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1. 4. 15. 선고 2020노970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진정인 D의 진술, 작업일지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상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되는데, 원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으므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와 그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그 밖에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도12730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할 때 이 사건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로서 사용자인 피고인이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및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은 컨테이너 1대 분량의 배추를 판매하면 약 130만 원을 지급받아 그 중 90만 원을 배추 상차작업에 참여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으며, 이 사건 근로자들은 작업실적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아 갔을 뿐, 피고인이 일당으로 12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피고인에게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는 진정인 D는 배추 판매 실적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인으로부터 일당 12만 원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으로부터 배추를 매수하여 이를 수출하는 일을 하는 G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에게 컨테이너 1대 분량의 배추를 매수할 시 130만 원~150만 원을 지급하였고, 일반적으로 다른 업체들도 위와 비슷한 금액을 지급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피고인의 진술과 부합한다. 또한 이 사건 관련 근로자들이 총 15~17명(피고인은 진정인 D와 그 배우자 F은 고용한 바도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인데, 진정인의 주장과 같이 작업 분량과 관계없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일당 12만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이라면 피고인은 인건비로만 1일 최대 204만 원을 지급하게 되고, 이는 피고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약정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관련 근로자들에게 작업 실적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2)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숙소만을 제공하고, 식비 등의 생활비는 근로자들이 부담하되, 피고인이 이를 우선 지출하고 나중에 근로자들이 지급받아야 할 임금에서 공제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위와 같이 생활비 등을 공제하면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남은 임금이 없기 때문에 이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기록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근로자들의 생활비 등을 부담한 것은 사실로 보이는데, 위와 같이 생활비 등을 임금에서 공제하기로 근로자들과 합의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없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은 컨테이너 1대 분량의 배추를 판매하고 받은 130만 원 중 90만 원을 임금으로 지급하였는데(D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하루에 컨테이너 1대 분량을 초과하는 작업을 한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이 위 임금 외에 추가로 15~17명의 근로자들의 생활비까지 부담하게 된다면 피고인에게 남은 이익이 거의 없어 보여 피고인이 이와 같이 약정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미지급 임금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입장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공제하면 지급해야 할 남은 임금이 없다고 판단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이에 더하여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기소된 체불임금액은 근로감독관이 컨테이너 1대 분량당 90만 원을 인건비로 지출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과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작업 일수에 관한 D의 주장을 임의로 조합하여 산출한 금액으로 이를 피고인과 근로자들간에 합의된 임금액으로 단정할 수도 없다.

3.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기각한다.

판사 김재근(재판장) 이희성 이신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