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은 B의 실경영자로 상시근로자 3명을 사용하여 낚시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2. 6. 20.부터 같은 해 10. 9.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C의 임금 1,834,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C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C의 급여조건은 임금 월 300만 원, 지급 방법은 7~12월은 월 350만 원, 1~6월은 월 250만 원을 지급하며, 12월에 미지급 급여 등을 정산한다는 것으로, 피고인은 C이 퇴직하자 임금을 정산하여 지급하였다. 설령 피고인이 임금을 일부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없다.
판단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2022. 6. 20. C을 D 사무장으로 고용하면서 같은 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위 근로계약서에는 임금은 월 300만 원씩 지급하되 연봉은 3,600만 원으로 하면서 12월 정산 지급하고, 7, 8, 9, 10, 11, 12월의 6개월은 350만 원을, 나머지 기간은 250만 원을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위 근로계약서의 '7~12월은 350만 원, 나머지 기간은 250만 원'이라는 문언과 '월 300만 원, 12월 정산 지급한다.'라는 문언은 서로 모순·충돌한다고 볼 여지가 많다. 그럼에도 피고인과 C은 계약서 문언의 정확한 의미나 급여 지급 방식, C이 1년을 근무하지 않고 중간에 퇴직하는 경우 급여의 처리 등에 관하여 명확하게 약정하지 않았다.
C은 계약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12개월 연봉제 계약이라는 말을 들었으나, 자신의 요청에 따라 성수기의 노동 강도 등을 감안하여 7~12월과 나머지 기간의 월 고정 급여를 서로 다르게 약정한 것이라고 한다. 반면 피고인은 약정 임금은 월 300만 원이나 7~12월에는 나머지 기간 동안 급여의 선급으로 50만 원씩을 더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이라 주장한다.
피고인은 2022. 7.부터 2022. 9.까지 C에게 월 350만 원씩을 지급하였고, C이 퇴직하자 2022. 10. 20. 월 300만 원을 일할 계산한 급여에서 기지급 금액을 차감한5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이에 C은 2022. 7.부터 2022. 10.까지의 급여는 월 350만 원이라고 주장하면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당시 E 사무장으로 근무한 F의 경우, 피고인으로부터 월 300만 원의 고정급여를 받았고, 기간별로 받는 급여 액수에 차등을 두지 않았다. F은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급여를 차등지급하는 사례를 C의 경우에서 처음 보았다고 진술하였다. B 선장 G은 B에서는 성수기, 비성수기 나누어서 지급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고, C을 피고인에게 소개한 H도 B에서는 연봉제로 고정급여를 받는다는 것만 안다고 진술하였다.
B의 선장 I은 2023. 4. 20. 피고인과의 근로계약에서 "임금을 월 425만 원, 연봉은 5,100만 원으로 정산지급하기로 하되, 1~6월 400만 원, 7~12월 450만 원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I은 2023. 4.부터 2023. 5.까지 2달간 근무하고 퇴직하였는데, 2023. 4.분 및 2023. 5.분 급여로 매달 400만 원을 받았고, 퇴직 후 피고인으로부터 정산금으로 50만 원(월 425만원으로 계산)을 추가로 받았다.
위와 같이 ① 근로계약의 해석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과 C의 주장이 대립하는 가운데 근로계약서에는 쌍방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모순적인 문언이 모두 존재하고 있는 점, ② 이러한 상황에서 근로계약상 C에 대한 임금지급채무의 범위를 확정하는 문제는 민사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분쟁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인이 B에서 근무하였던F, G 등과 달리 유독 C에 대해서만 급여를 지급하지 않을 고의를 가지고 위와 같이 정산 지급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지급의무의 존부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임금 미지급에 대하여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증거가 없다.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한다.
판사 범선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