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판결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2023. 7. 19. 선고 2023가합1037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회사는 방제업, 폐기물수거업 등을 목적으로 2012. 3. 29. 설립된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20. 6. 18.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여수 석유화학부두에서 부두 관리 및 해양오염 감시원으로 근무하였다.

다.

원고는 2021. 6. 29. ‘근로조건 개선 및 급여 재정산에 관한 건’이라는 제목으로 피고 회사의 업무지시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피고 회사에 보냈다.

라.

원고는 2021. 7. 27. 피고 회사와, ① 근로계약기간을 2020. 6. 18.부터 2021. 6. 17.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와 ② 근로계약기간을 2021. 6. 18.부터 2022. 6. 17.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각 작성하였다(이하 위 각 근로계약을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라 한다).

마.

피고 회사는 2022. 5. 13. 원고에게,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가 2022. 6. 17.자로 종료된다고 통보하였다.

바.

원고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 회사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9. 26.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C), 이에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 6.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D).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16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회사의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 회사는 2022. 11. 15. 원고와, 원고의 재직기간에 발생한 체불임금에 관하여 1,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며 이와 관련하여 추후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에도 위 부제소합의가 적용되어 소의 이익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을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2022. 11. 15. 원고와 원고의 재직기간(2020. 6. 18.부터 2022. 6. 17.까지)에 발생한 체불임금에 관하여 1,5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할 당시 원고는 추후 이와 관련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더라도 위 합의는 원고의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하기 전까지 발생한 체불임금에 관한 것이므로 위 부제소합의의 효력이 이 사건 해고 무효 확인 청구나 해고 무효를 전제로 한 2022. 6. 18.부터의 임금 청구에 미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회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가.

2022. 6. 18.자 해고 무효 확인 청구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되었는데, 피고 회사의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하여 내용증명을 보내자 피고 회사는 원고를 해고할 목적으로 2021. 7. 27. 위력에 의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일괄 작성하게 하였고, 석유화학부두 근무자 중 원고만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설령 원고가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는데 피고 회사는 원고의 정당한 기대권을 침해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2022. 6. 18.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나.

임금 청구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부당해고로 인하여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2022. 6. 18.부터 이 사건 소 제기 전날인 2023. 3. 5까지의 임금 38,88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판단

가.

2022. 6. 18.자 해고 무효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1)

먼저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되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끝나면 그 근로관계는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함이 원칙이고, 다만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채용 당시 계속근로의사 등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근무기간의 장단 및 갱신 횟수,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며, 이 경우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 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5두16901 판결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2020. 6. 18. 피고 회사에 입사할 당시 원고와 피고 회사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원고가 2021. 7. 27.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기간을 2020. 6. 18.부터 2021. 6. 17.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와 근로계약기간을 2021. 6. 18.부터 2022. 6. 17.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각 작성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갑 제7호증,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 제3조 제1항 후문은 ‘별도의 계약갱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상기 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자동 종료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재직 중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근로계약 기간이 1년인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였으나, 피고 회사로부터 위협이나 협박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된 사정이 없는 점, ②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근로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작성되었거나, 원고가 위력에 의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는 점(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는 위력으로 보기 어려운 점), ③ 근로계약 기간을 2020. 6. 18.부터 2021. 6. 17.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의 경우, 소급하여 작성되었지만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이 효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무기계약직으로 채용되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원고는 피고 회사의 기간제근로자로 채용되었다고 할 것이다.

2)

다음으로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 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및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①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원고의 근로기간을 2020. 6. 18.부터 2021. 6. 17.까지, 2021. 6. 18.부터 2022. 6. 17.까지로 각 정하고 있음은 앞에서 본 것과 같다. 또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갱신된다거나, 피고 회사에게 원고와 재계약할 의무를 부여하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피고 회사에는 취업규칙이 존재하지 않으며, 그 외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여타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②

원고가 수행한 부두 관리 및 해양오염 감시 업무가 특별히 인적 구성의 연속성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 회사가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을 하지 않은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일부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 회사의 결정에 따른 것일 뿐,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발생하였다거나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할 수 없다.

③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 제1항<1>은 고령자의 고용에 관한 일반적인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위 규정에서 원고의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바로 도출된다고 할 수 없다.

3)

따라서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근로계약관계는 2022. 6. 17.자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해고 무효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피고 회사에 대한 근로계약관계가 2022. 6. 17.자로 종료되었음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2022. 6. 18. 이후부터의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정희(재판장) 유철희 박가현

각주1) 제4조의4(모집ㆍ채용 등에서의 연령차별 금지) ①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모집ㆍ채용 2.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3. 교육ㆍ훈련 4. 배치ㆍ전보ㆍ승진 5. 퇴직ㆍ해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