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9. 7. 3. 원고에 대하여 한 지역고용촉진지원금 지급거부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등
원고는 선박구성부품 제작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8. 9. 17. 피고에게 지역고용 계획 신고서(신설)를 제출하였는데, 위 신고서상 사업장 소재지는 전남 영암군 B, 조업시작 예정일은 2018. 10. 1., 투자할 시설 장비는 용접기, 유압자키, 클립프 외, 예상소요비용은 3,000만 원으로 기재되었다.
원고는 2018. 9. 20. 주식회사 C으로부터 CO2 용접기 30개 및 컨테이너 4개(이하 ‘이 사건 기계’라 한다)를 합계 32,800,000원(부가세 별도)에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식회사 C은 2018. 10. 1.까지 위 기계를 인도하고, 원고는 2018. 10. 23.까지 36,080,000원(부가세 포함)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원고는 2018. 10. 1. 조업을 개시하였고, 2018. 10. 23. 주식회사 C에게 위 매매대금 36,080,00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8. 10. 23. 피고에게 지역고용 조업시작 신고서를 제출하였는데, 위 신고서상 사업상 소재지는 전남 영암군 B, 조업시작일은 2018. 10. 1., 투자한 장비는 CO2 용접기와 공구 보관용 컨테이너로 기재되었다.
원고는 2019. 4. 30. 피고에게 2018. 10. 1.부터 2019. 3. 31.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을 신청하였다.
피고는,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이 지급되려면 조업개시일 전에 사업의 신설·증설이 완료되어야 하고, 사업의 신설·증설은 원칙적으로 생산활동과 관련된 1,000만 원 이상의 물적 투자가 있을 때 인정되는데, 원고의 조업개시일은 2018. 10. 1.이나 물적 투자가 완료된 날은 2018. 10. 23.로서 조업개시 전 물적 투자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9. 7. 3. 원고에게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8. 1.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0. 8. 28.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5, 1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8. 9. 20. 주식회사 C으로부터 36,080,000원 상당의 이 사건 기계를 매수하고 2018. 10. 1. 이 사건 기계를 인도받아 설치를 완료한 다음 2018. 10. 1. 조업을 개시하였으므로, 조업개시일 전에 생산 활동과 관련된 1,000만 원 이상의 물적 투자를 완료하여 조업개시일 전에 사업을 신설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사유가 부존재하여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설령 원고가 조업개시일 전에 물적 투자를 완료하지 못하여 조업개시일 전에 사업을 신설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고용노동부에서 2019. 11. 발간한 ‘지역고용촉진지원금 시행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이 물적 투자 여부로 사업의 신설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그 물적 투자 여부는 투자금액 이체여부 등을 근거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 사건 지침은 고용보험법, 같은 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그 위임의 근거가 없으므로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고 행정규칙으로서 재량 행사의 내부적 기준이 될 뿐이다.<1> 그런데 원고가 조업개시일 전에 실제 이 사건 기계를 설치하였음에도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아직 그 대금의 이체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가 조업개시일 전 원고의 물적 투자 및 사업 신설을 부인하여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의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처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이 지급되려면 조업개시일 전에 사업의 신설이 완료되어야 하는지 여부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20. 8. 27. 대통령령 제3098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24조 제1항 제4호는 “이전, 신설 또는 증설된 사업의 조업이 시작된 날(이하 이 조에서 "조업시작일"이라 한다) 현재 그 지정지역이나 다른 지정지역에 3개월 이상 거주한 구직자를 그 이전, 신설 또는 증설된 사업에 피보험자로 고용할 것”을 지역고용촉진지원금 지급요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를 때 사업자는 조업개시일 현재 일정한 구직자를 ‘신설된 사업’에 고용하여야 하므로, 조업개시일 현재 구직자 고용을 위한 전제로서 조업개시일 현재 사업의 신설이 완료될 것이 요구된다고 보아야 한다(다만 위 규정의 내용상 사업의 신설은 구직자를 고용할 수 있을 정도의 설비가 일응 갖추어지면 충분할 것으로 보이고, 반드시 모든 설비가 최종적으로 갖추어져 더 이상 아무런 보완이 필요 없을 정도가 되어야만 사업 신설의 완료가 되었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위 처분사유 자체는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따른 것으로 타당하다.
한편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은 위와 같은 ‘조업개시일 현재 사업이 신설될 것’에 관하여만 위와 같이 간접적으로 규정할 뿐, ‘사업 신설’의 판단 기준, 판단 자료 및 그 하나의 기준으로서의 ‘물적 투자’에 관하여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바, 이는 이 사건 지침에서 독자적으로 규정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조업개시일 전 물적 투자 및 사업 신설이 완료되지 않았는지 여부
이 사건 지침은 “사업의 이전·신설·증설은 원칙적으로 기계·장비의 구입, 사무실 추가 임차 등 생산활동과 관련된 1,000만 원 이상의 물적 투자가 있을 때에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그 확인은 “사업자등록증, 공장등록증, 법인등기부등본, 투자금액 이체여부 등을 근거로 판단하되, 필요시 현장 점검 또는 이전· 신설·증설 전후 사진 등을 통하여 확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원고가 2018. 9. 20. 주식회사 C으로부터 36,080,000원 상당의 이 사건 기계를 매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주식회사 C은 2018. 10. 1.까지 위 기계를 인도하고, 원고는 2018. 10. 23.까지 그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이후 원고가 2018. 10. 23. 주식회사 C에게 위 매매대금 36,080,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지침의 내용,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조업개시일인 2018. 10. 1. 전에 원고의 물적 투자가 완료되지 않아 사업 신설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위 처분사유가 존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그와 같이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는 위 매매계약상 2018. 10. 1.까지 이 사건 기계를 인도받고 2018. 10. 23.까지 그 매매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실제 그 약정기일에 매매대금을 지급하였는바, 위 매매계약서의 내용이 허위라고 볼 만한 별다른 정황이 없는 이상 원고가 위 매매계약에 따라 2018. 10. 1. 이 사건 기계를 인도받았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를 뒤집을 만한 반증이 없다.
이 사건 지침은 물적 투자 및 사업의 신설 여부를 ‘투자금액 이체여부’ 뿐만 아니라 필요시 현장 점검 또는 이전·신설·증설 전후 사진 등을 통하여 확인하도록 되어 있는바, 여기에 ‘사업의 신설’이라는 문언 및 그 취지를 함께 고려하면, 이 사건 지침은 사업장 현장에 실제 사업을 위한 설비가 갖추어졌는지 여부를 물적 투자 및 사업의 신설 여부의 주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으로 볼 수 있고, 투자금액 이체는 그 설비가 갖추어지는 동시에 그 대금이 이체되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일 뿐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물적 투자 완료’ 또한 ‘사업 신설’의 판단을 위한 전제임을 고려할 때 그 물적인 설비를 인도받음으로써 그 목적을 달성하여 투자가 완료된다고 보아야 하고, 그 대금의 지급 시기가 나중일 경우 그 대금이 실제 지급되어야만 물적 투자가 완료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18. 10. 1. 이 사건 기계를 인도받고 2018. 10. 23. 그 매매대금을 지급하여 양자의 시기에 차이가 발생하는데, 이 경우 이 사건 지침에 의하더라도 단순히 매매대금 지급일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현장 점검 또는 이전·신설·증설 전후 사진 등을 통하여 2018. 10. 1. 당시 실제로 그 설비가 갖추어졌는지 확인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당시 매매계약서의 내용과 다르게 2018. 10. 1. 이 사건 기계를 인도받지 않았다는 반증이 없는 이상, 원고는 조업개시일인 2018. 10. 1. 이 사건 기계를 인도받아 물적 투자를 완료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설령 ‘물적 투자 완료’를 위 투자금액 이체여부에 따라 판단하여 이 사건에서 물적 투자 완료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지침은 사업의 신설을 ‘원칙적으로’ 물적 투자가 있을 때에 인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예외적으로 물적 투자 외의 사유로 사업의 신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 사건은 물적 투자 완료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기계 인도와 대금 지급의 시기가 달라지는 예외적 경우로 볼 수 있는 이상, 이 사건 지침의 취지에 따라 예외적으로 이 사건 기계를 인도받아 설비를 갖춘 때를 기준으로 사업의 신설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원고는 적어도 조업개시일 전 또는 당시 사업의 신설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소결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아 위법하다.
가정적 판단: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가정적 판단
설령 대금 지급 시기로만 물적 투자 및 사업 신설 여부를 판단하는 것으로 사건 지침을 달리 해석하여,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원고의 물적 투자 완료 및 사업 신설을 부인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지침이 상위법령의 위임을 받지 않아 단순한 행정규칙에 해당하는 경우 이 사건 지침은 피고의 재량권 행사의 한 기준에 불과하게 되므로, 이 사건 지침의 행정규칙 여부 및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이 사건 지침 규정의 법적 성격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그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수임 행정기관은 행정규칙이나 규정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이 경우의 행정규칙 등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지게 되지만, 이는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근거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 행정규칙이나 규정이 상위법령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법규명령으로서의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여지는 없다(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 판결, 대법원 1999. 11. 26. 선고 97누13474 판결 등 참조). 이는 행정규칙이나 규정의 ‘내용’이 위임범위를 벗어난 경우뿐 아니라 상위법령의 위임규정에서 특정하여 정한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에 위배되는 경우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므로, 상위법령에서 세부사항 등을 시행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였음에도 이를 고시 등 행정규칙으로 정하였다면 그 역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될 수 없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0다72076 판결 등 참조).
고용보험법 제22조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일정한 방법으로 그 지역의 실업 예방과 재취업 촉진에 기여한 사업주 등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4조 제8항은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의 신청 및 지급에 필요한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위 시행령 규정이 지원금의 신청 및 지급에 필요한 사항을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도록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식’을 특정하여 정하고 있는 이상 이 사건 지침 규정이 위 시행령 규정의 위임에 따라 규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지침 규정은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될 수 없고,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지는 행정규칙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아직 그 대금의 이체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가 조업개시일 전 원고의 물적 투자 및 사업 신설을 부인하여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의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경우에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 사건 매매계약에서 ‘고용’과 관련되는 본질적 사항은 이 사건 기계에 관하여 매매를 한다는 것과 이 사건 기계가 2018. 10. 1. 인도되어 고용을 위한 설비를 갖추게 된다는 것이고, 그 대금 이체가 언제 이루어지는지는 ‘고용’을 위한 본질적 사항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 처분은 그러한 대금 이체 시기라는 비본질적 사항에 의하여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의 지급 여부를 달리하고 있다.
원고는 3,068만 원에 달하는 물적 시설 투자를 하고 8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 위 8명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계속하여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갑 제11호증의 1 내지 8). 그런데도 단지 위와 같이 대금 이체 시기가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2018. 10. 1.부터 2019. 3. 31.까지의 전기간에 대한 지역고용촉진지원금의 지급을 거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피고는, 물품의 인도만으로 투자가 완료되었다고 한다면 협력 업체 간 단순 물건 인도만으로 조업시작 신고를 할 수 있어 부정수급이 일어날 우려가 높아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앞서 본 이 사건 지침에 따라 “필요시 현장 점검 또는 이전·신설·증설 전후 사진 등을 통하여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함으로써 해결하여야 할 문제로 보일 뿐, 이로써 대금 이체 시기로 지원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가 제기하는 그러한 문제는 ‘사후적으로 일정한 기한을 정하여’ 대금이 실제로 이체되었는지 확인함으로써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과 같이 ‘조업개시일 전까지’ 대금이 이체될 것을 요구하는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박 현
판사 김준영 이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