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F은 원고 A의 남편이자 나머지 원고들의 아버지이다.
F은 1991. 12. 26. 피고 회사에 채용되어 피고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3. 10. 13. 자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피고 회사는 F의 사용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45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116조,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55조 등에 따라 정신질환에 걸린 F의 근로를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건강을 회복하였을 때 다시 취업하게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F이 5주의 진단서를 제출하며 병가를 신청하였음에도 3주의 진단서를 요구하는 등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하였고, F의 건강이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복직이 가능하다는 진단서를 발급받아오도록 하여 근무하게 하였으며, F이 복직할 때도 정신질환의 악화를 방지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함에도 서류작업으로 힘들어하던 F에게 서류작업이 주된 업무인 보직으로 전보발령을 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 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 등의 근로 금지 및 제한 의무를 위반하고,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보호의무를 위반한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로 F을 자살하게 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령
판단
피고 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 등의 근로 금지 및 제한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위 관련 법령에 따르면, 피고 회사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질병에 걸린 사람에게는 근로를 금지하거나 제한하여야 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45조 제1항),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116조에 따르면 근로를 금지하거나 제한하여야 하는 정신질환으로는 정신분열증이 있다.
그런데 갑 제3호증의 5 내지 7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F은 재발성 우울병장애, 중등도의 우울병 에피소드, 주요 우울 장애를 진단받은 사실만을 인정할 수 있을 뿐, 정신분열증으로 진단받은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회사에게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F의 근로를 금지하거나 제한하여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55조는 직원이 정신상의 장애가 있는 경우 휴직을 명하는 것을 선택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어 피고 회사에게 취업규칙에 따라 직원에게 휴직을 명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취업규칙 제84조는 정신질환의 종류를 불문하고 직원의 취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규정으로 해석할 경우 악용의 여지가 있어 위 규정만으로 피고 회사에게 직원이 정신질환에 걸렸을 경우 무조건 취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 금지 및 제한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 회사가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는지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F이 5주의 진단서를 제출하였고 회사에서는 2~3주의 진단서를 요구하였던 사실, F이 피고 회사의 요구에 따라 복귀진단서를 발급받았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5호증의 1, 3, 제7호증의 17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서는 병가는 기간을 1주일 이상 1개월 미만으로 정하고 1개월 이상일 경우 휴직으로 정하고 있는 사실, F은 2012. 9. 24. 부터 2012. 12. 21. 까지 중증도의 우울성 에피소드를 원인으로 상병휴직하였던 사실, F이 버스특수관리부에서 외장부품개발팀으로 전보된 것은 본인의 희망에 따른 부서이동이었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F이 5주 이상의 진단서를 제출하면서 휴직을 신청할 때 피고 회사가 2~3주의 진단서를 요구하였던 것은 병가와 휴직의 차이에 따라 병가를 내려면 2~3주의 진단서가 필요하다고 안내를 해주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피고 회사가 특별히 F에게 휴직을 하지 못하도록 강요하였던 정황은 찾아보기 어려우며, 피고 회사가 복귀진단서를 요구하였던 것은 질병자에게 근로를 다시 시작하도록 하는 경우 미리 의사의 의견을 듣도록 한 관련 법령의 취지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피고 회사가 F의 정신질환을 고려하지 않은 전보발령을 하였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혜영(재판장) 김용균 정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