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주위적 청구 및 피고 B에 대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는 신용협동조합법에 의하여 설립된 금융기관이고, 피고 B은 1990. 11. 23. 원고에 입사하여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5. 10. 1.부터 상무로, 2021. 2. 1.부터는 전무로 각 재직하였다.
원고는 2015. 9. 21. 정기이사회(이하 ‘이 사건 이사회’라고 한다)를 개최하였는데, 위 이사회 개최 당시 피고 B은 부장으로, 피고 C는 이사장으로, 피고 D은 상임이사로, 피고 E은 전무로 각 재직하고 있었다.
피고 B은 이 사건 이사회가 개최될 당시 간부직원 임용자격을 갖추고 있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이사회 안건으로 ‘직원 인사의 건’이 상정되어 피고 B을 간부직원인 상무로 승진하는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졌다.
원고는 2022. 10. 18. 이 사건 이사회에서 피고 B을 상무로 승진하는 내용의 결의를 한 것은 간부직원 임면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이를 취소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4호증, 을가 3, 1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B은 간부직원 임용자격이 없음을 알면서도 이 사건 이사회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아 상무로 승진하는 내용의 결의가 이루어지는 등의 배임행위를 저질렀다.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은 이 사건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2015. 10. 1.부터 간부직원인 상무로 근무한 자로 당시 이 사건 이사회에 의결권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인사 업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자도 아닌 이상 원고가 주장하는 배임행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을가 11,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이사회에 상정된 ‘직원 인사의 건’은 피고 B이 아닌 당시 전무였던 피고 E에 의해 안건 설명이 이루어진 점, ② 이 사건 이사회에 참석한 이사 및 간부직원들은 피고 B이 간부직원 임용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미 인식하고 있었으나 간부직원 임용자격에서 면접절차만 남겨놓은 피고 B이 조만간 간부직원 임용자격을 갖출 것으로 보고, 원고의 업무 정상화를 위해 간부직원 임용이 필요하다는 의견 아래 위 ‘직원 인사의 건’에 대한 결의를 행한 점, ③ 위 ‘직원 인사의 건’에 관한 결의에 취소사유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곧 배임행위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의 불법행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B은 간부직원 임용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간부직원으로 임용되었고 위 임용에 대해 취소가 이루어진 이상 직급 상승을 원인으로 상승한 임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하여 원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참조) 기본적으로 그 법적 성질이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한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그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여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다. 다만 그와 같이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근로계약에 따라 그동안 행하여진 근로자의 노무 제공의 효과를 소급하여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으므로 이미 제공된 근로자의 노무를 기초로 형성된 취소 이전의 법률관계까지 효력을 잃는다고 보아서는 아니 되고, 취소의 의사표시 이후 장래에 관하여만 근로계약의 효력이 소멸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 25200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B은 이 사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상무로 승진하였는데, 원고가 2022. 10. 18. 위 상무 지위의 간부 임면을 취소한 사실은 앞서 본바와 같으나, 위 취소에 대한 법률관계는 장래에 관하여만 그 효력이 소멸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앞서 든 증거, 갑 제1, 2,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F조합 간부직원 임면기준, 인사규정 등에 의하면 일반직원과 간부직원으로 인사를 구분하고 있는데다가 간부직원에 대해서는 별도의 임용기준을 부여하고 있는 이상 간부직원으로 임명된 자가 수행하는 업무는 일반직원의 수행하는 업무와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점, ② 피고 B은 2015. 10. 1. 상무로 승진한 이후에 간부직원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해온 점, ③ 피고 B이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직급수당’은 근로관계를 전제로 지급되는 돈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돈이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 C, D, E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 C, D, E은 피고 B에게 간부직원 임용자격이 존재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이에 대해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이 사건 이사회에서 피고 B의 간부직원 임용을 승인하는 배임행위 등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판단
이른바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기업의 경영에는 원천적으로 위험이 내재하여 있어서 경영자가 아무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 기업에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바, 이러한 경우에까지 고의에 관한 해석기준을 완화하여 업무상배임죄의 형사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이는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임은 물론이고 정책적인 차원에서 볼 때에도 영업이익의 원천인 기업가 정신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되어 당해 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 될 것이다. 따라서 현행 형법상의 배임죄가 위태범이라는 법리를 부인할 수 없다 할지라도,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이사회 당시 피고 C는 이사장, 피고 D은 상임이사, 피고 E은 전무로 각 재직 중이었던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 을가 11, 19,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이사회에 절차적 하자는 존재하지 않는 점, ② 이 사건 이사회가 개최될 당시 원고의 간부직원 자리가 공석이었고 업무 정상화를 위해 간부직원 임용이 필요한 상황이었던 점, ③ 피고 C, D, E이 원고에게 손해를 끼칠 배임행위를 저질러야만 하는 특별한 동기는 보이지 않는데다가 오히려 이 사건 이사회 결의 이후 원고의 30억 원의 결손금이 처리되는 등 업무 정상화에 이바지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C, D, E의 행위가 업무상배임에 해당하는 임무위배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피고 C, D, E에 대한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주위적 청구<1> 및 피고 B에 대한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봉학
각주1) 원고는 2023. 10. 23.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서 피고들의 채무불이행책임을 주장하기도 하였으나, 앞서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부분과 동일한 이유로 채무불이행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