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3. 9. 14. 선고 2023노89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원심 판시 제1, 2죄에 대하여 징역 4월에, 원심 판시 제3 내지 5죄에 대하여 징역 8월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전남 화순군 F 전원주택 공사(이하 ‘F 전원주택공사’라고 한다) 시행사인 AI로부터 기성금을 지급받아 피해자 E, ㈜N, ㈜Q에게 공사대금, 자재대금, 레미콘 대금을 각 지급할 예정이었으나, AI이 기성금을 지급하지 않아 위 피해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고, 피해자 H에 대한 사기의 점의 경우 피고인이 F건물 K호 추가공사를 진행하려 하였으나, 그 주택부지인 전남 화순군 J의 소유자가 달라 공사를 하지 못하게 된 것이며, 피해자 R에 대한 사기의 점의 경우 공사를 진행하여 기성율이 60~70%에 이르고 있었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던 도중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공사가 중단된 것이어서 피고인이 위 피해자들을 기망하였다거나 편취범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판시 제1, 2죄: 징역 4월, 판시 제3 내지 5죄: 징역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가.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이 사건 소송기록 등에 의하면, 원심법원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피고인에 대하여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원심 판시의 형을 선고한 사실, 피고인은 위 판결이 형식적으로 확정된 후 공소장 부본, 소환장 등을 송달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원심법원에 상소권회복청구를 한 사실, 이에 대하여 원심법원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 내에 항소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상소권회복 결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나.

위와 같은 사건의 진행 경위 및 이 사건 소송기록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신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원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의2에 따른 재심청구의 사유가 인정된다 할 것이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항소이유에 해당하므로, 결국 그 항소심인 당심으로서는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도1725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라 이 법원이 피고인에 대하여 새로 공판절차를 진행하여 심리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 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범 B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하고 금원을 편취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AI로부터 공사 기성금이 미지급되어 피해자 E, ㈜N, ㈜Q에게 각 공사대금, 자재대금, 레미콘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AI로부터 공사기성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고, 피고인이 AI로부터 공사 기성금을 지급받지 못해 AI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②

피고인은 수사 당시 2019년경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공사를 진행한 사실을 인정하였고, W(주)의 피고인에 대한 신용정보조회 결과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7. 11. 2.부터 2020. 9. 28.까지 금융기간 등에 연체한 금액이 34,541,000원, 채무 금액은 39,626,000원이다. 공범 B은 2019년경 금융기관에 다수 연체한 내역이 확인될 뿐만 아니라 F 전원주택공사 현장 등에서 일을 하였던 근로자 8명의 2019. 7.경부터 2020. 1. 29.경까지의 임금 합계 약 4,00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하여 광주지방법원에서 2020. 12. 16.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피고인은 수사 당시 F 전원주택공사와 G 전원주택 공사(이하 ‘G 전원주택공사’라고 한다), P 전원주택(이하 ‘P 전원주택공사’라고 한다)의 평당 단가를 낮게 책정하여 공사를 진행하는 도중 자금회전이 좋지 않았다고 진술하였고, 공범 B도 이 법정에서 P 전원주택공사와 관련하여 여러 주택을 한꺼번에 공사하는 것을 기준으로 평당 단가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책정하여 시행사와 공사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공범 B은 별다른 재산이나 자금 없이 F 전원주택공사, G 전원주택공사, P 전원주택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위 각 공사들을 도급받기 위해 시세보다 낮은 평당 단가로 시행사와 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로 인해 F 전원주택공사 현장에서 드라이비트 공사를 진행한 피해자 E, 위 각 공사현장에 자재를 납품한 ㈜N, P 전원주택공사에 레미콘을 공급해 준 ㈜Q에게 각각 공사대금, 자재대금, 레미콘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해자들에게 그 대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미필적이나마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

③

피해자 H에 대한 사기의 점의 경우, 피해자 H의 주택부지 소유관계가 정리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로 보이나 이는 피고인이 추가공사를 하지 못할 불가항력적인 사유라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피해자 H으로부터 지급받은 추가공사대금을 세금, 도시가스 대금, 카드대금 등 피해자 H으로부터 도급받은 추가공사와 관련이 없는 용도로 사용하였으며, 피해자가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추가공사대금의 반환을 요청하였음에도 이를 반환하지 못하였는바, 피고인이 피해자 H과 추가 공사계약을 체결할 당시 추가 공사를 진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편취범의가 인정된다.

④

수사 당시 피고인은 피해자 R으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 중 일부를 다른 주택의 공사비로 사용하여 피해자 R으로부터 도급받은 주택공사를 중단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즉 피고인과 공범 B이 피해자 R과 주택공사계약을 체결한 2019. 12. 19.경에는 피고인과 B이 피해자 E 등 거래처에 대한 공사대금과 공사현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미지급하는 등 이미 채무초과상태에 빠졌고, 피해자 R으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을 다른 공사현장에 사용하여 돌려막기식으로 공사를 진행한 결과 피해자 R으로부터 도급받은 공사를 완료하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 R과 주택공사 계약을 체결할 무렵 피해자 R에게 전원주택을 완공하여 분양해 줄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