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6,906,105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 15.부터 2024. 5. 17.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2014. 3. 14.부터 2019. 12. 31.까지 피고가 제작하는 ‘C, D, E, F, 토론회’ 등 프로그램의 조연출(AD: Assistant Director) 또는 진행요원(FD: Floor Director) 업무 등을 담당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3, 7, 9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17,272,10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이른바 ‘프리랜서’로서 피고와 업무용역계약에 따라 피고의 일부 프로그램에 스태프로 참여한 후 그 업무수행의 대가로 ‘용역비’나 ‘지급수수료’ 명목의 금전을 지급받은 사람으로, 피고는 업무용역계약에 따라 최소한의 관여만 하였을 뿐이고, 원고를 지휘․감독한 사실이 없다. 따라서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자성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4. 29. 선고 2018다22912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 10 내지 26호증, 을 제3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G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의 각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고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 방송국의 방송 프로그램 조연출(AD) 또는 진행요원(FD)으로 일하였는데, 수행한 업무는 프로그램 영상 제작, 편집 및 등록, 스튜디오 사전녹화 또는 생방송 현장 진행, 스튜디오와 부조정실 상황 전달, 프로그램 게스트 안내 및 방송 준비, 스튜디오 세트 조정, 자막방송회사에 자막방송을 위한 영상 전달 등으로서 이러한 업무내용은 피고 방송국이 정한 것이고, 위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당연히 피고 방송국이 정한 일정에 구속될 수밖에 없었으며, 원고에게 위 일정 또는 업무에 관한 조정권한은 전혀 부여되지 아니하였다.
방송 프로그램 제작은 여러 단계의 제작 및 협업을 거쳐 피고 방송국의 기획의도에 맞춘 수정과 보완이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그 과정에서 피고 방송국의 개입과 관여가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으며, 피고 방송국에 근무한 프로듀서, 기자 등과의 문자내역 등을 보면, 그 관여정도가 일상적이고 지속적인 개입으로서 곧바로 원고의 업무를 구속하였다고 보인다.
원고는 피고 방송국에 근무하는 동안 평일 아침에 생방송으로 방영되는 프로그램(C, D) 녹화에 참여하였는데, 통상 주 2∼3회 가량 새벽 5시경 출근하여 위 프로그램의 녹화, 편집, 등록 작업을 한 후 오후 2시경 퇴근을 하였고{원고가 새벽에 출근하지 않는 날은 원고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던 다른 조연출(AD)이 새벽에 출근하여 원고와 동일한 업무를 하였다}, 위와 같이 생방송에 참여하지 않는 날은 오후 1시경 출근하여 밤 무렵까지 다음 날 생방송에 내보낼 영상 편집 작업 등을 하였다.
원고는 피고 방송국에 근무하는 동안 피고로부터 원고가 담당한 프로그램별로 정해진 회당 보수를 지급받았는데, 이를 매월 지급받은 총액으로 환산하면 특정 기간별로 대체로 비슷한 고정적 대가(매달 평균 약 250만 원)를 정기적으로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의 형태가 고정급의 형태였다고 보이지 않고, 매월 지급받는 보수가 일정하지도 않았으나, 원고의 근무기간, 보수액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지급받은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서 원고의 생계를 위한 수단으로 보여 임금의 성격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원고는 담당 프로그램 제작 또는 송출 일정에 맞추어 주로 피고의 스튜디오 또는 편집실, 사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피고 소유의 컴퓨터, 무전기, 데크, 스튜디오, 편집장비 등을 이용하였다. 그 밖에 원고는 자신의 업무를 통하여 그 이윤을 꾀하거나 손실의 위험을 부담한 사실도 없다.
원고는 상당 기간 피고로부터 보수를 지급받으며 프로그램 제작 관련 업무를 계속하였고 그 업무 양상을 고려할 때 겸업이 사실상 자유롭게 행해질 수는 없었다고 보인다.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만한 정도에 이르는 겸업이나 겸직 등의 내용이 확인되지도 아니한다.
원고에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일부 사정이 있고, 원고가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아니하였으며,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와 관련하여 근로자로 신고되지 않았던 사정 등이 확인되나, 앞서 든 사정들을 고려할 때, 그러한 사유만으로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쉽사리 부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8다277570 판결 등 참조).
피고의 퇴직금 지급 의무의 발생 및 범위
원고가 2014. 3. 14.부터 2019. 12. 31.까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무하다 퇴직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위 근무기간에 대하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을 제1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퇴직전 3개월 동안 총 8,940,0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은 97,173원[= 8,940,000원 ÷ 92일, 원 미만 버림(이하 같다)]이며, 원고의 퇴직금은 16,906,105원[= 97,173원 × 30일 × (5년 + 9개월/12개월 + 18일/365일)]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16,906,10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0. 1. 15.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존부 및 그 범위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1>인 2024. 5. 17.까지는 상법에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설령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근로시간이 4주간을 평균하여 1주일에 15시간 미만인 경우가 상당부분을 차지하여 이러한 기간은 퇴직금 산정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4주간을 평균한 원고의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라고 보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위 시간을 초과하여 주간⋅야간을 가리지 않고 피고 측의 지시에 따라 피고의 업무를 처리해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한편, 피고는, 원고가 2016. 9.경 상호불상 프로덕션에서 근무함으로써 2016. 9.경 피고와의 근로관계가 한 차례 단절되었으므로 근로관계가 단절되기 전 발생한 원고의 퇴직금 지급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2016. 9.경 상호불상 프로덕션에서 근무한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없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판결 중 위 인정 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박병태(재판장) 이화진 김다운
각주1)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지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