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결정

광주지방법원 2015. 9. 9.자 2015카합50156 결정

주문

1.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2.

신청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소명사실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의 각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무자는 광주 광산구 D에 본사 및 광주공장을, 전남 곡성 및 경기 평택에 공장을 두고 상시 근로자 5,000여 명을 사용하여 각종 타이어 및 고무제품의 제조, 판매업에 종사하는 회사로서 광주공장 및 곡성공장의 타이어 제조 공정 중 일부 직무에 관하여 사내 협력업체들(이하 ‘채무자의 협력업체’라 한다)과 사이에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채권자는 금속산업 및 금속관련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 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채무자의 광주 및 곡성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 중 채무자와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은 채권자의 광주전남지부 C지회(이하 ‘C지회’라 한다)에 소속되어 있고, 채무자의 협력회사와 사이에 고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은 채권자의 광주전남지부 C비정규직지회(이하 ‘비정규직지회’라 한다)에 소속되어 있으며, C지회와 비정규직지회의 회원 자격에 관한 운영규칙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채무자는 2009. 2. 10.경 광주지방노동청으로부터 ‘채무자의 협력업체인 주식회사 E(2층 제품선별검사, 수동 그라인딩 및 포장과 관련된 직무 담당)의 업무형태가 파견근로에 해당하므로 이들을 직접 고용하라’는 내용의 시정지시를 받고, 광주지방법원 2009구합1761호로 직접고용 시정지시처분 등 취소청구소송을 제기하였으나 2010. 6. 17.

패소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11. 7. 1. 확정되었다.

라.

F 등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 132명(G, H, I, J, K, L, M 등 채무자의 협력업체와 근로계약 체결)은 2011년부터 2012년 사이에 채무자를 상대로 광주지방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2011가합926, 2011가합2120, 2012가합

50249), 광주지방법원은 2012. 7. 26. ‘채무자의 협력업체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을 상실하여 위 근로자들과 채무자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위 근로자들의 근무형태가 파견근로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고 판단하여 위 근로자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마.

채무자는 위 판결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항소심을 담당한 광주고등법원(2012나4823, 2012나4830, 2012나4847)은 2015. 4. 24. ‘위 F 등 근로자들과 채무자의 협력업체 사이의 근로계약이 형식적이라거나 위 근로자들과 채무자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위 근로자들은 채무자의 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채무자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 ·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여 2007. 7. 1. 당시 이미 2년을 초과하여 계속 채무자의 사업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채무자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를 확인하고,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채무자에게 각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는 내용의 판결(이하 ’항소심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바.

채무자는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하여 현재 대법원의 심리가 진행 중에 있고(2015다32912, 2015다32905, 2015다217911), 채권자는 2015. 6. 9. 채무자에게 채무자의 협력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조합원들 634명(항소심 판결의 원고들 포함)에게 당 시 채무자의 정규직원들에게 적용되고 있던 임금 및 단체협약의 내용을 적용하여 줄 것을 요구하면서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고, 2015. 6. 11. 및 2015. 6. 18.에도 같은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2.

주장

가.

채권자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사용자는 형식적으로 채무자의 협력업체들로 되어 있으나, 채권자가 요구하는 임금 등 교섭사항들에 대해서는 채무자가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채무자는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사용자로서 채권자의 단체교섭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채무자는 채권자의 요구에 답변을 하지 않고 이를 거부하고 있는바, 이로 인해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은 임금 등 근로조건을 정하지 못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되고, 채권자 노동조합의 활동 자체도 형해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에 채권자는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내용의 가처분을 구한다.

나.

채무자

단체교섭의 당사자인 사용자는 근로자와 사이에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의미하는데, 채무자는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과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채무자는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이유가 없다.

나아가 채권자의 신청내용은 채무자에게 본안판결과 같은 내용의 의무를 부과하는 만족적가처분에 해당하여 그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고도의 소명이 요구되는데, 비정규직지회는 채무자의 협력업체들의 연합단체와 사이에 매년 임금 등 근로조건을 정하여 왔고, 가사 항소심의 판결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승소한 근로자들은 채무자에 대하여 임금의 차액 상당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채무자가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다고 하여 채권자나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에게 특별한 손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며, 채무자가 채권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한다고 하더라도 항소심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될 경우에는 오히려 법적 혼란만 가중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신청은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3.

판단

가.

피보전권리

위 소명사실과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채무자가 채권자측에서 요구하는 임금 등 교섭사항을 정할 수 있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채무자로서는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절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

1)

단체교섭의 당사자로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 함은 근로자와의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근로자와의 사이에 그를 지휘·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말하는바(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누3565 판결 등 참조),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더라도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과 채무자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채무자는 채권자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채권자는 ‘원청회사가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고용사업주인 사내 하청업체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고 사내 하청업체의 사업폐지를 유도하고 그로 인하여 사내 하청업체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침해하는 지배·개입행위를 하였다면, 원청회사는 부당노동행위 구제명령의 대상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을 근거로 근로계약관계가 인정되지 아니한 채무자도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를 부담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위 대법원 판결은 부당노동행위로 인한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에서 말하는 사용자의 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이므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의 당사자인 사용자의 범위를 위와 동일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①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의 체결이 주로 임금 기타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점, ②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에서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이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 미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③ 근로자와 하청업체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는 이상 이를 제3자인 원청업체가 개입하여 임의로 변경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현행법 체제 하에서는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의 당사자에는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는 사용자만이 포함되고,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조차 인정되지 아니하는 원청회사나 사용사업주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2)

항소심 판결은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형태를 파견근로로 파악하였는데,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4조 제1항에서는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는 근로조건 중 근로시간, 휴게, 휴일 등에 관하여 사용사업주를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주요 교섭사항인 임금, 퇴직금 등에 관하여는 오히려 파견사업주를 사용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실제로도 채권자는 채무자의 협력업체들의 연합회와 사이에 매년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임금 등 근로조건을 결정해 왔는바,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채무자가 그 과정에서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직접 결정해 왔다고 볼 수 없다.

3)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이 비정규직지회에 소속된 모든 근로자에게 당연히 미치는 것은 아니다(위 항소심 판결의 원고는 합계 132명인데 반해 비정규직지회 소속의 근로자는 634명이다). 또한 항소심 판결 내용에 따르면 비정규직지회에는 이미 채무자와의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의제되는 근로자들과 채무자가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는 근로자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먼저 전자의 경우 C지회의 운영규칙에서 입사와 동시에 조합원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어 위 근로자들은 이미 C지회에 소속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위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채무자와 C지회 사이에 체결된 기존의 단체협약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고, 실제로 위 근로자들은 채무자를 상대로 임금차액 상당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에 있다(광주지방법원 2015가합56156). 한편 후자의 경우 사용사업주의 고용의무를 정한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에 의하더라도 항소심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채무자와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다만 추후 그들에 대한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면 확정 당시 채무자의 광주 및 곡성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적용되고 있는 단체협약을 동일하게 적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4)

채권자는 2015. 8. 31.자 준비서면을 통해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이 C지회로 그 소속 편제를 변경할지, 아니면 별도의 노동조합을 설립할지, 채권자를 탈퇴하여 다른 노동조합에 가입할지 등이 확실치 않다고 하였는바, 채무자로서는 채권자와 단체교섭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들의 선택에 따라서는 위 교섭이 무의미해질 가능성도 있다. 또한 채권자와 채무자는 C지회 소속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2015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교섭을 계속하고 있고, 그 단체협약은 앞서 본 것과 같이 현재 비정규직지회에 소속된 근로자들에게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 역시 C지회 소속 근로자들과 동등한 임금 등 근로조건을 보장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특별히 구분되는 별개의 교섭요구 사항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채무자가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만을 위한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절한 것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

보전의 필요성

임시의 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은 다툼 있는 권리관계에 관하여 그것이 본안소송에 의하여 확정되기까지 가처분권리자가 현재의 현저한 손해를 피하거나 급박한 위험을 막기 위하여, 또는 그 밖의 필요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허용되는 응급적·잠정적인 처분이므로, 이러한 가처분이 필요한지 여부는 당해 가처분신청의 인용 여부에 따른 당사자 쌍방의 이해득실관계, 본안소송의 승패의 예상,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의 재량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다1162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소명사실과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항소심 판결에 대한 대법원의 심리가 진행 중에 있고, 그 결과에 따라서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계약 관계 및 소속 지회 등이 변경될 수 있는 점, ②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이 별도의 노동조합이나 지회를 설립할지 아니면 C지회에 편입되기를 희망할지, C지회에서는 이들의 가입을 거부할지 등을 현재 시점에서 예상하기 어려운 점, ③ 임금 및 퇴직금 외에 다른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채권자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고,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하여는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그 지급 의무자와 액수 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며, 항소심 판결의 당사자인 근로자들은 이미 채무자를 상대로 그동안 지급받지 못한 임금 차액 상당액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한 점, ④ 채무자의 광주 및 곡성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 다수가 채권자에 소속되어 있고, 채권자는 현재 채무자와 사이에 C지회 소속 근로자들에게 적용될 2015년도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교섭을 계속하고 있는바,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와 같이 체결된 단체협약이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채무자의 단체교섭 불응으로 채권자나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에게 특별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부족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에게 비정규직지회 소속 근로자들을 위한 채권자의 단체교섭요구에 응할 것을 가처분으로 명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5. 9. 9.

판사 이창한(재판장) 권노을 유정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