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의 원고(반소피고)에 대한 2019. 1. 17.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2019. 1. 18.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5,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반소원고)가 본소 및 반소로 인한 소송비용을 모두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
피고는 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재단이다.
원고는 2016. 4. 15.부터 이 사건 병원의 행정원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에 대한 해임
피고는 2019. 1. 17. 피고의 인사위원회 규정 제4조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이 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고처분이 의결되었다.
피고는 2019. 1. 18. 원고에게 해고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통지하였다. 당시 피고가 원고에게 제시한 해고사유는 다음과 같다.
: ① 퇴직금과 외상대금 등 장기 미지급금 방치 및 4대 보험 과태료 손실과 보고 누락 건, ② 절차와 기준이 없는 사적으로 진행된 급여인상으로 인한 병원 손실, ③ 면허취소 된 한의사 방치로 인한 무자격 의료행위, ④ 인터넷 통신 개인 명의 가입으로 인한 병원 손실과 부당이득, ⑤ 경영 악화 된 상태에서 병원 내에서 진행된 불법다단계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해고의 절차상 위법
피고의 내부 규정은 인사위원회 구성원 중 1인 이상을 직원으로 임명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나, 피고가 개최한 원고에 대한 인사위원회에는 이 사건 병원의 직원이 참여하지 않았다. 또한 근로자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30일 전까지 해고의 예고를 하여야 함에도,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를 해고하면서 해고의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다.
해고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한정된 예산을 우선 순위의 용도에 먼저 사용하였고, 퇴직금의 적립이나 4대 보험료 납부는 급한 용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원고가 이들에 먼저 자금집행을 하지 아니한 것을 잘못이라고 볼 수 없다. 직원들의 급여 인상은 이들의 입사 당시 이루어진 인상 약속을 이행한 것이거나 이들이 담당한 업무의 변경 등을 반영하여 이루어진 것일 뿐이고, 원고는 이를 병원 운영위원회에 보고하여 이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의사면허가 취소된 한의사에 대하여 조치를 취할 책임은 경영진에게 있고, 원고는 이를 방치한 사실이 없다.
피고
징계절차의 위법 여부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행정원장으로서 스스로 업무의 내용을 정하고 수행하여 왔으므로,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의 해고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절차를 준수할 필요가 없다. 피고의 정관 제40조에 따라 피고의 이사회는 간부직원의 임면 사항을 의결할 수 있고, 이사회는 간부직원을 인사위원회에 참여시킬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므로, 간부직원이 인사위원회에 참여하지 아니한 것을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 그리고 원고에 대한 해고사유는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이므로, 근로기준법 제26조에 따라 해고의 예고를 할 필요도 없다.
해고사유의 존재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행정원장으로 근무하면서 4대 보험금 납입을 연체하였고, 그로 인해 피고가 과태료 27,375,600원을 부담하게 되었다. 그리고 원고는 사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일부 직원의 급여 합계 18,678,000원을 임의로 인상하였다. 또한 원고는 한의사 D의 의사면허가 취소된 사실을 알고도 한의사를 교체하지 아니한 채 무면허 진료행위를 방치하였고, 그로 인해 피고는 위 기간 동안 발생한 진료비 중 21,797,936원을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하였고, 무면허 의사인 D에게 급여 26,880,830원을 지급하게 되었으며,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 과징금 48,375,000원을 부과받았다. 원고는 통신 다단계 업체를 통해 병원의 인터넷 TV 결합상품을 개인 명의로 가입하였고, 그로 인해 원고로 하여금 법인 명의로 가입한 경우보다 22,352,316원 상당의 요금을 더 부담하게 하였다.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원고의 업무상 배임행위로 인해 피고는 위 2)항과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또한 원고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방치하고, 병원 내에서 불법다단계 활동을 하였으며, 병원 입구에 총회업무를 방해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거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의 총회 업무와 이 사건 병원의 운영 업무를 방해하였는데, 원고의 이러한 행위들로 인해 피고의 신용 및 명예가 훼손되어 금전으로 계산하기 어려운 영업상 손실이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자료 5,000만 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처분의 절차상 하자에 관하여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는지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갑 제1, 5, 6, 10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원고와 피고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위 계약서는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명시하고 있다.
피고의 정관 제47조 제3항은 ‘임원은 이 조합의 직원을 겸직할 수 없다’라고 정하고 있고,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행정원장으로 근무하게 되면서 피고의 임원직을 사퇴하였는데, 이는 원고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게 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피고의 정관 제53조는 임원의 해임절차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피고는 원고에 대해 정관이 정한 임원의 해임절차가 아닌 징계절차를 진행하였고,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통지서에도 ‘원고를 해고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관하여 최종적인 의사를 결정할 권한은 병원장 또는 이사장에게 있었고, 이 사건 병원의 조직도에도 행정원장은 이사장과 병원장의 아래에 위치해있다.
원고가 맡은 행정원장은 이 사건 병원의 운영위원회를 총괄하는 위원장이었으나, 위원장은 심의․의결기관인 운영위원회의 구성원일 뿐이고, 위원회로부터 독립하여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원고는 근로계약이 정한 장소인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였고,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를 맡은 것도 아니었다.
원고는 일정한 급여를 받고 근무하였고, 병원의 경영 실적에 따라 그 보수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징계위원회의 구성상 하자 및 징계처분의 효력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노동조합 등 근로자측의 대표자를 참여시키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배하여 징계해고를 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여부에 관계없이 절차에 있어서의 정의에 반하는 처사로써 무효이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47074 판결 등 참조).
갑 제6,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인사위원회 규정 제2조는 직원의 인사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인사위원회에는 1인 이상의 직원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의결한 피고의 인사위원회에는 직원이 그 위원으로 참여하지 아니한 사실, 위 인사위원회에서 원고를 해고한다는 징계가 이루어진 사실이 각 인정된다. 그렇다면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는 그 절차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이루어진 것으로서 징계사유의 인정여부와 관계없이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피고의 임금지급 의무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는 무효이고, 원고가 피고에 의해 해고될 당시 피고로부터 월 500만 원의 급여를 받고 있었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일 다음날인 2019. 1. 18.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50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결론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는 무효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로서는 이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9. 1. 18.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50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4대 보험료 미납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
앞서 본 증거들과 갑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행정원장으로서 4대 보험료를 미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직무상 부담하는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원고가 행정원장으로 근무할 당시 이 사건 병원의 재정상황이 좋지 않았고, 그로 인해 이 사건 병원은 운영과 관련하여 부담하는 각종 채무를 모두 변제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원고는 보험료보다 더 급한 채무를 먼저 변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가 병원건물의 임대료와 같이 급하지 아니한 채무를 먼저 변제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하나, 병원건물의 임대료 지급을 연체하여 임대차 계약이 해지될 경우 병원의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게 되므로, 보험료가 임대료에 우선하여 지급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와 피고가 제출한 이사회 회의록들을 살펴보면, 원고는 이사회에서 이 사건 병원의 재정상황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보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적인 급여 인상 여부
갑 제18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가 자신과 친분관계에 있는 직원들의 급여를 임의로 인상한 사실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는 원고가 자신과 친분관계에 있는 직원들의 급여를 임의로 인상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급여가 인상된 직원들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떠한 이해관계가 있었다는 것인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고, 그러한 이해관계가 있었음을 확인할 증거도 없다.
이 사건 병원은 개원 초기에 직원들을 채용하면서 이들에게 추후에 임금을 인상해주기로 약속하였고, 이후 그 약속의 이행을 위해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컨설팅 과정에서 작성된 직원의견서에 ‘원고가 친소관계에 따라 직원들의 월급을 임의로 올린다’라는 의견이 있었다는 것을 그 주장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으나, 위 의견서의 내용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
한의사의 면허취소 방치 여부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4호증의 1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한의사 D의 면허 취소를 방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2018. 2. 14.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D의 급여를 압류한다는 통지를 받고 D에게 의사면허와 관련된 처분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에 걸쳐 D에게 면허 취소 여부에 대해 알려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D의 면허와 관련된 내용을 이사장에게 계속 보고를 하였다.
원고는 행정원장으로서 이 사건 병원에 소속된 의사를 징계하거나 해고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개인 명의의 통신서비스 가입
피고는 원고 등 5인의 명의로 통신서비스에 가입한 경우보다 피고의 법인 명의로 통신서비스에 가입한 경우 통신요금이 월 1,055,150원만큼 낮았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증거로 월 통신비 비교표(을 제48호증)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비교표는 피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고, 이에 첨부된 통신비 명세서들의 내용만으로는 원고가 개인 명의로 통신서비스에 가입함으로써 법인 명의로 가입한 경우보다 통신 요금이 더 부과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피고는 개인 명의로 가입하는 경우보다 법인 명의로 가입하는 경우에 통신요금이 더 저렴하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개인 명의로 통신서비스에 가입한 것을 업무상 주의의무의 위반행위라고 볼 수 없다.
불법 다단계 활동
원고가 이 사건 병원 내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암호화 화폐와 관련된 모임을 개최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위와 같은 행위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이나 기타 다른 관계 법령에 의해 금지되는 것이라거나, 그로 인해 피고 또는 이 사건 병원의 임직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의 행위로 피고의 신용과 명예가 훼손되었는지 여부
피고는 원고의 행위로 인해 피고의 신용과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방치하거나 불법 다단계 활동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피고의 주장대로 이 사건 병원 입구에 총회업무를 방해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거는 등의 방법으로 피고의 총회개최 업무와 이 사건 병원 운영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해 피고의 대외적인 신용과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소결론
원고가 업무상 배임행위를 하였다거나 피고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의 반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를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임성철(재판장) 김준석 이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