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0. 6. 17. 선고 2009구합176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참가인들은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서 원고와 D 간의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에 따라 2005. 7. 21.부터 원고의 곡성공장에서 타이어 포장업무에 종사하였다.

나.

피고는 위와 같은 업무형태가 실질적으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의 근로자파견사업에 해당한다고 보아 2009. 2. 10. "허가를 받지 않고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D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았으므로 참가인들을 같은 달 27.까지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이하 '이 사건 시정지시'라 한다)를 한 후 그 결과를 같은 날까지 피고에게 보고할 것을 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보고명령'이라 하고, '이 사건 시정지시'와 함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가 제1호증의 3, 4, 7, 8, 9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시정지시 취소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시정지시는 그 자체로 종국처분이 아니라 파견법 제46조 제2항, 제6조의2 제1항의 과태료 부과 이전에 법 위반상태를 스스로 시정하게 하고자 25일간의 시정기간을 부여한 사전절차로서 행정지도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시정지시의 취소를 구하는 것은 부적법하다(피고는 이 사건 소 전체에 대해 본안전 항변을 하고 있으나, 주장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정지시 취소청구 부분만을 다투는 취지로 보인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의 기재와 같다.

다.

판단

위 인정사실 및 관련 법령에 의하면, ① 피고가 사용사업주인 원고에게 파견법에 따른 직접고용 의무를 준수하도록 하고자 근로감독관집무규정에 근거하여 이 사건 시정지시를 한 점, ②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시정지시를 하면서 기한 내에 시정조치를 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명한 점, ③ 이에 따라 원고는 파견법 제38조 제1항에 따른 보고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원고가 이 사건 시정지시에 따른 보고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피고는 파견법 제46조 제5항 제2호에 의하여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어 원고의 이행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 점, ④ 피고는 노동부장관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이 사건 보고명령을 한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시정지시가 단순히 권고적 효력만을 가진 비권력적 사실행위인 행정지도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에게 의무의 부담을 명하거나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것으로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D에 타이어 포장 등의 업무를 도급주면서 D 소속 근로자인 참가인들이 원고의 사업장에 나와 근로제공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어디까지나 D가 참가인들에게 직접 업무지시 및 감독을 하고 근태관리까지 하면서 위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이어서 파견법상의 근로자파견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의 기재와 같다.

다.

이 사건의 쟁점

위 관련 법령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민법상 '도급'은 수급인이 도급인으로부터 도급받은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근로자를 고용한 후 직접 지휘·명령을 하여 해당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는 형태이다.

즉, 참가인들의 근로관계가 단지 원고와 D 사이의 민법상 도급계약에 의한 것이 아니라 파견법상의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첫째, 참가인들을 고용한 D가 사업주로서의 실체가 있어야 하고, 둘째, 참가인들이 근로관계에 있어 사용사업주인 원고의 지휘·명령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D가 사업주로서 독자적인 실체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이에 반하여 참가인들은 D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적인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피참가인인 피고의 소송상의 주장과 명백히 적극적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76조 제2항에 의하여 그러한 주장은 효력이 없다), 결국 아래에서는 원고가 사용사업주로서 근로관계에 있어 참가인들을 지휘·명령하였는지 여부를 본다.

라.

인정사실

(1)

참가인들의 근로 제공 경위

①

유한회사 E(대표이사 F, 이하 'E'이라 한다)은 2000. 10. 16. 설립되어 그 무렵부터 원고에 대하여 도급약정을 가장한 불법 근로자파견사업을 해 오다가 단속이 되어 2005년경 폐업하였는데, 당시 E 소속 근로자였던 G, H, I, J, K, L은 원고의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되었으나, 이 사건 근로자들은 채용되지 못하고 E의 폐업에 따라 퇴직하였다.

②

그 후 G 등 위 6명의 근로자는 원고의 제품관리과 재고반에 소속되어 지게차 운전 및 타이어 포장 등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그 중 I이 2005. 7.경 다른 부서로 전환 배치되고 J이 2006. 5.경 정년퇴직하자, D(대표이사 F, 2005. 3. 7. 설립)는 위 각 시기에 맞춰 참가인들을 각각 고용(C은 2005. 7. 25., B은 2006. 5. 21.)한 후 해당 업무를 수행토록 하였고, K, L이 다른 부서로 전환 배치된 이후에는 원고 소속 근로자인 G, H 및 D 소속 근로자인 참가인들 4명만이 타이어 포장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G, H은 2009. 1. 1. 다시 타부서로 전환 배치되었다).

(2)

이 사건 도급계약의 내용

①

이 사건 도급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D에 대하여 2층 제품선별검사, 수동 그라인딩 및 '포장과 관련된 직무'를 도급하기로 약정하였다.

②

원고는 D에 도급비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월 일정액(기본 도급보수) 및 이에 더하여 도급비가 변동될 때에는 원고와 D가 협의하여 이를 정산(추가 도급보수)하기로 하였다.

③

이에 따라 원고는 매년 참가인들의 실제 근무시간을 고려한 근무공수(工數)를 정한 후 그에 기초하여 직접인건비(급여, 수당, 상여 등), 간접인건비(국민연금, 의료보험 등 각종 보험료 등) 및 관리자비 등을 산정하고, 이를 모두 더하여 기본도급보수를 정하였다(갑 제16호증).

④

또한, D가 매월 원고에게 참가인들의 근태현황을 정리·제출하면, 원고는 이를 반영하여 추가 도급보수를 산정한 후 위 기본 도급보수와 합쳐 D에 최종적으로 지급할 도급비를 정하였다(갑 제12호증).

⑤

한편, 위 추가 도급보수에는 연월차수당, 시간외근무수당 및 자녀 학자금까지 포함되어 있다.

(3)

참가인들의 작업수행 과정

①

참가인 C은 원고의 인출반에서 타이어 작업 물량을 수령한 후 지게차로 PC-R(소형 타이어) 포장기 및 TB-R(대형 타이어) 포장기로 운반하는 업무를, 참가인 B은 TB-R 포장기 조작업무를 각각 기본적으로 수행하되, 해당 작업이 일찍 끝나거나 없는 경우 참가인 C은 원고의 근로자 G이 수행하는 PC-R 포장기 조작업무를, 참가인 B은 원고의 근로자 H이 수행하는 PC-R 타이어 포장 마무리 및 적재업무를 함께 수행하였다(이러한 경우에도 원고는 D에 추가 업무량에 해당하는 도급비를 더 지급하지는 않았다).

②

참가인 C은 매일 아침 원고의 제품관리과로부터 타이어 포장 작업물량이 기재된 일일포장작업계획서 3부를 받은 후 그 중 1부는 원고의 인출반에, 1부는 위 G 및 H에게 각 전달하고, 나머지 1부는 참가인들이 소지하며 작업을 수행하였다.

반면, D의 현장대리인인 M는 수사기관에서 "참가인 N은 스스로 일일작업계획서의 내용에 따라 작업을 하고, 참가인 B은 TB-R 포장공정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작업배치할 내용이 없고, 관례적으로 해 왔던 내용이어서 참가인들의 입사 이래 세부적인 작업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③

원고의 제품관리과 재고반 주임 O(2007. 1. 21. 부터 2007. 12. 20.까지) 및 재고반장 P(2007. 12. 21.부터 2008. 1. 20.까지)은 소속 직원인 G, H과 함께 참가인들에게도 매일 근무시작에 앞서 06:50경에 안전조회를 열어 안전점검 및 교육을 실시하였고, 참가인들의 출퇴근 및 연장근로 등 전반적인 근태상황을 매일 기록한 근태현황표(갑 제10호증)를 작성·관리하였다.

반면, 위 M는 참가인들로부터 참가인들이 작성·제출한 근태 현황 관련 서류를 받아 한 달 단위로 사원근태일보 및 근태종합표(갑 제11, 18호증)를 작성하여 이후 원고에게 도급비를 청구하는 기준 자료로 사용하였다{그렇게 하여 작성된 도급비 청구내역(갑 제12호증) 상의 출근일수, 휴일근로, 결근일 등 복무현황은 원고가 작성한 근태현황표(갑 제10호증)뿐만 아니라 D가 작성한 근태종합표(갑 제11호증)에 기재된 복무현황과도 다소 차이가 있다<1>}.

(4)

기타 사실

①

원고와 원고의 노동조합 사이에 2005. 1. 24. 체결한 '2004년도 고용안정위원회 합의서'에 의하면, 곡성공장 제품관리과 포장직무는 도급직무로 하되 인원 운영은 원고가 직접 하기로 하고, 이에 따라 인원 운영상 불가피하게 도급사원과 정규직 사원 간의 혼재가 발생할 경우, 혼재가 해소될 때까지 노사는 어떠한 법률적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며, 만약 이의제기가 있을 경우 혼재 해소를 위하여 원고가 정규직사원에 대해 즉시 전환배치를 추진하기로 하였다.

②

원고의 재고반장 P은 참가인들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2008. 6. 19. '어려운 시기입니다.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조금만 더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2008. 7. 11. '내일은 휴무입니다', 2008. 7. 12. '일요일은 정상근무입니다' 등 근로관계에 관한 통지를 한 바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8, 10, 11, 12, 15, 16, 18, 1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1호증의 3, 4, 6 내지 17, 을나 제3, 6, 7호증, 을나 제5호증의 1, 2의 각 기재, 갑 제13, 14호증의 각 일부 기재(아래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 변론 전체의 취지

[배척 증거] 갑 제13, 14호증의 각 일부 기재

마.

판단

(1)

근로자파견의 근본적인 문제는 근로자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사람이 수급사업체에 수수료만을 지불할 뿐 노동관계법상의 사용자책임을 지지 않는 데에 있다. 또한, 수급사업체에 고용되어 일하는 근로자는 도급사업체의 근로자와 같은 일을 함에도 낮은 임금을 받으며 오히려 더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경향이 있다.

위와 같은 문제점 때문에 1998. 7. 1.부터 파견법이 시행되어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한 운영과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 및 복지증진을 꾀하고 있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①

이 사건 도급계약은 일반적인 도급계약과 달리 도급업무가 매우 포괄적이고, 원고가 D에 지급할 도급비를 산정하는 주된 기준도 어떠한 일의 완성(예를 들어, 참가인들이 포장·운반을 마친 타이어의 개수)이 아닌 참가인들이 원고에게 제공한 노무의 정도(근무일수, 시간외 근무시간 등)라고 보인다.

②

D가 원고로부터 도급받았다는 업무 자체도 원고 소속 근로자인 G, H의 업무와 명확히 구분됨이 없이 혼재되어 이를 명확히 구분하여 특정하기가 어렵다.

③

참가인들의 일일 작업배치를 결정하거나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한 주체는 참가인들을 고용한 D가 아니라 오히려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받은 원고로 보인다. 또한, 참가인들의 출결·휴무나 초과근무상황 등 근태 관리 역시 오히려 원고가 D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해온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근로관계에 있어 참가인들에게 직접적인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와 D 간의 이 사건 도급계약은 실질적으로 파견법상의 근로자파견계약이라 할 것이어서, 결국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적법하다.

(3)

물론, 갑 제16,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D에 지급한 도급비와 D가 참가인들에게 지급한 임금의 액수가 일치하지 않는 점은 인정되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D가 원고와는 독립된 별개의 사업주로서 근로자파견 업무를 통해 일정한 이윤을 남긴 후 그 차액을 소속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면 되는 것이고, ②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는 정액의 기본 도급보수를 참가인들이 제공한 노무의 정도에 따라 추가 도급보수로 보완하고 있으며(계약서 제3조 제2항), ③ 민법상 도급계약에서 도급비가 꼭 정액일 이유는 없다 하더라도, 계약의 주된 목적이 특정한 일의 완성이 아니라 노무의 제공 그 자체일 경우에는 이를 도급계약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 제16,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위 사정만으로 앞서 본 결론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하(재판장) 서정희 배진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