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K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전력설비 및 관련 시설물 개보수 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이라 한다) 제5조 제4항 제1의 나목 준시장형 공기업에 해당하는 공공기관이다.
원고들은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재직하다가 2018. 6.경부터 2020. 12.경까지 사이에 정년(만 60세)에 달하여 퇴직한 사람들이다.
피고 A노동조합(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이 사건 회사의 4, 5, 6급 근로자를 가입대상으로 설립된 노동조합이다. 피고 B은 피고 노동조합의 위원장이었던 사람이고, 피고 D는 피고 노동조합의 기획홍보처장이었던 사람이며, 나머지 피고들은 피고 노동조합의 교섭위원이었던 사람들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의 경과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위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로,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는 내용으로 전문개정 되었다.<1>
기획재정부는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고용 증진을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2015. 5. 7.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 을 발표(이하 '이 사건 권고안'이라 한다)하고, 경영평가 반영, 지원금 지급 등의 조치를 시행하면서 공공기관이 조속히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도록 장려하였다. 이 사건 권고안 중 '임금피크제 기본 개넘'에 관한 정의는 아래와 같다.
이 사건 권고안에는 '모든 공공기관은 동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정년을 종전 60세 미만에서 60세로 연장하는 기관뿐만 아니라 현 정년이 60세 이상인 기관도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 임금피크제 도입을 이유로 정년을 종전 60세 이하에서 60세를 초과하여 연장할 수 없음.'이라는 명시가 있다.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의 기존 정년은 58세였기에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었고, 이를 위하여 이 사건 회사는 2015.5. 20.부터 2015. 8. 31.까지 정년연장·임금피크제 추진 전담반을 구성하여 운영하였다.
2015. 8. 20. 자 노사합의서(잠정합의안) 및 2015. 8. 20. 자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이 사건 회사 인사노무처장 L과 피고 노동조합 기획홍보처장 피고 D는 2015. 8. 20. 아래와 같은 내용의 노사합의서(잠정합의안) 및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를 각각 작성하고 서명하였다.
2015. 8. 27. 자 이 사건 총회
피고 노동조합은 2015. 8. 27. 임시총회(이하 '이 사건 총회'라 한다)를 개최하여'임금피크제 도입 찬반투표'를 실시하였는데, 총 조합원 3,956명 중 3,430명(86.7%)이 투표에 참여하여 그중 3,049명(88. 9%)이 찬성하여 임금피크제 도입 찬성안이 가결되었다.
2015. 8. 28. 자 이 사건 노사합의
이 사건 회사 사장 최외근과 피고 노동조합 위원장 피고 B은 2015. 8. 28. 2015. 8. 20. 자 노사합의서(잠정합의안)와 같은 내용으로 마련된 노사합의서(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서'라 한다)에 서명하였다. 이로써 이 사건 회사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에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내용의 노사합의(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 한다)가 체결되었다.
일부 원고의 소송수계
원고 망 M이 이 사건 소송계속 중 사망하여, 원고 N, O, P가 소송수계 하였다.
피고 노동조합 규약
피고 노동조합 규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주장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2015. 8. 27. 이 사건 총회에서 2015. 8. 20. 자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의 내용, 즉 '임금피크제 종료 후 2년간 계약직 고용'을 포함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의결하였다. 그러나 피고 B은 피고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2015. 8. 28.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총회에서 인준한 내용에 반하여 위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 내용을 배제한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으므로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들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노동조합은 민법 제35조 제1항에 따라 대표자인 피고 B이 그 직무에 관하여 원고들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나머지 피고들은 피고 B의 불법행위를 묵인 또는 방조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민법 제760조에 따라 원고들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손해배상액수 관련 주장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별지 2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만일 이 사건 노사합의가 2015. 8. 20. 자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의 내용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이 사건 회사의 거절로 인하여 체결된 것이라면,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별지 3 목록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들
피고 B은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이 사건 총회의 의결을 얻어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피고 B에게 불법행위책임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피고 노동조합과 나머지 피고들은 피고 B과 공동하여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피고들의 불법행위와 원고들에게 발생한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
설령 피고들이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은 늦어도 원고들이 각 퇴직한 날로부터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도과함으로써 모두 소멸하였다.
피고 B의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B이 피고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2015. 8. 28. 적법하게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 B이 2015. 8. 20. 자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 내용을 제외한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행위를 조합원인 원고들의 단결권 또는 피고 노동조합의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 불법행위로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정부 차원에서 공기업들에게 적용하기 위해 마련한 이 사건 권고안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와 '고용연장형 임금피크제'를 구분하고 있고, 2015. 8. 20. 자 노사합의서(잠정합의안)와 이 사건 노사합의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함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종료 후 2년간 계약직 고용'은 '고용연장형 임금피크제'와 연관된 내용이다.
피고 노동조합 규약 제69조에서 '조합의 협약체결은 총회의 인준을 받아 위원장이 대표로서 체결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총회에서 사용된 투표용지에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찬성, 반대만 기재되어 있을 뿐 '임금피크제 종료 후 2년간 계약직 고용'에 관한 내용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이 사건 총회 결과 공고(갑 제7호증)에도 '임금피크제 도입 찬반투표 총회 결과 가결되었음을 공고한다.'라고만 기재되어 있어 조합원들이 2015. 8. 20. 자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의 내용을 포함한 '고용연장형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찬성 가결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B이 피고 노동조합 규약 제69조에 따라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찬성한다는 이 사건 총회의 인준을 받아 피고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서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은, 피고 노동조합이 이 사건 회사와 단체교섭 끝에 2015. 8. 20. 자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를 작성하였고, 조합원들이 이 사건 총회에서 위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의 내용을 포함한 '고용연장형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가결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5. 8. 19. 임금조정기간을 2년으로 하고, 임금지급률은 각 연차별로 기준연봉의 60%로 하며, 정년퇴직일을 6월과 12월로 변경하기로 즉,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협의하였고(갑 제1호증 제94면), 이와 달리 '고용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이견을 좁힌 것은 아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회사 인사노무처장 L과 피고 노동조합 기획홍보처장 피고 D는 2015. 8. 20. 위 내용만을 반영한 노사합의서(잠정합의안)를 작성하였다.
피고 노동조합이 2015. 8. 20. 자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의 내용을 이 사건 노사합의서에 포함시키려 하였으나 이 사건 회사가 이를 거부하면서 그에 관하여 구두합의만을 하자는 입장을 취하였고, 피고 노동조합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이 사건 회사의 입장이 변경될 것을 염려하여 문서화를 요구하여 이 사건 회사 인사노무처장 L과 피고 노동조합 기획홍보처장 피고 D 사이에서 위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를 작성하였을 뿐이다.
이 사건 총회 당시 조합원들에게 제공된 것으로 보이는 설명자료(갑 제10호증 제16면)에 '임금피크제 종료 후 2년간 계약직 고용'에 관한 내용이 일부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피고 노동조합 측이 위 총회 당시 조합원들에게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2015. 8. 20. 자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의 내용을 추가로 반영하겠다고 설명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와 달리 피고 노동조합 측이 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총회 인준을 받아 위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의 내용을 포함하여 '고용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고 설명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들은 2015. 8. 20. 자 노사합의서(잠정합의안)의 내용에 해당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는 임금삭감의 정도를 정한 것으로 근로자들에게 불이익만 가하므로,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2015. 8. 20. 자 부속합의서(잠정합의안)의 내용이 노사합의에 반드시 포함되었어야 함에도 피고 B이 위 내용을 배제하고 이 사건 노사합의를 하였다는 점에서 그 불법성이 중대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가 도입한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연장하면서, 대상 근로자들의 59세에서 60세까지의 임금조정기간 동안 임금지급률을 기준연봉의 60%로 삭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는 정년을 연장하면서 기존에 임금이 정해 지지 않았던 연령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기존의 정년이었던 58세까지의 임금에 대해서는 감액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기존 대상 근로자들이 58세에 받게 될 기준연봉을 100%로 보았을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대상 근로자들은 59세에서 60세까지 2년간 120%(= 60% + 60%)의 기준연봉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로 원고들이 임금 삭감의 불이익을 입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 회사는 공공기관으로서 기획재정부의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에 따르면서도 그 과정에서 피고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수차례의 단체교섭을 거친 후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내용으로 이 사건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는데, 그 덕분에 이 사건 회사는 경영평가상의 불이익을 피할 수 있었고,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더 많은 경영평가성과급을 수령할 수 있었으며, 임금피크제 미도입으로 인한 임금인상률 삭감 등의 불이익을 피할 수 있게 되는 등 결과적으로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원고들에게 이익이 되거나 혹은 손실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측면도 적지 않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피고 노동조합 및 나머지 피고들의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판단
앞서 본 것처럼 피고 B이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피고 노동조합 및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김현정 강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