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0. 1. 1.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7. 12. 10.부터 2018. 5. 13.까지 피고의 일사사역 근로자로서 자원재활용센터에서 재활용품 선별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8. 5. 4. 피고가 시행한 기간제 근로자 채용시험에 합격함으로써, 피고와 2018. 5. 14.부터 2019. 3. 31.까지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위 근로계약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로서 재활용품 선별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9. 3.경 피고와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무기간을 2019. 4. 1.부터 2019. 12. 31.까지로 연장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9. 11. 28. 원고에게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이 2019. 12. 31.자로 만료된다는 사실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2019. 12. 6.자 ‘2019년 하반기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공고’와 2020. 1. 20.자 ‘2020년 재활용품 선별원 일시사역 추가채용 공고’에 모두 응시하였는데, 2019년 하반기 기간제 근로자 채용에는 불합격하였고, 2020년 재활용품 선별원 일시사역 추가채용에는 합격하였다.
원고는 2020. 2. 13. 피고 군수에게 일신상의 사유로 ‘일신사역 근로자 채용등록 포기서(이하 ’이 사건 포기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3, 7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를 2017. 12. 10.부터 2019. 12. 31.까지 총 2년을 초과하는 기간 동안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이하 ‘무기계약 근로자’라 한다)로 간주된다. 그럼에도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단지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되었음을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위법한 것으로 무효이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피고의 일시사역 근로자로 근무한 2017. 12. 10.부터 2018. 5. 13.까지의 기간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이 규정하고 있는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으로서 ‘계속 근로한 총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에 따라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한 기간은 2018. 5. 14.부터 2019. 12. 31.까지로 2년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원고를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한 무기계약 근로자로 볼 수 없다.
설령 원고가 피고의 일시사역 근로자로 근무한 2017. 12. 10.부터 2018. 5.13.까지의 기간을 기간제법 제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에 포함시킨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이라한다)에 따라 설치한 자원재활용센터의 운영을 위하여 원고를 일시사역 근로자로 채용한 것이다. 이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 및 동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고를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한 무기계약 근로자로 볼 수 없다.
원고는 2019. 11. 28. 피고로부터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이 2019. 12. 31.
자로 만료된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후, 피고의 2020. 1. 20.자 ‘2020년 재활용품 선별원 일시사역 추가채용 공고’에 응시하여 합격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스스로 2020. 2. 13. 피고 군수에게 이 사건 포기서를 제출하였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계약기간 만료’를 이직사유로 하여 실업급여를 수령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태도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묵시적인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 만료통지는 부당해고라고 할 수 없다.
판단
기간제법 제4조에 따른 원고의 ‘계속 근로한 총기간’
기간제법 규정 내용과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기간제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체결되거나 갱신되어 일정한 공백기 없이 기간제 근로자가 계속적으로 근로한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최초 기간제 근로계약에서부터 최종 기간제 근로계약에 이르기까지 기간 전체가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으로서 ‘계속 근로한 총기간’에 포함되어야 한다. 다만 기간제 근로계약의 대상이 되는 업무의 성격,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 또는 갱신과 관련한 당사자들의 의사, 반복 또는 갱신된 기간제 근로 계약을 전후한 기간제 근로자의 업무 내용·장소와 근로조건의 유사성,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와 반복 또는 갱신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나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사자 사이에 기존 기간제 근로계약의 단순한 반복 또는 갱신이 아닌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기간제 근로자의 계속된 근로에도 불구하고 그 시점에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그 결과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할 때 그 시점을 전후한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을 합산할 수 없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8두51201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과 인정근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의 일시사역 근로자로 근무하기 시작한 2017. 12. 10.부터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이 만료된 2019. 12. 31.까지 총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기간의 단절 없이 계속해서 피고의 자원재활용센터에서 재활용품 선별 업무만을 수행한 점, ② 기간제법 제2조 제 1호에서는 기간제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정의하고 있는데, 일시사역 근로자 역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하는 점, ③ 만약 일시사역 근로자가 근무한 기간을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 ‘계속 근로한 총기간’에서 제외한다면, 사용자는 이를 악용하여 기간제 근로자의 지위 등을 보호하고자 하는 기간제법의 입법취지를 잠탈할 가능성이 농후한 점, ④ 원고가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을 통해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게 됨으로써 일시사역 근로자로 근무할 때보다 근로조건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새로운 근로관계가 형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일시사역 근로자로 근무한 2017. 12. 10.부터 2018. 5. 13.까지의 기간은 기간제법 제4조에서 말하는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으로서 ‘계속 근로한 총기간’에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2017. 12. 10.부터 2019. 12. 31.까지 총 2년을 초과하는 기간 동안 원고를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였으므로,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무기계약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적용 여부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 등의 적용을 받으므로 원고를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한 무기계약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설시한 증거들, 을 제12,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기간제법 제4조의 입법취지 등에 비추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각 호의 예외는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는 점, ② 원고가 근무한 피고의 자원재활용센터는 피고가 자원재활용법에 근거하여 설립한 것으로, 피고는 자원재활용법 제13조 제3항 및 동법 제13조의2 제1항 등에 의하여 계속해서 자원재활용센터를 설치‧운영할 의무를 부담하고, 이에 따라 위 센터에서 근무할 근로자를 상시 고용할 필요가 있는 점, ③ 실제로 피고는 수년간 자원재활용센터에서 근무할 수십 명의 근로자를 채용하였고, 현재 약 10명의 무기계약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2명의 근로자는 모두 위 센터에서 7년 이상 근무하다 정년퇴직한 점, ④ 피고의 ‘고흥군 일자리 창출 기본구상(안)’에 의하면, 피고는 장기적으로 단발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데,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목표로 한 일자리가 기간제법에 의하여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 등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피고가 2019. 11. 28. 원고에게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이 2019. 12. 31.자로 만료된다는 사실을 통지한 사실, 이후 원고는 피고의 2019. 12. 6.자 ‘2019년 하반기 기 간제 근로자 채용 공고’와 2020. 1. 20.자 ‘2020년 재활용품 선별원 일시사역 추가채용 공고’에 모두 응시하였는데, 2019년 하반기 기간제 근로자 채용에는 불합격하였고, 2020년 재활용품 선별원 일시사역 추가채용에는 합격한 사실, 원고가 2020. 2. 13. 피고 군수에게 이 사건 포기서를 제출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리고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계약기간 만료’를 이직사유로 하여 실업급여를 수령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19. 11. 28. 피고로부터 이 사건 기간제 근로계약이 만료된다는 사실을 통지받은 이후 피고의 ‘2019년 하반기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공고’와 ‘2020년 재활 용품 선별원 일시사역 추가채용 공고’에 모두 응시하였는데, 위와 같은 원고의 적극적인 채용 공고 응시에 비추어 계속적인 근로의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의 일시사역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보다 근로조건이 상당히 열악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원고의 이 사건 포기서 제출 및 생계유지를 위한 실업급여 수령이 피고에 대하여 근로계약 종료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단지 피고의 일시사역 근로자로 근무할 것을 거부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③ 원고가 피고와의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합의를 부정하면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무기계약 근로자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점(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두62795 판결 등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 종료에 관한 묵시적인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소결
결국 피고는 2020. 1. 1.자로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보아야 하고, 위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2020. 1. 1.자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그리고 피고가 이를 다투는 이상 확인의 이익도 있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인용한다.
판사 임성철(재판장) 김준석 이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