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정책자금실무 컨설턴트라는 민간자격증을 갖고, ‘C’라는 상호로 경영컨설팅 등을 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바이오 수소, 효소 관련 제품 연구개발 및 제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는 2020. 10. 28.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경영 지원 계약(“갑”은 피고, “을”은 원고를 말하고, 다음부터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고 한다)을 맺었다.
피고는 정책자금을 대출받고자 신용보증기금에 이에 대한 보증을 요청했고, 2021. 5. 25.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에 따라 E은행으로부터 260,000,000원의 정책자금을 대출받았다. 또한 피고는 고용지원금을 신청해 고용지원금을 받았다.<2>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12호증(달리 특정하지 않는 한 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하며, 다음부터도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이 사건 용역계약은 원고가 피고에게 정책자금의 융통, 각종 지원금에 관한 정보의 제공, 신청 대행, 자문 업무를 하고, 피고가 그 결과 자금융통이나 지원금을 받으면 원고에게 융통한 자금의 5%, 받은 지원금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고에게 지급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했고, 피고는 그에 따라 신용보증기금의 보증하에 정책자금 260,000,000원을 대출받고, 고용지원금으로 32,492,890원을 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 특약사항에서 정한 대로 위 정책자금의 5%인 13,000,000원과 위 고용지원금의 30%인 9,747,867원 및 이에 대한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보수채권의 불성립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으므로 그 보수를 청구할 수 없다.
피고는 원고가 주장하는 정책자금을 대출받거나 고용지원금을 지급받기 위해 필요한 요건을 독자적으로 갖추고 있었고, 원고의 도움 없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정보와 기존에 정책자금을 대출받은 경험을 토대로 필요한 자료를 준비해서 신청했으며, 정책자금 대출 및 고용지원금의 지급은 이로 인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원고가 피고도 알고 있는 해당 제도의 존재와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보를 알려준 후 피고가 독자적으로 준비한 자료를 받아 확인한 적은 있으나, 그러한 정도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는 업무협의를 위한 연락조차 받지 않았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는 정책자금 대출과 관련된 구체적인 자문 항목으로 사업자등록증(코드) 조정, 사업계획서 자문, 신용등급 조정, 특허(출원) 및 등록, 연구(부서) 설립, 기업인증, 신규 법인 설립 등이 있는데, 원고는 그러한 자문을 하지 않았다.
원고가 고용지원금 신청과 관련해 검토를 잘못 해주는 바람에 피고는 직원 1명(소외 F)에 대한 인건비지원금을 반환하고, 이에 대한 제재부가금까지 지급해야 하게 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 사건 용역계약의 취소, 무효<3>
이 사건 용역계약의 취소
원고는 앞서 본 것처럼 피고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맺더라도 그 내용처럼 대가를 받아도 될 만큼 정책자금의 융통, 각종 지원금에 관한 정보의 제공, 신청 대행, 자문 등 피고의 경영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고, ③ 원고는 피고가 원고가 권유하는 보험계약에 가입하지 않는다면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의사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피고로 하여금 피고에게 아무런 이익이 없는 고액의 보험계약에 가입해서 보험을 계속 유지하게 하고 자신은 보험회사로부터 해당 보험수수료를 받으려고, 피고에게 정책자금 대출이나 고용지원금 지급 등을 받으려면 원고로부터 도움을 받아야 하고,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보수를 받아도 될 만큼의 실질적인 경영 지원을 피고의 보험계약 가입과 관계없이 해줄 것처럼 말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을 적극적으로 권유하는 기망행위를 했고, 피고는 이에 속아 이 사건 용역계약을 맺었다.
따라서 이 사건 용역계약은 원고의 기망에 의한 것이므로, 피고는 2022. 5. 23. 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위 용역계약을 취소했다.
이 사건 용역계약 가운데 고용지원금 지급에 관한 부분의 무효
이 사건 용역계약 가운데 고용지원금 지급에 관한 용역 제공 및 보수 지급 부분은 강행규정인 공인노무사법 제27조의2 제2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경개로 인한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보수채권의 소멸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보수채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피고는 피고로 하여금 원고가 권유한 보험에 가입해 이를 유지하고,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보수채권을 포기하고 보험회사로부터 보험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합의했으므로, 그와 같은 합의에 따라 위 보수채권은 소멸했다.
보수채권 금액의 감액
설령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상의 업무를 수행했고, 위 용역계약이 유효하게 남아 있더라도 아래와 같은 사정을 감안할 때 그 보수채권 금액은 상당 부분 감액되어야 한다.
⑴ 원고는 정책자금 대출과 고용지원금 지급과 관련하여 해당 제도의 존재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정보를 알려준 후, 이미 해당 자금 융통이나 지원금 수령의 요건을 갖추고 있고, 자료도 독자적으로부터 준비한 피고로부터 자료를 받아 확인한 정도의 업무만 수행했을 뿐이고, 위 대출금과 지원금 신청을 주도한 사람은 피고이다.
⑵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보수를 받는 대신 피고로 하여금 원고가 권유한 보험에 가입하게 함으로써 해당 보험회사로부터 보험수수료를 받았다.
⑶ 고용지원금의 지급과 관련하여, 피고는 원고의 잘못된 검토로 인해 피고가 인건비지원금의 반환 및 제재부가금 합계 17,074,260원을 납부했으므로 같은 액수의 금원이 원고가 받은 위 보수채권 금액에서 공제해야 한다.
판단
이 사건 용역계약의 법적 성격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따르면, 이 사건 용역계약은 원고가 피고로 하여금 정부정책자금 그 밖에 경영과 재무에 필요한 각종 지원금을 받게 하고, 피고에게 세금 감면, 사업계획서 작성이나 신용등급 조정, 특허 출원을 자문하는 등 피고의 사업 활동을 총괄적으로 지원하며, 그 대가로 피고가 정책자금이나 고용지원금 등을 받게 되면 그 금액에 일정한 비율을 곱한 금원을 받고, 사업계획서 자문 등 일정한 용역에 대해서는 정액의 보수를 받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는 점에서, 피고의 사업 운영에 관한 사무를 수탁해 처리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 그 성질상 ‘위임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비록 그 안에 정책자금 융통 및 무상지원금 지급에 관해 자문한 것에 대한 보수가 실제로 자금융통 및 지원금을 받게 되었을 때 그 금액에 대한 일정한 비율을 곱해 산정되며, 연구(부서) 설립 등 일의 완성을 목표로 하는 부분도 있어 도급의 성격을 일부 갖고 있기도 하나, 전체적으로 피고의 사업 운영 전반을 지원 내지 자문하는 것이 계약의 목적이라는 점에서 위임계약으로 봄이 타당하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4, 5, 8,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피고의 사업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정책자금 대출과 고용지원금 신청 등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의 제공, 서류의 검토, 자문, 행정대행 등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 업무를 완료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의 지원에 따라 신청한 정책자금 대출금과 고용지원금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서 특약사항에 따라 위 계약에 따른 업무 수행의 보수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피고가 정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피고에게 해당 신청의 첨부서류로 피고의 국세 및 지방세 완납증명서, 벤처기업확인증, 공장․본사 임대차 건물, 토지에 관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중소기업확인서, 여성기업확인서, 특허인증서, 기업부설연구소 인정서, 상표등록이 있는 경우 상표등록원부 등 각종 서류가 필요하거나 대출의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주었고, 피고는 원고가 말해준 서류를 준비해 원고에게 이를 검토하도록 했다. 또한 원고는 정책자금을 융통받기 위한 향후 진행 방향에 관한 피고의 질의에 답해주었고, 피고에게 신용도 관리를 해야 한다며 관련된 주의사항을 언급해주기도 했다.
원고는 피고가 고용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피고에게 해당 신청서의 첨부서류로도 위 1)에서와 같은 서류와, 근로계약서, 급여이체내역서, 고용보험 완납증명서 등 각종 서류가 필요하다고 말해주었고, 피고에게 고용보험 체납 여부의 확인, F의 기본급여와 관련된 문제 검토, 고용지원금의 부정수급 안내 등도 했으며, 고용지원지금 대상인지 등 피고의 질의에 대한 답도 해주었다.
이처럼 원고는 피고에게 어떠한 종류의 신청이 가능한지, 정책자금 대출과 고용지원금 지급 등을 받기 위해 필요하거나 도움이 되는 서류의 범위와 내용, 피고가 해당 요건을 갖추기 위해 어떠한 점을 조심하고 노력해야 하는지 등 상세하게 검토해 준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에 기반을 둔 분석이 있어야 할 것이므로, 피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단순히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정보제공행위를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원고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상담․자문을 위해 피고의 사무실에 내방하기도 했고, 피고로부터 피고의 공인인증서를 받아 신청을 대행하기도 했다.
피고는 갑 제7호증 및 을 제36, 37호증의 각 기재를 들어 피고가 2020. 6. 2. 정책자금을 대출받은 경험을 토대로 원고의 도움 없이 독자적으로 2021년 정책자금 대출을 신청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36, 37호증은 모두 2021년 정책자금 대출금이 피고에게 송금된 2021. 5. 25.과 같은 날짜로 작성된 것이어서, 원고가 피고를 대신해 정책자금 대출을 위한 보증 신청을 한 것이 받아들여진 후 작성한 것으로 보일 뿐 아니라, 설령 신청서 및 그 첨부서류의 제출 자체는 피고가 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미 해당 서류의 제출 이전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충분히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20년도에 정책자금 대출을 신청해 160,000,000원을 받은 원고가, 2021년도에 재차 260,000,000원을 받은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피고로 하여금 정책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상당히 노력했다는 원고의 주장을 수긍할 만하다.
피고는 원고의 고용지원금에 관한 잘못된 검토로 인건비지원금의 반환과 제재 부가금 납부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F의 기본급여와 관련된 문제 검토, 고용지원금의 부정수급 안내 등도 해준 바 있다.
피고는 을 제40호증의 기재를 들어 원고가 업무협의를 위한 연락을 받지 않았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을 제40호증의 기재 내용은 피고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고, 원고의 이 사건 용역계약 위반 행위가 언제 있었다는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은 이상 그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한편, 원고가 이 사건 청구로 행사하는 보수채권과 대가관계에 있는 원고의 업무 범위에는 사업자등록증(코드) 조정, 사업계획서 자문, 신용등급 조정, 특허(출원) 및등록, 연구(부서) 설립, 기업인증, 신규 법인 설립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바,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가 위와 같은 업무를 수행하지 않아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원고의 보수채권이 성립하지 않았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용역계약이 취소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 시기와 동기․경위(갑 제14호증의 기재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특별히 피고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의 체결을 적극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전년도에 이미 정책자금 대출을 받은 경력이 있는 피고가 재차 정책자금 대출을 받고 그 밖에 무상지원금을 지원받기 위한 자격이나 서류 구비를 충실히 하고자 정책자금실무 컨설턴트 자격증이 있는 원고와 위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그 업무의 범위와 실제 원고가 수행한 용역업무의 내용, 그 대가로 정한 금액 등을 고려할 때,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주장과 같이 기망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용역계약 가운데 고용지원금에 관한 부분이 무효라는 주장에 관하여
공인노무사가 아닌 자는 노동관계 법령과 노무관리에 관한 상담․지도 등 공인노무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통하여 보수나 그 밖의 이익을 분배받아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공인노무사법 제2조 제1항, 제27조의2 제2항, 제28조 제1항 제4호). 이처럼 공인노무사법 제27조의2 제2항은 처벌규정을 동반하는 강행법규이고, 만일 이를 위반해 공인노무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업무를 하고 이에 대한 보수를 받기로 한 약정의 사법상 효력을 인정한다면 강행규정인 위 조항의 입법취지를 잠탈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조항을 위반해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그 자체가 반사회적 성질을 띠게 되어 사법적으로도 무효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가 공인노무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원고가 공인노무사의 직무 범위인 고용보험법상의 고용지원금에 대한 신청 서류의 확인과 검토, 상담․지도 등의 업무를 해주고 피고가 원고에게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정한 부분은 강행법규인 공인노무사법 제27조의2 제2항에 위배되어 그 효력이 없다.
하나의 법률행위 일부분에만 무효사유가 있는 경우 그 법률행위가 가분적이거나 그 목적물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고, 나머지 부분이라도 이를 유지하려는 당사자의 가정적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 그 일부만이 무효로 되고 나머지 부분은 무효로 되지 않는다(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다5580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용역계약 가운데 고용지원금의 지원과 관련된 부분은 일부분이고, 정책자금 대출과 관련된 부분은 강행규정에 위배되지 않아 고용지원금 지원과 관련된 부분의 효력만 부정하더라도 해당 조항의 입법취지를 잠탈하는 결과가 초래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는 2020년도에 대출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정책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그에 관한 전문성이나 경험이 있어 보이는 원고와 이 사건 용역계약을 맺어 그 요건 구비를 확실히 하고, 제출할 서류를 최대한 충실히 준비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원고 역시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 피고가 정책자금을 대출받으면, 업무 수행의 대가를 받는 이익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피고 모두 이 사건 용역계약 가운데 고용지원금과 관련된 부분이 무효로 된다고 하더라도 정책자금 대출 등 나머지 부분의 효력을 유지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용역계약 가운데 고용지원금에 관한 부분은 무효이지만, 정책자금 대출 등 나머지 부분은 효력이 있는바,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용역계약은 경개계약으로 소멸했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고용지원금의 지급과 관련된 원고의 업무수행에 대한 보수를 받는 대신 피고로 하여금 원고가 권유한 보험에 가입해 이를 유지하고, 원고는 보험회사로부터 보험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합의(다음부터 ‘이 사건 경개계약’이라고 한다)한 사실이 인정되고, 해당 계약을 맺게 된 경위와 피고가 납부하기로 한 보험료의 정도 등을 고려해 보면, 이는 변제방법을 단순히 변경한 것이 아니라 기존채무의 중요부분을 변경하여 기존채무를 소멸케 하고 이와 동일성이 없는 새로운 채무를 성립시키는 경개계약으로 볼 수 있다. 경개계약은 신채권을 성립시키고 구채권을 소멸시키는 처분행위로서 신채권이 성립되면 그 효과는 완결되고 경개계약 자체의 이행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경개에 의하여 성립된 신채무의 불이행을 이유로 경개계약을 해제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62333 판결 참조). 따라서 설령 공인노무사법 제27조의2 제2항을 단속규정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경개계약에 따른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위 합의로 소멸한 종전 채무인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라 고용지원금의 지급과 관련된 업무 수행에 대한 보수를 청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정책자금의 대출과 관련된 보수채권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관해서도 피고 주장과 같은 경개계약이 성립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항변은 위 고용지원금의 지급과 관련된 범위에서 이유 있다.
정책자금 대출과 관련된 보수채권의 감액 주장에 관하여
위임계약에서 위임사무 처리에 대한 보수에 관하여 위임인과의 사이에 약정이 있는 경우에 위임사무를 완료한 수임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약정된 보수액을 전부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지만, 수임의 경위, 보수금의 액수, 위임업무의 내용 및 그 업무처리과정, 난이도, 노력의 정도, 위임인이 얻게 된 구체적 이익, 기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그 약정된 보수액이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의 보수액만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6. 15. 선고 2004다5939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가 정책자금의 대출과 관련하여 지급을 구하는 13,000,000원의 보수는 해당 용역업무의 수행에 관한 것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위 용역업무를 완료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며, 달리 이 사건에서 위 보수가 부당하게 과다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나 사정도 찾아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항변도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 특약사항에서 정한 대로 정책자금의 대출과 관련한 업무수행에 대한 보수 13,000,000원(= 260,000,000원 × 5%)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정책자금 대출금을 받은 날의 다음 날인 2021. 5. 2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22. 7. 21.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해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찬수(재판장) 한상원 차유나
각주1) 원고가 항소취지 제2항에 ‘피고는 원고에게 9,747,867원을 지급하라.’라고 적어 놓긴 했으나, 항소취지 제1항에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라고 적었고, 항소이유서에서 제1심 판결 가운데 불복하는 부분은 원고의 패소 부분인 ‘고용지원금에 관한 컨설팅 업무 수수료’라고 적어 놓았으므로, 항소취지 제2항을 선해해 위와 같이 정리한다.
각주2) 피고가 고용지원금을 받은 사실 자체는 인정하나, 그 액수 및 수령일에 관해서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각주3) 피고는 기망을 이유로 한 취소 주장을 이 사건 용역계약 전체에 대해 하고 있는 반면,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라는 주장은 이 사건 용역계약 가운데 고용지원금에 대한 보수 부분에 대해서만 하고 있으므로, 아래와 같은 순서로 피고의 주장을 정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