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932,681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4. 15.부터 2022. 8.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1/3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 중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광주광역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에 관한 조례’에 의하여 교통약자의 이동권 확보를 목적으로 2008. 8. 27.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 광주광역시로부터 장애 등으로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통약자의 이동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교통수단 운행사업을 위탁받아 전용차량(승합차량에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리프트를 설치한 차량) 운행사업을 시행하던 중, 전용차량 부족 및 비휠체어 장애인의 탑승 불편 문제 등으로 2012. 12.경 비휠체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교통약자전용택시를 추가로 도입하기로 하였다.
피고는 위 사업시행을 위하여 2012. 12.경 광주광역시, C조합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개인택시 운전자들과 ‘교통약자전용택시 위‧수탁 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원고는 피고와 별지 기재와 같은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교통약자전용택시 위‧수탁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아래와 같이 각 체결한 후, 교통약자전용 택시 운행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원고에게 퇴직금 7,932,681원을 지급하여야 하고, 피고가 해고의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해고예고수당(근로기준법 제26조) 2,985,645원(= 1일 통상임금 99,521.52원 × 30일, 원 이하 버림) 및 이와 관련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3,000,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임차료 등을 지급받은 자에 불과하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
판단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5,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실 또는 사정을 위 법리에 더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은 그 명칭과 형식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는 근로계약이라고 할 것이고,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인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보수 : 계약서 제4조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임차료(2019년 기준 월 260만 원, 통신비 4만 원 별도)를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나, 위 임차료에 대하여 ‘급여 형태의 월정액’이라고 명시하고 있고, 그 지급기일을 매월 5일로 정하고 있다. 한편 승객으로부터 받은 운송수입금을 원고의 수입금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기는 하나, 운송수입금은 일반택시의 20%에 불과하여 이는 원고가 부담하기로 한 차량연료비와 보험료 등에 충당될 수준이어서, 원고가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수입은 위 월정액 상당이 전부이다.
휴가 등 : 원고는 청원휴가(결혼, 사망 등)와 유급휴가(계약기간 3개월 기준 2일 또는 3일)를 사용할 수 있고, 병가는 무급으로 하되, 계약기간 내 15일의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병가기간이 3일을 넘을 때에는 진단서를 첨부하여야 하는 등(계약서 제4조) 휴가 등 기준에 관하여 이 사건 계약에서 상세히 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원고의 월 임차료에서 일할 공제되는 등 원고의 출근일수와 원고에게 지급되는 월정액이 연동되어 있다.
근무시간 : 원고는 피고의 근무편성표에 따라 근무하고, 1시간의 휴게시간을 갖는데(계약서 제8조), 원고가 위 근무편성표에 정한 출근시간에 로그인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사유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여야 하는 등 근무시간에 대한 자율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근무장소 및 근무방법 : 원고의 운행구역은 피고가 정한 구역으로 하고(계약서 제9조), 원고는 운송업무와 관련하여 피고의 지시사항을 따라야 하며, 운행시간 중 피고가 지급한 복장을 착용하여야 한다(제11조 제2, 3호). 배차와 관련하여서는, 원고가 피고 콜센터의 콜을 확인하고 수락버튼을 누르는 방법과 피고의 콜센터 직원이 배차를 지정하는 방법을 병행하고 있기는 하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면 근무시간 중 미터기 작동을 5분 이상 정지하면 바로 강제배차지시가 내려온다는 것이고(이에 대하여 피고도 다투지 아니한다), 실제로 피고 소속 전용차량 1일당 운행건수(8건)보다 원고와 같은 전용택시의 운행건수(11건)가 오히려 많으며, 피고가 내려 보내는 공지사항의 내용이나 전달방법 역시 전용차량 운전자들과 거의 동일한바, 원고는 근무 장소와 방법에서 피고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것이다.
전속성 : 원고는 교통약자전용택시 운송 업무 이외의 일반택시 영업행위를 할 수 없고(미터기가 일반택시의 요금체계와 달라 일반택시 영업을 할 수 있는 여건도 되지 아니한다), 특히 운행시간 중 사적인 용도로 차량을 사용할 수 없으며, 이를 준수하지 아니하는 경우 계약 자체가 해지되는 불이익이 주어질 수 있는바(계약서 제11조, 12조), 원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승객을 유치하여 차량운행의 양을 늘림으로써 수입의 규모를 확대할 수 없었고(원고가 승객으로부터 수령하는 운송요금으로는 수입규모를 확대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다른 용도로 차량을 사용할 수 없어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전용차량 운전자와 차이 : 원고가 개인택시사업자로 등록되어 있고, 자신 소유의 차량을 이용하여 운행하면서 연료(가스)비와 보험료를 직접 부담하여야 하나(원고가 승객으로부터 직접 수령한 운임이 위 비용을 충당하는 정도의 액수라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는 사용자인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한 사정이라고 볼 수 있으며, 위와 같은 사정 이외에는 피고와의 관계에서, 피고에게 직접 고용된 전용차량 운전자와 원고(전용택시 운전자) 사이에 별다른 차이점을 찾기 어렵다(차량 이용대상이 휠체어 장애인인지 아닌지 여부는 원고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2017. 3. 2.부터 2020. 3. 31.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일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기간에 대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의 액수가 7,932,681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7,932,681원 및 이에 대하여 근무기간 종료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0. 4. 15.부터 피고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2. 8.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위 인정금액을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해고예고수당 및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가 해고를 위하여 적어도 30일 전에 이를 예고하거나 그 예고에 갈음하여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해고예고 제도(근로기준법 제26조 참조)는 사용자의 ‘해고’를 전제로 하는 것인바,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경우에는,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하게 되었거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해고’가 있다고 볼 수 없어 해고예고 제도가 적용될 수 없다. 해고예고 제도는 갑작스럽게 해고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근로자에게 시간적 여유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인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경우에는 근로자도 그 시점을 분명하게 알고 있어 위와 같은 시간적 여유를 따로 필요로 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원고가 2020. 3. 31. 계약기간 만료로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고, 달리 이 사건 계약에서 계약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하게 되었다거나(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이 적용된다는 등의 사정에 관하여 별다른 주장·입증이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가 ‘해고’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해고예고수당 청구 및 부당해고로 인한 위자료 청구는 더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일부 결론을 달리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한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그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용신(재판장) 정영하 황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