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2) 순번 2 내지 51, 53 내지 59 및 범죄일람표(3) 연번 9 내지 56의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2019. 5. 조합비 공제액과 관련한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1) 및 범죄일람표(2) 순번 1, 52 및범죄일람표(3) 연번 1 내지 8의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공소를 기각하였으며,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유죄를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유죄 부분(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에, 검사는 무죄 부분(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유죄부분(양형부당)에 대하여 각 항소하여 원심판결 중 공소기각 부분은 분리 확정되었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범위는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과 무죄 부분에 한정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유죄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B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가 원청사인 O에게 2019. 3.분 및 4.분 노무비 직불을 요청하였으므로 위 노무비 지급의무는 피고인 회사가 아닌 O에게 있다. 따라서 O이 피고인 회사와 노조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따른 위 기간 동안의 조합비 공제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위 조합비 공제액을 지급할 의무가 피고인 회사에게 있음을 전제로 한 원심 판단에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선고형(벌금 700만 원)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검사(무죄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2019. 5. 1.부터 2019. 5. 9.까지 기간 동안 피고인 회사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근로관계가 여전히 존재함에도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음을 전제로 무죄 판결을 한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유죄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원심은 판시 각 증거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 회사는 2019. 1. 18. C노동조합과 사이에 C노동조합과 전남동부․경남서부지역 전문건설업체 간 체결된 2018. 8. 16. 자 단체협약서 등을 준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서 및 임금협약서 준수 합의서’를 작성하였고, 위 단체협약서 제11조에는 ‘회사는 정기 급료 지급시 소속노조를 확인하고 노조비(총액의 1.0%)와 노조 의결기관에서 결의된 각종 부과금을 일괄 공제하여 명세서와 함께 7일 이내에 노조에 인도한다’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비 공제액 지급의무는 피고인 회사에게 있는 점, ② 피고인이 원청사인 O에게 2019. 3. 및 4. 노무비 직불을 요청하여 O에서 2019. 3. 노무비 일부와 2019. 4. 노무비를 직불처리 하였는바, 피고인 회사와 O 사이에 조합비 공제액을 직불처리 하기로 합의되지 않는 이상 피고인 회사의 노무비 직불요청만으로 곧바로 O에게 조합비 공제액에 대한 직불의무가 발생 한다고 보기 어렵고, 위와 같은 합의를 인정할 자료가 없는 점, ③ 노무비 직불과 관련하여, 직상 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 대금 채무의 부담 범위에서 그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가 청구하면 하수급인이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한정한다)에 해당하는 금액을 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44조의 3), 피고인 회사가 직불 요청한 2019. 4. 노무비 742,432,500원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 회사와 O 사이에서는 기성고 및 미지급 공사대금 확정 등에 대한 다툼이 있어, O은 6억 7천만 원 한도에서 노무비를 선집행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O은 피고인 회사 근로자들에게 실수령액을 기준으로 노무비 합계 678,169,698원을 직접 지급하게 되었는바,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한다면 피고인 회사와 O 사이의 직불 합의만으로 위 조합비 공제액에 대한 지급의무가 O에게 이전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⑤ 위와 같이 O에 직불요청을 한 이후에 2019. 3. 조합비는 피고인회사가 별다른 이의 없이 2019. 5. 14. 노조에 직접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되고, 여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무죄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면밀히 살펴보고, 원심 설시와 같은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원심판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 근로관계는 종전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지만(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266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사정이 없는 한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정한 기간이 만료되면 근로자로서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사건에 위 법리를 적용해 보건대,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는 점, 오히려 피고인과 근로자들은 필요에 따라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하도급받은 공사 현장의 인력수급 및 작업여건상 근로계약기간을 1개월 단위로 정하고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근로계약의 갱신여부를 정하기로 약정한 점, 피고인 회사가 O으로부터 하도급계약 해지를 통보받게 되자 근로자들은 O과의 고용승계 협상을 위한 목적에서 위 기간 동안 현장에 나와 대기하였고, 피고인 회사에 더 이상 실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자들에게 피고인과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그렇다면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2019. 4. 30.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2019. 4. 30. 이후부터 2019. 5. 9.까지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관계가 갱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미지급한 금액이 많지 않은 점, 피고인이 장기간 건전하게 회사를 경영하여 왔으나 이 사건 범행 무렵부터 회사 경영 상태가 악화되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인하여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게 부양할 가족이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반면 이 사건 범행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제약하거나 침해하는 것으로서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한 점, 조합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평호(재판장) 김지영 차유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