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5. 7. 8. 선고 2014나14616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원고<1>는 2011. 3. 4. 피고의 위임을 받은 광주광역시택시운송사업조합(이하 '사업조합'이라고 한다)과 기간을 2011. 4.부터 2013. 3.까지 2년으로 하여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는데,<2>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5.

노·사 공동발전을 위해 노동조합 후생복지기금을 신설하여 피고는 매월 15일 사업조합에게 후생복지기금으로 대당 20,000원을 지급하고, 사업조합은 이를 받아 원고에게 지급한다.

2)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라 2011. 4.부터 2012. 3.까지 원고에게 후생복지기금으로 21,840,000원(91대<3> × 20,000원 × 12개월)을 지급하였으나, 2012. 4.부터 2013. 3.까지 12개월 동안의 후생복지기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위 가항의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1,840,000원(91대 × 20,000원 × 12개월) 및 이에 대하여 위 돈의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4. 4. 12.(2014. 3. 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2014. 11. 26.(제1심 판결선고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정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단체협약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원고는 후생복지기금 중 일부를 단위 사업장 노동조합에게 교부하는데, 피고의 노동조합에 교부된 기금은 노동조합원의 후생복지가 아니라 노동조합 조합장 개인의 사적인 용도나 노동조합의 일상적인 경비에 사용됐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이와 같은 용도의 후생복지기금을 계속 지급하는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81조 제4호에서 금지하는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은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2)

판단

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는 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고 있을 뿐이고 단서에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는 예외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위 조항의 취지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확보하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에 일정한 돈을 지급한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조합의 자주성을 잃을 위험이 현저하지 않은 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그런데 우선 이 사건 단체협약은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매달 후생복지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데, "후생복지기금"이 개념상 노동조합의 "운영비"에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의 노동조합이 원고를 통하여 위와 같은 성격의 후생복지기금을 지급받는 것 자체만으로는 노동조합이 자주성을 잃게 되거나 사용자에게 노동조합에 대한 지배·개입을 용이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우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다)

다만 을 제3 내지 6호증에 의하면 피고의 노동조합 조합장 B가 2011. 1. 28., 2011. 11. 5., 2011. 11. 18. 등 3회에 걸쳐 후생복지기금 중 합계 4,324,500원을 사적인 용도에 지출했다는 범죄사실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실이 인정되나, 이는 B의 개인적인 일탈행위에 불과할 뿐 이로 인해 후생복지기금의 성격이 노동조합의 운영비로 변경됐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른 채권자가 아니라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이 사건 단체협약은 피고가 원고가 아닌 사업조합에게 후생복지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직접 후생복지기금의 지급을 구할 수는 없다.

2)

판단

위 1항에서 본 것처럼 사업조합은 피고의 위임을 받아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의 당사자는 원고와 피고이고, 그 규정 중 후생복지기금을 피고가 사업조합에게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 부분은 지급의무의 이행 방법을 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당사자로서 피고에 대하여 직접 위 기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단체협약이 해지되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위 가항과 같이 피고 회사 노동조합 조합장 B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후생복지기금 중 일부를 개인적 용도에 사용하여 횡령하였고, 이에 반발한 피고 회사 노동조합원 대다수가 기존 노동조합에서 탈퇴하여 노동조합을 따로 설립하였다. 이는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와는 다른 현저한 사정 변경에 해당하고 피고는 이를 이유로 위 단체협약을 해지하였으므로 더 이상 원고에게 후생복지기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판단

가)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계약의 해지나 변경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고, 다만 계약체결 당시 그 기초가 되었던 사정이 당사자가 예견하지 못했던 사유로 인하여 현저히 변경되고, 그 결과 당초의 내용대로 그 효과를 강제하는 것이 신의칙 또는 형평의 관념상 매우 가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극히 제한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8다44368 판결 등 참조).

나)

B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후생복지기금 중 일부를 횡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① 이 사건 단체협약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것인 점, ② B의 위와 같은 행위는 개인의 일탈행위에 불과할 뿐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 행위라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후생복지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현저한 사정변경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라.

원고에 대한 후생복지기금 지급은 신설 노동조합에 대한 차별행위가 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피고 회사에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 존재하던 노동조합과 별개의 노동조합이 신설된 이상 기존 노동조합이 소속된 원고에게만 후생복지기금을 지급하는 것은 신설 노동조합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행위에 해당하므로, 피고 회사에 새 노동조합이 설립됨으로써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원고에게 후생복지기금을 지급하기로 한 부분은 효력을 상실하였다.

2)

판단

아래과 같은 점을 고려하면 피고 회사에 노동조합이 신설되었다는 사정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미 유효하게 체결되어 있는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 시행되던 노동조합법 부칙(2010. 1. 1.) 제7조 제1항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같은 법 제5조에도 불구하고 2011. 6. 30.까지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원고와 피고는 이미 2011. 7. 1. 이후 복수노동조합이 설립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②

노사관계를 규율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마련된 단체법적 규범이라는 단체협약의 특성을 감안할 때, 단체협약 체결의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대표자와 사용자 측이 자율적 협상을 통해 그 내용을 형성한 단체협약의 효력을 부정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고,<4> 따라서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내라면 조합원 수의 변동이 있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에서 정해 놓은 제도는 그대로 운용되어야 한다.

③

이 사건에서도 을 제9호증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조합원 수는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이후에도 꾸준히 변동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피고는 피고 회사의 조합원수의 변동에도 불구하고 2012. 4.부터 2013. 3.까지는 일정한 액수의 후생복지기금을 계속 지급하였다.

마.

후생복지기금의 액수를 원고에 가입된 피고 회사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 운행하는 택시의 대수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피고는 신설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한 바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가입한 피고회사 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 운행하는 택시에 대하여만 후생복지기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에 신설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는 사정이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 사유라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단체협약을 피고의 주장과 같이 해석할 근거도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바.

공제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후생복지기금 중 일부(대당 11,000원)를 피고 회사 노동조합에게 교부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1. 10.부터 2013. 3.까지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위 기간 동안 피고 회사 노동조합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금액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금액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2)

판단

을 제2호증만으로는 원고에게 위 주장과 같은 의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다른 증거는 없으며, 원고에게 위와 같은 의무가 있고 원고가 이를 위반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와 피고 회사 노동조합 사이의 문제로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후생복지기금 지급의무에 영향을 주는 사유라고 할 수는 없으므로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영남(재판장) 김윤희 박병곤

각주1) 원고는 전국의 택시운송사업과 이에 관련되는 부대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개인택시 운전자 제외)로 조직된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산하의 광주지역본부로서, 피고 회사 노동조합의 상위단체이다.

각주2) 피고를 비롯한 다수의 택시회사들이 사업조합에게 위임하여 일괄적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각주3) 이 사건 단체협약 당시부터 2013. 3.까지 피고가 보유한 택시는 91대이다.

각주4) 노동조합법이 제32조에서 유효기간 만료에 따라 단체협약의 효력이 상실되는 경우를 정한 외에는 단체협약 효력이 상실되거나 부정되는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지 않고 있는 것 또한 같은 취지로 볼 수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