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15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1. 1. 6.부터 2024. 3. 28.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15만 원 및 이에 대한 2020. 4. 7.부터 2020. 4.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기초사실
회생절차 개시 전 피고의 당시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E과 주주인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 G 주식회사(이하 'G'라 하고, 이들을 통칭할 때에는 'E 등'이라 한다)는 2020. 1. 16. H 주식회사(이하 'H'라 한다)와 피고의 주식 800,000주(= E 보유 주식 600,000주 + F 보유 주식 80,000주 + G 보유 주식 120,000주, 지분 비율 합계 55.88%)를 8,000,000,000원에 양도하는 내용의 주식 양도양수 계약(이하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은 E 등이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서에 당사자로 기명(또는 날인)함과 동시에 H에게 피고의 경영권 및 경영권에 종속되는 일체의 권리와 의무를 일괄 위임하기로 정하였다.
위 경영권 위임과 관련하여, E은 피고의 대표이사 및 회장 직함으로 2020. 1. 16. H에게 위임장(이하 '이 사건 위임장'이라 한다)을 작성하여 교부하였다. 이 사건 위임장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20. 3. 5. 피고와 그 주요 내용이 아래와 같은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따라 체결된 계약을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피고는 2020. 3. 5. '비상경영 전환 및 긴급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 개편으로 인한 인사명령'(이하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을 발령하였다. 위 인사명령은 피고의 기존 임원이었던 L 등을 대기발령하고, I(회장), K(부회장, 감사) 등과 M(경영본부 팀장, 상무), N(건설본부 토목담당 상무), 원고(경영본부 팀장, 이사), O(경영본부 팀장, 부장) 등을 새로 발령하는 내용이었다.
한편, 위 인사명령의 상단에는 "1. 2020. 3. 5.자 당사에 대한 '주식 양도양수 계약 및 경영권 포괄 위임(2020. 2. 25.)'에 근거하고, 당사의 현장 가압류·압류, 법인통장 압류, 임금·퇴직금 체불 등 급박한 자금난으로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하여 부득이 비상경영 전환 및 긴급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개편으로 본사 임원급 인사를 1차로 단행한다. 2. 또한 2020. 3. 5.자 경영권 양도양수로 인한 임직원을 다음과 같이 임명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하단의 '협의부서'란에 K이 부회장 및 감사로, I이 회장으로 각 서명하였으며, 그 옆에 ※ 경영권 인수팀 협의'라고 기재되어 있다.
E은 2020. 3. 9. 피고의 대표이사에서 사임하였고, 같은 날 J이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K이 감사로 각 취임하였다.
피고의 2020. 3. 19.자 서울사무소 조직 조정(안)에는, M이 경영본부 산하 금융회계팀 팀장(상무)으로, N이 건설본부 산하 토목담당 상무로, 원고가 경영본부 산하 외주구매팀(원가관리부) 실장(이사)으로, O이 경영본부 산하 보건안전팀 팀장(부장)으로 각 기재되어 있다.
피고의 다른 대표이사인 P는 2020. 4. 3. I 등과 M, N, 원고에 대하여 '이사회 미추인 비등기 임원의 대기'라는 인사발령을 하였고, 2020. 4. 7. 0 등에 대하여 권고사직을 한다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피고는 2020. 4. 7. 원고를 비롯한 M, N, O 등 2020. 3. 5.자 신임 발령 임직원들이 피고에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J은 피고의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에서, K은 피고의 감사에서 2020. 4. 22. 각 해임되었다. J은 2020. 9. 22. 피고의 사내이사로 다시 취임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이던 2021. 1. 5. 회생개시결정을 받았다(창원지방법원 2020회합10049). 위 법원은 피고의 관리인으로, 같은 날 C을, 2021. 9. 1. C과 D을, 2022. 4. 11. D을 각 선임하였고, 이에 따른 각 소송수계가 이루어졌다. 피고에 대한 회생절차는 2022. 7. 6. 종결되었고, 피고는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이 사건 인사명령에 따라 원고와 함께 발령받은 M, N, O은 2020. 11. 18. 피고를 상대로 피고의 2020. 4. 7.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하고, 2020. 3. 5. 근로계약 체결일부터 복직일까지의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20가합1637호),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22. 5. 19. M, N, O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가 항소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22나2022362호), 서울고등법원은 2023. 9. 13. 제1심 판결을 변경하면서 M에 대한 해고무효확인 부분은 M이 정년에 도달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하고, N, O에 대한 해고무효확인 부분은 그대로 인용하며, M, N, O에 대하여 2020. 3. 5. 근로계약 체결일부터 M의 정년퇴직일 또는 N, O의 복직일까지의 미지급 임금에서 일부 중간수입을 공제하는 청구금액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가 상고하였으나 2024. 2. 8. 심리 불속행으로 상고가 기각되어 위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의 정관 등 내부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13, 15호증, 을 제1 내지 5, 14 내지 19, 21, 22, 29, 3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그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Q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일부 각하하는 부분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제1항 부분(제1심판결 제2쪽 제3행 내지 제11행)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2020. 3. 5.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0. 3. 5.부터 2020. 4. 7.까지 근무한 피고의 근로자인바, 원고의 사용자인 피고에게 미지급된 2020. 3.분, 2020. 4.분 급여 합계 7,150,0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피고의 경영권을 위임받은 H 측이 피고의 경영권 인수를 위하여 고용한 사람들이므로,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 즉 원고의 사용자는 피고가 아닌 H이다.
설령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가 피고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의 체결 경위, 원고의 직급, 직책 및 대우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위임계약에 따른 수임인에 불과하다. 그런데 피고에 대하여 회생절차가 개시되었고, 원고의 피고에 대한 보수채권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회생채권이므로, 원고는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위 보수채권을 행사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설령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더라도, 이는 H가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을 묵시적인 정지조건으로 하여 체결된 것인데, 그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그 효력이 소멸되었다.
판단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인지 여부
관련 법리
계약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는 계약에 관여한 당사자의 의사해석 문제이다. 당사자들의 의사가 일치하는 경우에는 그 의사에 따라 계약의 당사자를 확정해야 한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의사가 합치되지 않는 경우에는 의사표시 상대방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이해하였을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 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는 서면에 사용된 문구에 구애받는 것은 아니지만 어디까지나 당사자 내심에 있는 의사가 어떠한 지와 관계없이 서면의 기재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표시행위에 부여한 의미를 합리적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 경우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대법원 2019. 9. 10. 선고 2016다23769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피고'가 근로계약의 사용자 측 당사자로 기재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전체적인 취지와 형식 등에 비추어 피고가 원고와 일정한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그 문언의 의미도 명확하다. 나아가 이러한 사정들과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각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만으로는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재 내용과 달리 H를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로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언대로 피고를 이 사건 계약의 당사자이자 원고의 사용자로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된 것은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한 H 측의 요청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와 H는 여전히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법률행위의 주체이므로, 피고의 당시 대표이사 E이 피고 명의로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이상, 피고가 그 법률행위에 따른 법적 효과를 받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마찬가지로 원고가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된 것도 H 측의 소개·권유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고 명의로 된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피고의 사무실로 출근하며 피고로부터 급여를 받기로 한 원고로서는 H가 아닌 피고를 이 사건 계약의 상대방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피고에서 수행한 업무 중 H가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에 필요한 업무가 일부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는 당시 자금난으로 인한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하여 당시 대표이사였던 E이 경영권 양수도를 통해 경영 위기를 타개하려고 하였으므로, 그 경영권 인수 관련 업무는 동시에 피고를 위한 업무로서의 성격도 일부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원고를 비롯하여 2020. 3. 5.자 신임 발령 임직원은 피고의 기존 임직원들이 일상적으로 수행하던 업무를 함께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가 아닌 오로지 H만을 위하여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인사명령의 결재란 중 사장란에 J이 서명하였고, 협의부서란 중부회장/감사란에 K이, 회장란에 I이 각 서명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I, J, K은 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에 따라 피고의 경영진이 될 예정이었으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의 결재란 또는 협의부서란에 서명할 만한 이유가 있었던 점, 또 이 사건 인사명령은 어디까지나 H가 아닌 피고 명의의 문서였고 최종 결재권자 역시 피고의 당시 대표이사였던 E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사정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재 내용을 뒤집을 만한 사정으로 보기 어렵다.
한편, 피고는 H가 피고를 인수하는 데 실패하자 원고가 피고로부터 스스로 철수하였고 그 이후 벌어진 피고의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원고가 H 측에 가담하였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우선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 전후 원고와 H 사이에 어떠한 근로관계 등의 법적 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다. 오히려, 원고가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게 된 것은 피고가 원고에 대해 대기발령 또는 권고사직을 하고 사무실 출입을 막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일 뿐이고, 원고가 피고와의 관계를 해소할 의사로 자발적으로 피고에 대한 출근을 중단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와 같은 날짜에 피고와 연봉액수 외에는 동일한 형식과 내용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M, N, O 역시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피고가 근로계약의 당사자이자 그 사용자로 봄이 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그 민사사건을 ′관련 민사소송'이라 하고, 그 확정 판결을 '관련 확정 판결'이라 한다).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해당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을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에서 부서장의 직책을 부여받은 사실, 피고의 내부 규정상 임원에 해당하는 이사의 직급을 부여받고 이사에 준하는 수준의 급여를 받기로 하였으며 법인카드도 제공받은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근로조건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사실, 원고의 채용이 공개채용 절차를 따르지 않은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 각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달리 원고가 이 사건에서 청구하는 채권이 임금채권이 아닌 위임계약상의 보수채권임을 전제로, 위 채권이 피고의 회생절차에서 행사되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피고에서 부서장의 직책을 부여받기는 하였으나, 그 상급자인 본부장(경영본부 또는 영업본부)과 대표이사의 지휘·감독을 받지 않은 채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독립적으로 처리하였다고 볼 만한 객관적 자료는 없다. 오히려 원고가 2020. 3. 5.자로 발령받을 무렵 함께 피고에 신임 발령된 김종욱은 직급이 이사, 직책이 현장소장(현장관리/기술부장)이었음에도, 주로 피고 본사의 지시를 건설현장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는바, 원고도 상급자인 본부장 또는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원고의 직급은 이사인바, 피고의 정관 제36조 제3항에서 '임원의 선임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정하는 바에 의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원고는 피고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에 의하여 선임(채용)되었는바, 이는 오히려 피고의 취업규칙 제7조의 '사원의 인사권은 대표이사가 행사한다.'라는 규정에 부합한다.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사에 준하는 급여를 받기로 하였고, 법인카드도 제공받았으나, 피고의 부장 또는 과장으로 채용된 사람들에게도 법인카드가 제공된 점, 원고가 피고의 임원에게 제공되는 차량 지원의 혜택을 제공받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의 일반 직원들과 구분되는 특별한 대우를 받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도 그 능력과 업무 내용 등에 따라 높은 액수의 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것이므로 급여가 얼마인지는 임직원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 본질적인 요소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에 관하여 '연봉직 사원 관리규정'과 기타 '노동관계법령'을 따르기로 정하였다. 이러한 이 사건 계약의 명칭 및 준용규정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 당시 앞서 본 원고의 직책, 직급, 급여액 등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피고에서 근무할 것을 예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비록 원고가 공개채용 절차에 의하여 채용된 것은 아니지만, 피고의 취업규칙 제8조 단서는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시에는 개별 채용할 수 있다.'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공개채용 절차가 아닌 방식으로 채용되었다고 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것은 아니다.
관련 확정판결에서 임원 직책이 부여된 M, N 역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이 인정되었다.
정지조건부 계약인지 여부
조건은 법률행위의 당사자가 그 의사표시에 의하여 그 법률행위와 동시에 그 법률행위의 내용으로서 부가시켜 그 법률행위의 효력을 제한하는 법률행위의 부관이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어느 법률행위에 붙은 조건의 성취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의사표시의 해석에 속하는 경우도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어느 법률행위에 어떤 조건이 붙어 있었는지 아닌지는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그 조건의 존재를 주장하는 자가 이를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4. 선고 2006다3576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 피고 주장의 조건에 관한 명시적 문구가 없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계약이 H가 피고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체결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임금지급의무의 발생
원금 부분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체결일인 2020. 3. 5.부터 발생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20. 3. 5.부터 2020. 4. 7.까지 지급할 임금 합계 7,837,500원 [= 월 급여액 7,125,000원 × (1 + 3/30)]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7,15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지연손해금 부분
근로기준법 제3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위 제36조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임금을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은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한다. 여기서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라 함은 사망 또는 퇴직의 효력이 발생한 때를 의미하고, 해고가 무효로 되어 근로자가 복직한 이상 위와 같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부당해고 기간 중의 미지급 임금은 상행위로 생긴 것이므로 그 변형으로 인정되는 지연손해금채무, 즉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도 상사채무이다(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4다28305 판결 등 취지 참조).
한편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2항은 "채무자에게 그 이행의무가 있음을 선언하는 사실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채무자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타당한 범위에서 제1항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채무자가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를 다투어 제1심에서 그 주장이 받아들여졌다면 비록 항소심에서 그 주장이 배척되더라도 그 주장은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경우에는 항소심판결 선고 시까지는 같은 조 제1항의 지연손해금 이율을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164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무효인지 여부 및 그에 따른 원고의 퇴직 여부가 아직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이고,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장래에 피고를 상대로 해고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할 예정임을 밝히기도 하므로, 원고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곧바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연 20%의 지연손해금율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회생절차개시결정일 다음날인 2021. 1. 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4. 3. 28.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지연손해금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와 같이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게 위 금액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섭(재판장) 박은주 변종두
각주1) 원고의 항소취지를 이와 같이 선해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