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소를 모두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C은 원고 A조합(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의 이도지점장으로 일했던 사람이고, 원고 B은 이 사건 사업장의 대표자이다.
C의 아내는 2021. 6. 24. 피고에게 ‘C이 이 사건 사업장에서 원고 B 등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여 2021. 4. 17. 자살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피고는 직장 내 괴롭힘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진정 내용에 대해 심의한 후 2021. 10. 28. 원고들에게 원고 B이 C에게 행한 행위(이하 ‘원고 B의 행위’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해당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므로 아래와 같은 ‘개선지도 내용’을 이행하고, 2021. 11. 15.까지 그 결과를 보고하되, 기한 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근로기준 분야 취약사업장에 해당하여 차기 근로감독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따른 개선지도 송부”라는 제목의 공문(이하 ‘이 사건 개선지도’라 한다)을 발송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3,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이 사건 개선지도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 처리 지침’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등 관련 내용을 사용자가 준수하도록 지도하는 것으로, 개선지도 행위로 원고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변동을 가져오는 내용이 없고, 개선지도 내용을 기한 내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근로감독 대상 사업장에 포함된다고 하여 그 자체가 원고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는 불이익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어 행정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안전항변을 한다.
판단
관련 법리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란 행정청의 공법상 행위로서 특정사항에 대하여 법규에 의한 권리의 설정 또는 의무의 부담을 명하며 기타 법률상 효과를 발생하게 하는 등 국민의 구체적 권리의무에 직접적 변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하고, 행정청 내부에서의 행위나 알선, 권유, 사실상의 통지 등과 같이 상대방 또는 기타 관계자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5누9099 판결, 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6두4172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구 근로기준법(2021. 4. 13. 법률 제1803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6조의2, 제76조의3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의무 및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의 조치 의무에 관하여 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일반적인 의무 또는 일정한 사유 발생시 별도 처분 등의 개입 없이 위 법률에 따라 당연히 발생하는 의무일 뿐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개선지도에서 ‘원고 B의 행위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해당하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하였더라도, 이는 원고들에게 법률상의 의무가 존재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그 이행을 권고하는 내용일 뿐이고, 이와 같은 개선지도로 인해 원고들에게 어떠한 의무가 발생한다거나 원고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변동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개선지도에서 ‘원고들에게 몇 가지 개선지도 사항을 안내하며 그 이행 여부를 보고하되 위 개선지도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사업장을 근로감독 대상에 포함하게 된다‘라고 하였더라도, 원고들이 이 사건 개선지도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하여 어떠한 불이익을 직접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법령은 없고, 이와 같은 단순한 보고의무나 근로감독 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는 사정 자체로 원고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이 생긴다고 볼 수 없다.
을 제1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사업장을 감독하는 D단체는 2022. 1. 5. 이 사건 사업장에 제재 및 변상 관련 시정지시를 하고, 원고 B에게 C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직원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 예산 사적 유용 등을 이유로 임원개선 처분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 B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판단’은 피고에게 제기된 진정사실을 확인하고 그러한 사실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내부적 행위에 불과하고, D단체는 단순히 피고로부터 통보받은 이 사건 개선지도만을 근거로 위와 같은 처분을 한 것이 아니라 E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을 검사한 후 그 결과에 따라 원고들에게 시정지시 또는 임원개선 처분을 하였으므로, 피고의 위와 같은 판단이나 이 사건 개선지도 자체만으로 원고들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원고들은 2023.
3. 27. D단체를 상대로 개선지시 무효확인 청구의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가합
54288)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소송에서 원고 B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있었는지를 다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개선지도는 원고들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지 아니하는 행위이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고 할 수 없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원고들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상현(재판장) 김민석 김준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