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회사는 전자기기, 전기기기 및 부분품의 제조 및 판매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 회사에 2009. 6. 29. 입사하여 차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6. 3. 15.경부터 피고 회사에 출근을 하지 않았는데, 피고 회사는 원고가 그 무렵 사직원을 제출하였음을 전제로 이를 수리하였다. 원고가 신청인으로 되어 있는 2016. 3. 15.자 사직원(을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사직원'이라 한다)의 신청인 및 각 팀장 결재란에는 원고 명의의 서명이 기재되어 있다.
위 사직원 수리 당시 시행되고 있던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 을 제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직원에 기재된 원고 명의의 서명은 원고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위조된 것으로 원고는 사직을 한 것이 아니라 2016. 3. 15. 해고되었는데,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정한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없고, 같은 법 27조에 정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50조에 정한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으므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7조 및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 제50조를 위반하여 절차적·실체적으로 무효이다.
원고는 피고 회사로부터 연 61,985,991원의 임금을 지급받아 왔으므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소제기일인 2019. 12. 31.로부터 임금채권 시효기간인 3년을 역산한 날인 2016. 12. 31.부터 복직일까지 연 61,985,991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회사의 주장
원고가 2016. 3. 15.경 피고 회사에 자필로 서명한 사직원을 제출하여 그 무렵 피고 회사가 이를 수리하고 퇴직 처리를 한 것이지, 해고를 한 것이 아니다.
가사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해고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퇴직금을 수령한 뒤 아무런 이의 없이 3년 9개월이 지난 후에야 해고의 효력을 다투는 소를 제기한 것은 신의칙 내지 금반언의 원리에 위배된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 의하여 해고되었는지 여부
앞서 본 사실, 갑 제6호증의 기재, 감정인 C의 필적감정결과, 피고 회사 대표자에 대한 본인신문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로는 피고 회사가 원고를 해고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감정인 C은 이 사건 사직원과 원고와 피고 회사가 각 제출한 약 20매 상당의 필적자료 및 이 사건 감정기일에 채취한 원고의 시필을 비교·분석하여 이 사건 사직원에 기재된 원고 명의의 서명은 비교대상물 필적과 동일인의 필적으로 사료된다고 감정하였는바, 달리 그 감정방법 등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현저한 잘못이 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고, 여기에 피고 회사 대표자에 대한 본인신문결과까지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직원에 기재된 원고 명의의 서명은 원고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된다[원고는 위 사직원상 서명 필적이 원고의 것과 다르다는 취지의 사감정서(갑 제6호증)를 제출하였으나, 이를 비롯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원고는 2016. 3. 16.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D에게 '사장님께 깊은 상처와 실망을 안겨드려 뭐라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제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사장님에 대한 빚은 갚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 남은 사회생활 사장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다음주 화요일 출근하려고 합니다. 월요일은 부득이 이사를 하는 날입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염치없지만 출근해야 하는 초라한 가장의 입장을 헤아려 주십시오. 진심으로 뉘우치고 죄송합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었고, D은 같은 날 원고에게 '사직서는 이미 수리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건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건입니다'라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16. 4. 15. 피고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하였고, 그 때로부터 수년이 경과한 후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D은 법정에서, 원고의 비위행위를 확인한 후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 자진퇴사할 기회를 주었고 그에 따라 원고가 스스로 사직원을 작성하여 제출한 것이라는 취지로 원고로부터 사직원을 받게 된 경위에 관하여 진술하였는데,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부합하는 다른 증거도 있는 점, 진술 태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신빙할 만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리(재판장) 이희성 홍연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