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2010. 11. 21. C에 입사하여 택시운전 기사로 근무하였다.
C는 2018. 10. 1. 정년과 관련하여 아래의 내용을 포함하여 취업규칙을 제정하였고(이하 ‘변경 전 취업규칙’이라고 한다), 2018. 11. 12. 설명회를 개최하여 전체 근로자 10명 중 7명의 의견을 청취하였다.
C는 2019. 1. 1. 법인인 피고로 전환하면서 정년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고 한다)을 제정하였다.
피고는 2019. 5. 10. ‘원고(D생)가 만 60세로 정년에 도달하였으므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고 한다).
원고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19. 8. 12. 기각되었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2019. 11. 15. 재심신청이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주장 요지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다10027 판결<1>,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2> 등에 의하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회사의 인사규정에 의하여 당연해직사유인 정년을 지났다면 근로자로서는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원고는 정년을 도과하였으므로 해고 무효확인을 구할 이익이 없다.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정년에 관한 피고의 취업규칙의 효력에 관하여 다투고 있고, 그 취업규칙의 효력이 없는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한 통지는 정년과 같은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고 실질적으로 원고의 근로자로서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소송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 그 법률관계에 대한 불안이나 위험을 제거할 수 있는 유효 적절한 수단이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피고가 주장하는 위 판결은 ‘원고가 다른 사유로 해고무효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던 중 정년에 이르게 된 때’에 관한 것으로 이 사건과 사실관계를 달리 하여 이 사건에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본안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만 60세를 초과한 근로자를 계속 고용하는 노동관행이 존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취업규칙에서 정년을 만 60세로 정하였다. 피고는 근로자에게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였으므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만을 청취하였으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은 효력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통지는 실질적으로 원고를 해고한다는 통지로서 무효이다.
이 사건 취업규칙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만 60세 이상인 자들도 계속하여 고용하였으므로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의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 사건 통지는 원고의 위 기대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무효이다.
이 사건 취업규칙의 효력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고 할 것인바(근로기준법 제94조 참조),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하나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어느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지만,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고,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 5. 선고 99다70846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21494 판결 등 참조).
근로관계가 포괄적으로 승계되는 경우에는 근로자는 승계한 법인에서도 종전의 근로관계와 동일한 근로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취업규칙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C로부터 원고를 포함하여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를 그대로 승계하였는바,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택시기사로 근무할 때에도 C에 근무할 당시와 동일한 근로조건을 유지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가 이 사건 취업규칙을 제정한 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원고가 C에 근무할 당시 원고에게 적용되던 취업규칙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취업규칙 및 변경 전 취업규칙은 모두 ‘종업원의 정년은 만 60세이고, 정년에 도달한 날에 근로관계가 종료되며, 그 이후에는 피고와 협의가 되는 경우 1년 동안 촉탁직으로 근무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동일하므로, 이 사건 취업규칙이 변경 전 취업규칙보다 불이익하게 변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상 만 60세의 정년을 적용함에 있어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들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통지는, 원고가 조만간 정년의 도과로 인하여 당연퇴직 된다는 점을 알려줌과 동시에 이를 이유로 원고와 더 이상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피고의 의사를 표시한 것에 불과할 뿐 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위 통지가 해고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정 당시에 만 60세 이상의 근로자들도 계속하여 고용하는 노동관행이 있었으므로, 정년에 관한 규정은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한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 피고가 만 60세 이상인 자들을 정년 및 근무 기간에 제한이 없어 계속하여 고용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더불어 C는 2018. 10. 1. 취업규칙을 제정하면서 정년을 만 60세로 하는 규정을 신설하였으나, 갑 제3호증, 을 제1 내지 3,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변경 전 취업규칙이 근로기준법상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위반하여 제정되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 점(취업규칙을 제정하는 경우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과 달리 집단적 동의가 요구되지 않는다), ② 변경 전 취업규칙을 제정할 당시에 C가 정년에 정함이 없이 근로자들을 계속하여 고용하면서 그 관행을 일반적인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 승인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는 점, ③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 제1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하는데, 변경 전 취업규칙은 위 규정을 준수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종 업계 또는 일반 근로자의 정년 규정에 비하여 과하게 장년을 단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④ C의 근로자 10명 중 7명은 변경 전 취업규칙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에 참여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변경 전 취업규칙도 취업규칙의 제정이 아닌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이라고 볼 수 없고, 설령 불이익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갱신기대권 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지나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을 제1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피고가 정년을 초과한 사람들 중 원고보다 연령이 높은 사람과도 1년 단위의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있으나, 앞서 본 증거들과 을 제5 내지 8, 10, 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18. 7. 2. 피고 대표이사 E을 모욕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 50만 원(이 법원 2018고정414)을 선고받은 점, ② 원고는 2018. 7. 18. 피고 대표이사 E이 임금을 체불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018. 7. 13.경부터 2018. 6.경까지의 임금을 체불하였다고 고소하였고, 2019. 3. 하순경 “불법과 탈법을 일삼는 피고 사업주를 고발합니다. 부당한 계약서에 서명을 거부한 것이 해고의 이유가 도리일 수 없습니다”라고 기재된 인쇄물을 택시기사에게 배포함으로써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피고 대표이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정년에 이르기 전후로 피고 및 피고의 대표이사와 사이에서 계속하여 분쟁 및 다툼이 있어 왔던 점[원고는 2021. 8. 11. 이 법원으로부터 위 행위 및 그 밖에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이 법원 2020고단523, 700(병합) 사건}], ③ 이 사건 취업규칙에 의하면 피고는 ‘회사 측과 합의가 된 경우’에 한하여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와 촉탁직 계약을 체결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원고는 2019. 5. 10. 피고로부터 근로관계 종료통보를 받은 이후에 피고와 정년연장 혹은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에 관한 의사를 밝히거나 위 통보에 대한 회신을 하지 않은 점, ④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3> 피고가 원고에게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 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정년이 도과한 이후에도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병규(재판장) 박은주 조혜정
각주1) 근로자에 대한 면직처분이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고 있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회사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회사의 인사규정에 의한 당연해직사유인 정년을 지났다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다10027 판결).
각주2) 근로자에 대한 명예퇴직처분이 실질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여 그 무효임의 확인을 구함과 아울러 근로를 제공할 수 있었던 기간 동안의 임금을 청구하는 경우,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피고와의 사이에 이루어진 근로계약상의 지위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임이 명백하므로,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 이미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한 당연해직사유인 정년을 지났다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해고무효확인의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으며, 상고심 계속중에 이미 인사규정 소정의 정년이 지난 경우에도 명예퇴직처분이 무효로 확인된다 하더라도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