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19. 4. 17. 선고 2018나57581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은 이 법원에서의 청구의 감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17,417,597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8.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제3항과 같다.

2.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의류, 잡화 및 장신구 등의 제조, 가공,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는 백화점 등 대규모점포를 운영하는 회사들과의 사이에, 피고가 제조한 상품을 대규모점포에 공급하여 위 회사들이 이를 판매한 후 그 판매 수익에서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대규모점포 내에서 판매 업무를 수행할 인력은 피고가 파견하기로 하는 내용의 백화점 특정매입 거래계약(이하 '특정매입 거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가 2010. 8. 26. 주식회사 C(이하 '백화점'이라 한다)과 사이에 체결한 특정매입 거래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계약서상의 '구매자'는 '백화점'으로, '공급자'는 피고'로 대체한다).

나.

피고는 2013. 8. 30. 원고와 사이에, 원고가 '중간관리 판매사원'(Shop Manager, 이하 '매장관리자'라 한다)으로서 D백화점 광주점 내의 E 매장(이하 '이 사건 매장'이라 한다)에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고 피고로부터 매출실적에 대한 일정 비율의 위탁판매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위탁판매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계약은 2014. 7. 24.까지 유지되었는바,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07. 2. 14.부터 2013. 5. 31.까지 F백화점 광주점에 소재한 피고의 매장에서 근무하였고, 2013. 6. 1.부터 2013. 8. 말경까지 G백화점 광주점에 소재한 피고의 매장에서 근무하였다.

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계약서상의 '을'은 '원고'로, '갑'은 '피고'로 대체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7, 1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피고가 지정한 대규모점포 내 매장에서 판매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이 사건 계약의 형식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근로자성 인정 여부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 갑 제3호증, 을 제2 내지 15, 17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H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

원고는 2007. 2. 14.부터 F백화점 광주점 소재 피고의 매장에서 근무하기 시작하여, 2013. 6. 1.부터 G백화점 광주점 소재 피고의 매장에서 근무하였고,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D백화점 광주점 소재 피고의 매장에서 근무하는 등 피고와의 계약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무장소를 2차례 옮겼다.

나)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지정된 근무 장소(이 사건 매장)에서 지정된 물품(피고가 백화점에 납품한 물품)만을 지정된 가격으로 판매하여 왔고, 이 사건 매장에서 피고가 지정하는 상품 외의 다른 상품은 일체 취급할 수 없었으며, 피고로부터 제공받은 물품을 점포 이외의 지역에서 판매할 수도 없었다.

의류 및 피혁 제품의 매장 판매 업무에 관하여 매장의 위치와 판매 가액은 각각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피고가 이를 모두 결정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어떠한 경우에도 피고의 사전 승인 없이 할인 또는 할증하여 판매할 수 없는 반면, 백화점이 실시하는 바겐세일, 이벤트행사 등 판매촉진을 위한 행사에 참여할 의무를 부담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피고 본사 사이트를 통해 권장가격, 피고 본사가 진행하는 할인행사 외에도 상품의 코디·디스플레이 가이드라인 등을 공지하기도 하였고, 원고는 매주 착장사진(디스플레이를 한 사진)을 피고 사이트에 게시하기도 하였다.

다)

원고는 피고가 인정하는 피고 직원들처럼 취업규칙 내지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고 근태관리의 대상도 아니었지만, 피고와 백화점 사이의 특정 매입 거래계약에 따라 백화점의 근무시간에 준하여 근무하여야 하였으므로, 사실상 피고가 정한 바에 따라 출퇴근 시간이 정해졌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피고는 전산 시스템을 통해 원고의 출퇴근시간을 확인할 수는 있었고, 원고는 피고에게 전산 시스템으로 휴가일정을 보고하기도 하였다.

라)

피고와 백화점이 체결한 특정매입 거래계약에서는, 피고는 피고가 파견한 판촉사원이 백화점 매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백화점의 매장관리 규정 및 대고객 규정을 준수토록 하여야 하고(제6조 제5항), 피고 및 피고가 파견한 판매원은 백화점에서 요구하는 통상적인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의무가 있으며(제7조 제1항), 피고는 피고 및 피고가 파견한 파견사원으로 인하여 백화점 고객으로부터 컴플레인이 발생하거나 고객이 손해를 입지 않도록 피고 직원 혹은 파견사원에 대하여 서비스 교육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제7조 제2항), 피고는 고객의 정당한 컴플레인에 응하여 또는 고객의 컴플레인을 대비하여 시정조치 및 손해배상 등을 할 의무가 있으며(제7조 제3, 4항), 피고 또는 피고 파견 직원의 귀책사유로 이를 게을리 하여 고객 불만이 2회 이상 발생하거나 정당한 고객 불만에 대한 시정조치를 해태하여 대외적으로 공표됨으로써 신뢰관계 파탄 시 백화점과의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제7조 제5항)고 되어 있는바, 이에 의하면, 백화점 판매원들은 백화점 등에서 근무할 때 피고 본사 직원이 상주하지 않더라도 백화점 매장관리 지침을 준수하면서 백화점에서 요구하는 통상적인 수준의 서비스 품질을 유지할 것이 요구되었다고 보인다.

마)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당일 판매내용을 당일 피고에게 통지하고 월 1회 재고현황을 통지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는 전산 시스템을 통하여 매장의 판매량, 출액 현황을 일별로 파악할 수 있었고, 전산 등록된 전날 판매량만큼의 재고 및 신상품을 매장에 공급하였으며, 판촉행사 시 원고에게 달성해야 할 매출액 목표를 특정 수치로 제시하면서 매출신장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가 고의로 매출액을 누락시키거나 허위보고를 한 경우 또는 원고의 영업태도가 불량하거나 매출실적이 부진한 경우(제18조 제1항 사호), 원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데 노력을 게을리 하거나, 경영의 유지에 필요한 노력을 하지 않음으로써 영업실적이 부진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제19조 제1항 라호), 원고의 영업태도가 불량하거나 매출실적이 부진하여 백화점으로부터 경고조치를 받거나 매출실적이 평균치 이하 실적일 때(제19조 제1항 마호) 이 사건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었다.

바)

피고는 월별로 이 사건 매장의 재고현황을 파악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매장의 특정 재고물품을 다른 매장으로 보내게 하는 등 이른바 '로테이션' 조치로 재고관리를 하기도 하였는데, 로테이션 이행율이 80%에 미달되면 상품출고를 정지하는 방식으로 로테이션 조치의 강제성을 확보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필요한 경우 수시로 제반 장부의 열람 및 재고조사 등 경영상태 조사에 응할 의무를 부담하였고(제17조 제4항) 재고조사 결과 실제 재고가 장부상의 재고에 미달할 경우 상품의 판매가에 해당하는 금액을 변상할 책임을 부담하였다(제12조 제3항).

사)

이 사건 계약은 원고가 사전 서면동의 없이 영업을 양도 또는 임대하거나 제3자와 동업을 하는 경우 피고가 즉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아)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1항은 원고가 위탁판매의 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자신의 책임과 비용으로 판매원을 고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피고와 백화점 사이에 체결된 특정매입 거래계약에 따라 피고는 이 사건 매장에 3명의 판촉사원을 파견하여야 하였으므로, 원고 외 2명을 자신의 직원으로 고용하여 이 사건 매장에 파견하였다.

또한 이 사건 계약 제13조 제3항에 의하면 백화점에서 요구하는 판매원 인원기준에 따라 판매원의 추가고용이 필요한 경우 원고가 판매원을 추가 고용하되 이와 관련하여 발생하는 비용은 원고와 피고가 사전에 합의하는 바에 따라 수수료와 별도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으나, 실제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의 비용을 모두 지급하는 등 이 사건 매장과 관련한 인건비를 모두 부담하였다.

자)

피고는 매달 4-5일 경 원고에게 최저수수료 150만 원 및 판매금의 3%로 계산한 매출수수료와 함께 매장 경비, 원고가 고용한 아르바이트생 월급을 합한 금액에서 위 합산액의 3.3%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고의 소득세 및 주민세 명목으로 원천징수하여 공제한 후,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매장 경비에는 이 사건 매장에서 사용하는 거울, 다리미, 마네킹 등 고액의 비품 구입비용뿐만 아니라, 테이프, 박스, 쇼핑백 등 일체의 비품 비용 및 매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인터넷 사용료, 전화료 등 매장과 관련한 경비가 전부 포함되었다.

또한 피고의 대리점 계약서에 따르면 대리점 업주는 피고의 표준설계에 따라 자신의 비용으로 공사를 하여야 하고, 사은품 및 쇼핑백 등의 판촉비용도 부담하여야 하는 반면, 이 사건 매장의 경우 피고가 자신의 설계기준에 따라 자신의 비용으로 백화점 입점 매장의 인테리어 공사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사전 서면동의 없이 점포의 인테리어를 변경할 수 없고, 인테리어가 노후화되어 상품 판매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더라도 피고에게 인테리어의 개·보수를 요청할 수 있을 뿐이며, 이와 같은 경우에도 인테리어 개·보수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매장과 관련하여 피고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았을 뿐 비용을 전혀 지출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매장 운영과 관련하여 손실의 초래위험을 부담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에 비추어 보면 필수적 매장 비용을 반영하여 원고에게 최저수수료 15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피고 주장은 이유 없다.

차)

피고의 대리점 계약에 따르면 대리점주는 상품판매수익에서 마진율의 35%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현금담보 2,000만 원 및 1억 원의 부동산 담보를 제공한다.

반면 이 사건 매장의 경우, 피고는 특정매입 거래계약에 따라 백화점으로부터 판매수익 중 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받고,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매월 최저수수료 150만 원과 매출실적의 3%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지급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물품대금에 대한 담보를 제공할 필요가 없었고, 대신 채무 이행보증을 위하여 현금 300만 원의 계약이행보증금을 제공하였는바, 이는 상품 분실 등 원고의 과실에 의한 손해 담보의 목적인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계약이행보증금을 제공하였으므로 실질적으로 사업운영의 위험을 부담한 것이라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카)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서에 위탁판매계약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원고가 피고의 일반직원에 적용되는 피고의 취업규칙 또는 인사규정 등을 적용 받지 아니하였으며, 피고가 원고 명의로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4대 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는 사정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사실상 임의로 정한 사정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나.

소결론

원고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퇴직금이 17,417,597원이라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7,417,597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14. 8. 29.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다만 제1심판결의 주문 제1항은 이 법원에서 원고의 청구감축에 의하여 주문 제3항과 같이 변경되었다.

판사 이양희(재판장) 정혜원 조현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