사직서를 작성하여 E에게 제출한 것으로 보일 뿐, D 및 E가 원고에게 사직을 종용하여 원고가 강박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각각의 비위행위들이 사실인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고가 2011. 8. 12. 사직서를 작성 · 제출하고 피고 회사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지급에 관한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근(재판장) 강선아 정현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