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 B 주식회사는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D, E, F에게 각 7,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7. 7. 2.부터 2019. 10. 16.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선정당사자)의 피고 B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C 주식회사에 대한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선정당사자)와 피고 B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의 4/5는 원고(선정당사자)가, 나머지는 피고 B 주식회사가 각 부담하고, 원고(선정당사자)와 피고 C 주식회사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망 G(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5. 9. 24. 피고 B 주식회사(이하 '피고 B'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직행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는데, 2017. 7. 1. 00:40경 전남 신안군 H 소재 피고 B의 숙소 내에서 지인과 전화통화 중 가슴 통증 등을 호소하여 119 구급 차량에 의하여 I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02:15경 사망하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망인은 심비대, 좌관상동맥경화, 우관장동맥석회화 상태였고, 좌심실 자유벽의 두께는 1.3 내지 1.9cm로 두꺼워져 있으며, 심장의 무게가 518g으로 고도의 심비대를 보이는 점에 비추어 망인의 사인은 비후성 심근병증에 의한 급성 심장사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는 소견이었다.
한편 피고 B은 2016. 12. 30. 피고 C 주식회사(이하 '피고 C'이라 한다)와 사이에 피보험자 망인, 보험수익자 상해시 망인, 사망시 상속인, 보험기간 5년(만기일자 2021. 12. 30.), 주보험 12,000,000원(보험기간이 끝날 때까지 살아있을 때 : 만기보험금 적립액, 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을 때 : 재해사망보험금 30,000,000원 + 사망시점의 적립액)으로 하는 내용의 기업보장보험5.0(무배당)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보험계약의 약관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와 선정자 D, E, F(원고와 위 선정자들을 통칭하는 경우 '원고 등'이라 한다)은 망인의 형제자매로서 상속인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8, 10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망인은 피고 B 소속 근로자로서 과도한 업무부담으로 인한 피로로 인하여 사망하였는바, 피고 B은 무리한 배차 내지 연장근무 등으로 인하여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망인은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 등에게, 피고 B은 위 사고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액 342,003,083원(= 일실수익 400,000,000원 - 유족급여 157,996,917원 + 위자료 100,000,000원) 중 각 법정상속지분에 해당하는 85,500,770원(= 342,003,083원 × 1/4)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대법원 1999. 2. 23. 선고 197다12082 판결,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참조), 보호의무 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대법원 2006. 9. 28. 선고 2004다44506 판결 등 참조).
책임의 근거
갑 제2, 14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용자인 피고 B은 망인에게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고 망인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가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망인에게 장시간 운전업를 수행하게 하는 등 과중한 업무를 부과한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하여 망인의 비후성 심근병증 증상이 악화됨에 따라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B은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 등에게 위 사고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망인은 직행버스 운전기사로 4일 내지 8일 연속근무 후 2일 휴식하는 근무형태였는데, 운행구간이 광주-목포-진도, 광주-목포-해남, 광주-진도-해남, 광주-여수, 광주-장흥, 광주-완도-강진, 광주-목포-순천-부산 사상, 광주-순천-통영 등으로 수시로 변경되었고 배차표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운행 후 피고 B의 해당 지역 숙소에서 숙박하기도 하였다.
망인은 운행 시작 전 차량을 점검하고 배차표를 확인하며 종착지 도착 후 정비부서로 차량을 인계하였는데, 근로복지공단이 조사한 버스운행시간과 대기시간 20분 및 노선간 운행 전 대기시간을 포함한 망인의 사망 전 3개월간의 업무시간은 아래와 같다.
위 업무시간 내역에 의하면, 망인은 사망 전 4주간 주당 평균 67시간 23분 근무하였고, 사망 직전 1주일간은 휴일도 없이 총 94시간 50분(1일 평균 13시간 53분) 근무하였는데, 피고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대기시간 및 노선간 운행 전 대기시간을 제외한 망인의 버스운행시간은 사망 전 4주간 주당 평균 63시간 10분, 사망 전 1주간 63시간 50분에 이른다.
근로복지공단은 위 업무시간을 기초로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 망인의 유족인 원고 등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로 합계 172,528,600원을 지급하였다.
피고 B과 노동조합 사이의 2016년 단체협약에 의하면, 근로자의 1일 근무시간은 8시간, 1주일 근무시간은 40시간으로 하되(제20조 제1항), 구 근로기준법(2018. 3. 20. 법률 제155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9조에 따라 1주 12시간을 초과하여 연장근무를 명할 수 있고(같은 조 제2항), 연장근무시간의 상한은 정해져 있지 아니하나, 연장근무는 어디까지나 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망인이 피고 B 소속 전체 운전기사의 1일 평균 운행거리 475.8km보다 적은 417.4km를 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 B이 고속버스와 직행버스를 모두 운행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전체 운전기사의 1일 평균 운행거리에는 고속버스 운전기사의 운행거리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망인의 1일 평균 운행거리가 전체 운전기사의 1일 평균 운행거리보다 짧다는 것만으로는 망인의 업무량이 과도하지 아니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망인의 사인으로 추정되는 비후성 심근병은 유전적 원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주된 증상은 운동 시 호흡 곤란, 피로감, 발작성 야간성 호흡곤란 등이고, 흉통이 동반되거나 부정맥에 의하여 실신, 어지럼증, 두근거림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장 돌연사가 발생하기도 하고, 과도한 운동으로 심장의 부담이 증가하여 급사하는 경우도 있는바, 위 질병의 위와 같은 증상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의 사망 전 4주간, 특히 휴일 없이 장시간 연속근무를 한 사망 전 1주간 과중한 업무 수행으로 인하여 망인의 비후성 심근병증의 증상이 악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 B이 망인의 비후성 심근병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사망 전 4주, 특히 사망 전 1주간 망인의 버스운행시간, 배차 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기간 동안의 과도한 운행업무가 망인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 인식할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책임의 제한
다만 위 증거들 및 갑 제7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 스스로도 비만과 당뇨병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 건강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과중한 업무수행을 지시받는 경우 사용자에게 자신의 건강상태를 적극적으로 알려 업무 경감을 받는 등 스스로 건강을 도모하였어야 함에도 음주와 흡연을 하고 장기간 운전업무를 계속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여기에 망인의 사망 경위, 망인의 업무형태와 업무량, 망인에게 비후성 심근병증의 소인이 있었고 이를 망인 자신도 알지 못하였던 점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정황들을 종합하면, 피고의 책임범위를 2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일실수입
망인은 사망 시부터 만 60세가 되는 때까지 월 3,696,722원(= 최종평균임금 1일 121,536.09원 × 365일 ÷ 12개월)의 소득을 얻는 것을 본다.
과실상계 : 80%(위 '책임의 제한' 참조)
과실상계 후 일실수입 : 53,333,347원(= 266,666,738원 × 0.2)
공제
유족급여 157,996,917원 중 위 과실상계 후 일실수입에 해당하는 금액 공제
공제 후 재산상 손해액 : 0원
[인정근거] 갑 제2,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망인의 나이, 망인과 원고들과의 관계, 유족급여 지급현황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의 위자료는 28,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상속관계
망인의 상속재산 : 28,000,000원
원고 등 : 각 7,000,000원(= 28,000,000원 × 1/4)
소결론
따라서 피고 B은 원고 등에게 손해배상으로 각 7,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7. 1.부터 피고 B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10. 16.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C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망인의 사망은 위 보험계약상 재해에 해당하므로, 피고 C은 망인의 상속인인 원고 등에게 재해사망보험금 30,00,000원 중 법정상속지분인 각 1/4 지분에 해당하는 7,5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위 1.항의 인정사실 및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망인의 사망이 위 보험계약의 약관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망인의 사인은 비후성 심근병증에 의한 급성 심장사로 추정되는데, 비후성 심근병증의 질병분류코드는 I42.2로서 위 약관 별표2 재해분류표상의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위 보험계약의 약관에 의하면, 재해란 별표2 재해분류표에서 정한 재해를 말하는데, 별표2 재해분류표 제2조 제2항은 재해에 해당되지 않는 사항으로 사고의 원인이 과로에 의한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바, 망인의 과도한 업무 수행이 망인의 사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위 보험계약 약관상 재해에 해당되지 아니하는 사항인 과로에 의한 사망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러한 점에서도 망인의 사망은 위 보험계약 약관상의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피고 B에 대한 나머지 청구 및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윤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